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6년 3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무능한 여당에 맞선 지독한 비효율성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야당 의원들은 9일 간 ‘필리버스터’라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다. 43년 만에 부활한 필리버스터에 야권 지지층은 열광했다. 시사IN이 국회선진화법의 설계 구조를 분석해 그 안에 내재한 필리버스터라는 사건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새누리당이 ‘소수독재법’이라 부르는 국회선진화법은 사실 여야 간의 ‘상호 군비 감축 협상’이다. 소수당이자 야당은 예산안 연계투쟁, 의장석 점거투쟁을 내려놓고 다수당이자 여당은 직권상정을 내려놓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다수당의 능력이다. 다수당은 소수당이 반대하는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소수당이 수용할 타협안과 맞교환을 제시하거나 소수당이 버틸 수 없는 여론 압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수당은 무능했다. 청와대는 관심 법안에 대해 ‘한 획도 고칠 수 없다’며 다수당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고, 다수당이 유능해질 기회를 스스로 박탈했다. 결국, 직권상정의 예외조건인 ‘국가비상사태’를 이용해 직권상정을 해야할 정도로 다수당은 무능했다. 그리고 상호군축협상에서 다수당의 무능을 방지하기 위한 소수당 최후의 무기가 바로 필리버스터였다.

무능한 다수당에 지독한 비효율성으로 맞서라고 만들어놓은 무기가 바로 필리버스터다. 필리버스터를 경험한 시민들은 효율성을 이유로 밀어붙이려는 정부여당에 맞선 의회의 제 기능, 비효율을 체득했다.

● 시사IN

시사인 큐레이션

[divide style=”2″]

2. 관피아가 관피아방지법을 피하는 방법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대통령은 ‘적폐 해소’를 이야기했고,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던 관피아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 통과됐다. 관피아 방지법이 통과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관피아들은 법을 피해 여전히 양산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관피아가 관피아방지법을 피하는 꼼수를 소개했다.

정부가 정한 취업제한기관에 들어간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은 426명에 이른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에는 209명으로, 2013년(264명)에 비해 줄었지만 2015년에는 오히려 그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퇴직 전 소속 부처가 아닌 다른 부처 산하 기관이나 단체에 재취업하거나 심사 통과 때까지 여러 단체에 계속 지원하고 해당 단체는 특정 부처 출신이 통과할 때까지 자리를 비워놓는 방법, 기관장 자리는 민간 출신에 양보하고 공무원은 상근 부회장 등 실질적 총괄 책임자로 가는 방법 등 수법은 다양하다.

더 큰 문제는 관피아방지법이 면죄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관피아라는 비난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면 법 개정 이후에는 요건만 충족하면 관피아가 아니라며 떳떳해졌다는 것이다. 취업 제한을 넘어 ‘힘 있는’ 전직 공무원을 모셔야 거미줄처럼 얽힌 규제를 뚫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적 적폐를 해결해야 답이 나온다.

● 동아일보

동아일보

[divide style=”2″]

3. 깨지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 휴대폰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 액정이 깨진다면 어떨까? 정필재 뉴시스 기자가 휴대폰 액정이 깨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경험담을 소개했다. 수리 대신 새 폰을 사기로 한 정 기자,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면 본인 인증이 필요하다. 그런데 액정이 깨져 본인 인증을 할 수 없다.

공인인증서도 아이핀 발급도, 핸드폰 액정이 깨져 볼 수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이핀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이스에서는 “서울 여의도 본사로 직접 찾아와 얼굴을 보여달라”고 한다. 휴대폰 액정이 깨지면 초보적 금융거래조차 막히는 대한민국, 휴대폰 액정이 깨지면 많은 것이 보인다.

●뉴시스

뉴시스

[divide style=”2″]

4. 대북봉쇄론, 사실은 북한 고무찬양?

야당에서도 “햇볕정책은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북 봉쇄론은 대세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했다. 시사IN 천관율 기자는 대북봉쇄론이 너무 특수한 경우에나 적용 가능한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천 기자는 한 가지 편견을 깨뜨린다. 하나는 대북봉쇄론이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는, 북한을 비합리적 행위자로 보고 있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는 편견이다. 오히려 봉쇄론은 북한 정권이 미친개가 아니라, 핵과 비핵화의 수익률을 냉정히 비교할 줄 아는 합리적인 행위자이기 때문에 몽둥이(봉쇄)가 유효하다는 논리다.

대북봉쇄론이 성공하기 위한 논리적 전제가 있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정권이 붕괴한다고 진지하게 느낄 수준까지 북한을 몰아붙이는 데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전쟁 발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결국, 대북봉쇄론은 북한 정권이 고도의 긴장 국면에서 모든 손익을 정확히 계산하고 그 결과를 오차 없이 집행할 만큼 ‘비현실적으로 합리적’일 때 성립한다. 쉽게 말해, 고무찬양급으로 김정은을 높이 평가해야 가능한 일이다. 사실 대북봉쇄론은 김정은의 합리성에 기댈 정도로 취약하다.

●시사IN

시사IN

[divide style=”2″]

5. 야권의 성지에서 보수의 독무대로, 강남의 20년

20대 총선에서 청와대에서 내려온 ‘진박’(진짜 친박)들이 도전장을 내민 주요 무대 중 하나가 강남이다. TK 지역을 제외하면 강남은 야당이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새누리당의 독무대다. 하지만 20년 전만 해도 보수여당은 강남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월간중앙이 야권의 성지에서 보수의 독무대가 된 강남 20년을 추적했다.

정치적 격변 원인은 경제 이슈다. 1980년대 초만 해도 서울의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었던 강남 아파트값이 8학군의 영향으로 급등했고, 90년대를 지나면서 아파트가 수억 원이 넘는 자산이 됐다. 압구정동 아파트의 3.3㎡(평)당 가격이 400만 원대였던 1988년의 여권 득표율이 17.9%였던 반면 4000만 원에 근접한 2008년 총선에선 64.9%다. 노무현 정부의 종부세 도입은 ‘부자 계급투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런 흐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또 다시 집 때문이다. 세곡동에 조성된 보금자리주택 등 서민대상 주거지가 조성되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2014년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는 흐름이 생겨난 것이 대표 사례다. 부동산이 정치다.

● 월간중앙

중앙일보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