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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인권가이드: 주민등록번호 수집, 어떤 경우가 불법인가요?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 여러분!”

1988년 8월 4일 MBC 뉴스데스크 생방송 진행 중에 생긴 해프닝을 기억하십니까? 27년이 지난 지금, 그 해프닝은 우울한 예언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손 안에 도청장치'(스마트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털면 털리는 시대. ‘천 개의 눈’으로 감시받고, 연간 1천2백만 건의 통신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받는 시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그동안의 정보인권 상담 사례‘정보인권가이드’로 정리해 슬로우뉴스에 특별연재합니다. (편집자)

정보인권가이드 목차

사례와 질문

2014년 8월부터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그리고 주민등록번호 수집은 어떠한 경우에 금지되는 것인가요?

정보인권가이드 - 주민등록번호

핵심 요약

2014년 8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이제는 개인의 동의가 있더라도 법령에 구체적인 명시가 없다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못합니다. 민간의(금융, 의료 등 제외) 관례적인 주민등록번호 수집은 상당히 제한되었습니다.

그간 주민등록번호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하였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 수집이 금지되는지 외우기는 힘듭니다. 민간이나 공공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경우 법령상 근거를 알려달라고 하는 편이 좋습니다.

좀 더 자세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2014년 8월 7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제24조의2가 신설되어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4조의2(주민등록번호 처리의 제한)

① 제24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다.

  1.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한 경우
  2.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명백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3. 제1호 및 제2호에 준하여 주민등록번호 처리가 불가피한 경우로서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하는 경우

일반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개인의 동의를 구했다 하더라도 주민등록번호를 함부로 수집할 수 없습니다. 오직 법령에 구체적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지금까지는 PC방 등에서도 회원 관리를 위해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였으나 이제는 그러한 수집은 위법한 행위입니다.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과태료는 같은 법률 제75조(과태료)에 따라 5천만 원 이하로 정해집니다.

이는 새로운 원칙을 창설한 것이 아닙니다. 원래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합니다. 주민등록번호 부여를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법의 입법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법은 시·군 또는 구의 주민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주민의 거주관계 등 인구의 동태를 항상 명확하게 파악하여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를 적정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주민등록법 제1조(목적)

즉, 애초부터 주민등록번호는 주민등록사무와 주민관리사무에 한정하여 도입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번호는 오랫동안 공공·민간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국민 통제에 목을 맸던 정부가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본인인증을 부추겼고, 기업은 이를 이윤추구에 마음껏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관리소홀로 주민등록번호는 1991년부터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것만 4억여 건이 넘게 유출되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유출과 2차, 3차 유출은 이미 헤아릴 수 없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유출 4억 건

늦었지만 이제라도, 주민등록번호의 본래 목적 이외의 사용을 최대한 제한하려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의 목적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주민등록번호 처리를 금지하면서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주민등록번호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한 경우”라는 예외를 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 예외 규정은 그동안 주민등록번호가 널리 이용되어 온 현실을 고려하여 불가피한 경과규정 정도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법령 정비가 미흡합니다.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관련한 사항을 법정주의에 맞춰 법령을 정비했으나,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법령이 무려 1,114개(2014년 10월 기준, 안전행정부 국정감사 자료)에 이르는 등 예외가 너무 많아서, 주민등록번호 수집 법정주의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처리의 제한 내용 요약

민간 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개인정보 유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관공서,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서 439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4조의2 신설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줄어들겠지만, 정부는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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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필자,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진보네트워크센터와 정보공유연대 IPLeft 활동가입니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공유, 망중립성을 옹호합니다. 해적들의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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