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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7년 12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PD수첩이 MBC를 무너뜨린 사람들에게 묻다

PD수첩이 돌아왔다. 탐사보도의 선두 주자이자 ‘만나면 좋은 친구’ MBC를 대표하던 이 프로그램은 지난 정권과 지지난 정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새로운 시대 PD수첩이 다룬 첫 번째 아이템은 ‘MBC의 몰락’이었다.

MBC는 지난 7년 간 추락을 거듭했다. 탐사보도의 타이틀은 JTBC가 가져갔고, MBC는 TV조선조차 다루지 않는 ‘태극기 극우세력’의 방송이 됐다. 지난 7년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하기 위해 기본 원칙조차 저버린 세월이었다. 태극기 집회의 경우 참가자가 더 많아보이도록 현장 풀샷(Full shot)을 연속 5회 보여주고, 촛불 집회를 표현할 때는 겨우 3명의 시민이 지나가는 그림을 10초가 넘게 보여주는 화면 조작을 선보인 것이 대표 사례다.

PD수첩은 2010년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라는 문건을 입수했다. 이 문건에는 정권이 국정원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MBC를 장악할 계획이 상세하게 담겨있었고, 실제 이 계획은 실행됐다. PD수첩은 국정원 문건을 실행한 MBC 관계자들을 찾아가 하나 하나 질문한다.

PD수첩은 또한 MBC 보도의 피해자들을 만났다 MBC 보도로 큰 상처를 입은 세월호 유족 ‘유민아빠’ 김영오 씨, 고 백남기 농민의 큰딸 백도라지 씨를 만났다. 블랙리스트의 피해자 김미화 씨도 만났다. 시청자들은 ‘만나면 좋은 친구’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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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 청년의 무너진 정규직의 꿈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이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인천공항이었다. 이후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 청년들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정규직화란 아직 꿈이다. 한겨레21이 그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민규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온 이후 이런저런 회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그러다 2016년부터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자회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그러던 중 구의역 사고가 터졌다. 김씨는 틈만 나면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란 말을 뱉던 간부들, 도철에서 넘어온 그 퇴직자들이 하는 일도 없이 그렇게 많은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그해 가을 국정감사를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

구의역 사고 이후 ‘외주가 죽음을 불렀다’는 여론이 일자 서울시는 지하철 5개 분야 안전 업무직을 정규직 수준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연봉은 3,300만 원 수준으로 설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씨도 부푼 희망을 품고 메트로에 입사했다. 하지만 이전 직장 경력은 인정받지 못했고 인사 규정, 취업 규칙 등이 모두 정규직과 달랐다. 통장에 찍힌 월급은 160만 원에 불과했다. 매달 1만 4천 원 내는 노조비도 아쉬워 노조도 탈퇴했다.

서울시가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이후, 김씨는 다시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실제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정규직들은 무기계약직을 “무임 승차한”, “일방적 시혜를 입은”, “불공정 덩어리”, “낙하산들”이라고 불렀다. 김 씨는 결국 2017년 11월 16일 자취방에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 한겨레21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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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료 영웅이 아니라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난 11월 13일 귀순한 북한군 병사로 인해 다시 한 번 주목받은 칼잡이 의사가 있다.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다. 이 교수는 언론 앞에서 열악한 외상센터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고, 이를 계기로 외상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일어났다. 정부도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더 이상 기대도 희망도 없다고 말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외상센터의 민낯을 취재했다.

외상센터는 대한민국 의료체계에 맞지 않는다. 외상센터에서 환자를 받으면 받을수록 적자인 구조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온갖 장비를 사용하지만, 환자가 사망할 경우 보험금이 삭감되어 그 장비 사용에 대한 부담을 병원이 져야 한다. 복지부는 외상센터 전담 의사를 둘 경우 예산을 지원해주지만, 병원은 예산만 타먹고 고용한 의사를 다른 수술로 돌리며 최대한 뽑아먹는다. 복지부는 이런 편법을 알면서도 외상센터를 아예 취소할 경우 벌어질 피해로 인해 쉽사리 처벌도 하지 못한다.

남을 살리는 외상센터 의료진 본인의 건강 상태는 심각하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138명의 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의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권역외상센터에서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근무했다는 의료진들이 60.9%, 한 달 중 야간 근무를 한 횟수는 ‘7일~10일’이 42%로 가장 많았다.

또한, 전국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에서 무려 88.7%가 ‘외상 외과를 선택하지 않겠다’라고 답변했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제2의 이국종’ ‘제3의 이국종’ 같은 몇 명의 영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시스템이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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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끄럽고 버림받고 멋 없는 보수

박근혜 탄핵 이후 대한민국에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시대가 됐다. 보수는 기존 보수층 지지자들에게도 버림받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보수정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절반에도 못 미친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부끄럽고 버림 받고 멋 없는 보수의 몰락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보수가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시대에 맞는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 채 퇴행만 거듭했다는 점이다. 냉전 보수가 주도하는 종북 논란 속에서 시장 보수는 떨어져 나갔다. 시장 보수가 지지하는 ‘합리성’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살났다. 국가안보, 공동체, 가족, 법치주의, 시장경제 등의 전통적 보수가치를 통해 승부를 벌이기보다 종북이나 지역감정 등 이념 공세를 통해 입지를 지켜온 보수의 자업자득이다.

가치를 지키긴커녕 보수의 화신을 떠받드는 데 급급했다.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박 전 대통령을 떠받든 보수 정치권은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휩쓸려나갔다. 소신을 지킨 관료들은 ‘나쁜 사람’이 됐고, 보수의 지지층이던 관료들도 떨어져 나갔다. 개혁보수는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 찍혔고, 새로운 보수 리더를 키우지 못했다.

지식인, 언론, 기독교, 보수적 문화, 대기업, 권력기관, 보수정당 등 보수를 떠받치던 일곱 기둥은 균열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보수는 무너졌다. 하지만 여전히 보수 정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자가 아니라 TK 맹주 자리를 경쟁하는 TK자민련에 만족하는 듯한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보면 보수의 몰락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 머니투데이 the300 ‘보수의 몰락’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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