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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7년 1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좋은 아빠 DNA’는 없다

최근 정부가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가임기 여성 지도’는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파악하는 인식 수준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저출산을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엄마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아빠도 육아에 동참해야 한다. SBS 스페셜 ‘아빠의 전쟁’ 3부작은 아빠가 육아에 동참할 수 있는 조건에 관해 묻는다.

스웨덴 아이들에게 아빠를 떠올린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하나같이 하트를 그린다. 한국 아이들은? TV, 침대, 술, 담배다. 타고난 ‘좋은 아빠 DNA’가 아니다. 스웨덴 역시 남성 육아휴직을 처음 도입했을 때 아빠들은 거의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다. 정부는 세금 감면 혜택과 각종 장려금을 통해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했고, 지금 스웨덴에는 평일 오후 카페와 유모차를 함께 끄는 ‘라테 파파’를 흔히 볼 수 있다.

아빠의 육아 동참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조건은 노동시간이다. 스웨덴은 정해진 업무시간 외 야근을 하지 못하게 아예 법으로 막고 있다. 3시간 야근하라는 몰래카메라에 스웨덴 아빠들은 이를 거부하거나 ‘그럼 육아부서 만들어줄 거냐’며 농담 취급했다. 한국에서는? ‘칼퇴근’하라는 사장의 명령이 있었음에도 새벽 출근을 하거나, 3일 만에 ‘칼퇴’를 포기했다. ‘좋은 아빠’는 사회가 만든다.

● SBS 스페셜

아빠의 전쟁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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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말할 수 있습니까?’ 이것이 민주주의 척도다

2016년 말 대한민국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최고 권력자에게 내려오라고 명령했다. 이런 외침이 내 직장에서, 가정에서, 내가 속한 단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을까. 경향신문이 ‘민주주의는 목소리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경향신문이 다양한 세대와 지역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내가 말하지 못하는 이유’란 제목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평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가? 2명 중 1명꼴인 50.3%가 부정적인 응답을 내놨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질문할 때 눈치를 본다’와 ‘윗사람이 나의 평소 생각과 다른 말을 할 경우 일단 내가 틀렸는지부터 살펴본다’에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란 응답 비율이 69.4%와 64.3%로 가장 높았다.

말을 억누르는 이유는 생존 경쟁 때문이다. 진학·취업·승진 같은 삶의 경로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사람들의 말을 억눌렀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경험적 진리였다. 토론보다 윗사람이 바라는 정답을 원하는 서열 문화도 말을 억눌렀다. 정치권력이 바뀌어도, 내가 속한 곳에서의 목소리가 높아지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완성되기 어렵다.

● 경향신문

큐레이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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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판결문 속에 나타난 옥시의 예견된 참사

지난 6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 1심 선고가 있었다. 7명이 징역 7~5년, 7명이 금고 4~3년, 두 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천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책임치고는 약했다. 그래도 판결문에는 옥시의 범죄 사실이 잘 적시돼 있다. 조선일보 한삼희 논설위원이 362쪽짜리 판결문에 담긴 옥시의 책임에 대해 정리했다.

옥시가 1996년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기획했을 때 참조한 모델은 독일 멜리타사가 프리벤톨이란 물질을 원료로 만들던 제품이었다. 멜리타사는 별도의 흡입 독성 실험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공동 개발을 추진하던 업체 대표도 흡입 독성에 관해 실험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선 실험해주는 곳이 없었고, 결국 흐지부지됐다.

옥시 연구원은 ‘살균 99.9%-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문구가 사실과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무시됐다. 마케팅 부서에서도 문제를 제기했으나 묵살됐다. KBS의 소비자 고발 프로에서 ‘살균제 성분이 뭐냐’며 인터뷰 요청을 해왔으나 이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옥시는 운이 나빴던 게 아니다. 그들은 여러 차례 안전에 대한 요구를 무시했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 조선일보

조선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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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리의 삼성’이 관리하는 법

법원이 지난 19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삼성의 힘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들이 피할 수 없었던 구속을 이재용만 피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가 ‘관리의 삼성’의 힘, ‘인맥 리스트’에 대해 보도했다.

삼성전자 대관업무팀이 정부 부처 등에 대한 로비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내부 문서에는 ‘대외기관 핵심인사 현황’이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부서별로 담당할 정부 기관 등을 지정하고 정부부처와 청와대의 조직도를 그려 넣은 뒤 삼성은 ‘대외기관 핵심인사’들을 한 사람씩 파악해 경력과 성향 분석 리스트를 만들었다.

리스트에는 관료들에 대한 평가가 적혀 있다.

  • “강압적 업무 추진, 직설적, 참고자료 욕심이 많아 과장급들이 백자료를 많이 준비해야 한다.”
  • “다소 권위적이며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
  •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기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 “정치적이며 언론플레이에 신경 쓴다.”
  • “사시 동기들 중 지검장 승진 대상 5순위 내” 등

거의 사찰 수준의 보고서다. 고위관료만 관찰했을까? 삼성이 관리하는 수많은 대상에 대해 이런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싫어하는 사람을 찍어내려고 만든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보다 훨씬 발전된 형태의 리스트다.

● 뉴스타파

YouTube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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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빚으로 시작하는 사회생활, 청년 실신시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데” 기성세대가 요즘 청년세대에게 흔히 하는 말이다.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이 고생이 훗날의 보상으로 돌아온다는 가정에서 가능하다. 지금 청년들은 미래는커녕 현실의 빚을 갚기도 벅차다. 중앙일보가 빚과 실업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청년 실신(실업+신용불량)’ 시대를 조명했다.

신용정보원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5세 청년 10명 중 4명꼴(37%)로 부채를 안고 있다. 1인당 평균 부채액은 1,926만 원이다. 청년들은 취직을 못 한 채 인턴을 반복하다 학자금 대출조차 갚지 못한다. 원금 상환은 언감생심이고, 이자 갚기도 벅차다. 취직을 위해 쌓아야 하는 각종 해외자원봉사와 학원들 모두 빚으로 남는다. 그러다 제2금융권에까지 손을 뻗친다.

이런 청년들이 진짜 실신하지 않게 하려면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 일자리를 당장 늘려줄 수 없다면 열심히 빚 갚는 청년들의 빚을 조정해주는 식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아예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 중앙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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