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노환규 박사(전 의사협회장)가 메르스에 관한 과학적 접근법과 최신 정보를 전합니다. (편집자)
-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말하는 메르스
- 감추는 것이 불안을 키운다
- 떠도는 소문의 진실
- 박원순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 환자와 의료진에게 응원이 필요하다
- 중동과 한국의 차이
- 임산부 감염과 ‘메르스 룰렛’
- 사이토카인 폭풍, 젊으면 더 위험한가
- 줄어드는 확진자, 하지만 낙관은 금물
- 이재용의 사과와 평택성모병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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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3일 오후 1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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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 현황과 전망
–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 해제 어려워질 전망 –
오늘 오전 발표에는 3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총 확진자 수는 175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는 현재 변함없이 27명으로 치사율은 15.4%가 되었습니다.
3명의 신규 확진자의 감염 근원지는 각각 강동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그리고 평택굿모닝병원 세 곳이었습니다. 오늘도 예상했던 대로 특정 병원에서 환자 발생이 집중되기보다 여러 병원에서 다발적으로 감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신규 확진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 삼성서울병원에서 새로운 확진자로 보고된 174번 환자
이분은 다른 분들처럼 5/27~5/29 사이에 응급실에서 감염된 분이 아니라 삼성서울병원에 6/4~6/9 사이에 세 차례 방문하셨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외래방문인지 응급실인지 혹은 병동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외래방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14번 환자는 물론 기존의 다른 메르스 감염자들과 응급실이 아닌 병원 내 다른 곳에서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매개자도 14번 환자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 해제가 거론되는 지금,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새로운 감염환자가 출현했다는 사실은 잠재적 위험을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며 부분폐쇄 해제 전망을 매우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둘째, 173번 강동경희대병원의 신규환자
이분은 76번 환자와 같은 응급실을 방문했던 환자의 요양보호사로 알려졌습니다. 76번 환자가 2차 감염자인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3차 감염자이므로 만일 173번 환자가 76번 환자에게 감염된 환자로부터 감염되었다면 이분은 5차 감염자로 분류되게 됩니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5차 감염자의 출현이 확인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173번 환자는 강동성심병원에서 재원 중 확진되어 강동성심병원이 한시적으로 폐쇄 조처되었습니다.
여전한 안전 불감증
어제 발표했던 170번 환자(건국대병원 감염)는 76번 환자와 같은 층 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인데 격리조치대상에서 빠졌던 환자여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시 보건당국은 환자가 ‘멀리 떨어진 병실’에 있었다는 이유로 격리대상에서 제외시켰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환자는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고 건대병원에서 수술하고 퇴원한 뒤 지난 19일과 20일 구리시 카이저재활병원과 속편한내과, 21일 구리 한양대병원 등을 돌며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어 카이저재활병원 전체를 격리하는 등 또 다른 불편과 위험을 초래했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병원 내에서는 ‘공기 전파’가 이뤄진다는 것이 현재 기정사실로 되었으며, 적어도 ‘공기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방역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퇴원자 및 치료자 현황
어제는 4명의 환자가 퇴원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80명이 넘는 환자들을 감염시킨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를 비롯해서 각각 69, 109, 116번 환자들이 퇴원했습니다. 14번을 제외한 3명의 환자들은 모두 14번 환자에 의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들입니다.
3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하고 4명이 퇴원함으로써 치료 중인 환자는 어제의 95명에서 94명으로 한 명 줄었지만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환자는 오히려 2명 늘어서 16명이 불안정한 상태이고 78명은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만을 앞둔 상태에서 감염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임산부 환자는 다행히 음성 전이가 된 후 무사히 분만했으며 35번 환자는 아직 에크모에 의존하고 있지만 역시 다행스럽게 상태가 예전보다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료 중인 환자 숫자의 추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일주일 전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아직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험도 및 개인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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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23. 오후 1시 기준
위험도
- 옥외활동 – 매우 안전합니다.
- 학교생활 – 매우 안전합니다. 휴교령 불필요합니다.
- 지하철과 버스, 택시 – 안전합니다. 다만 기침하는 사람을 피하십시오.
- 감염자가 지나간 식당, 쇼핑몰, 거리 – 안전합니다. 마스크 불필요합니다.
- 병원 – 잠재적 위험이 있으니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입출입시 반드시 손을 씻으십시오.
- 엘리베이터 – 안전합니다.
-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호텔 – 안전합니다.
개인 수칙
- 손을 20초 이상 비눗물에 자주 씻으십시오. 특히 외출 후, 그리고 악수 후 꼭 손을 씻으십시오.
- 손으로 코를 문지르지 마십시오.
- 개방된 공간에서 마스크는 불필요합니다.
- 지하철과 버스 등 이동공간에서도 마스크는 불필요합니다. 그러나 염려된다면 쓰십시오. 단 가능하면 일회용을 사용하고 버릴 때는 귀에 거는 끈만 잡아 떼어버리십시오.
-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삼가고, 병원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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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성모병원의 진실
평택성모병원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르스 사태의 초창기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밝혔습니다. 그는 5월 20일 처음 나온 역학조사관 3명이 “세계적으로 3차 감염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면서 환자와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10여 명만 격리조치 하고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장은 1번 환자가 있던 8병동의 간호사들이 격리 조처되어 인력이 부족하자 8병동의 환자들을 7병동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다수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킨 후 평택성모병원에 다시 2차 역학조사가 나왔을 때는 코호트 격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먼저 제안했었으나 정부 측에서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시에는 코호트 격리라는 개념도 없었고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 병원장과는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 평택성모병원의 5월 29일 폐쇄조치가 자진폐쇄조치였으며 정부 측의 지침이 아니었다는 사실
- 평택성모병원이 자진폐쇄조치를 하고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조치를 할 때까지도 ‘메르스’라는 단어를 입밖에 못 내게 했다는 병원장의 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
오늘 이재용 부회장이 메르스와 관련해서 “국민께 고통과 걱정을 끼친 점을 사과하고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겠다.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라는 내용으로 두 번째 사과를 했습니다. 지난번에는 미래전략팀에서 대신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직접 사과했습니다.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메르스와 관련해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많은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에 대한 첫 번째 책임은 정부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삼성서울병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삼성이라는 기업문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책임도 있을뿐더러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책임론이 삼성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이재용 회장이 직접 재차 사과하고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왜 대기업이 병원사업에 뛰어들었을까
여기까지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어색하고 불편한 부분도 있습니다. 삼성의 사과 이면에 애초에 왜 대기업이 병원사업에 뛰어들었을까에 대한 근본적 회의 때문입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병원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SONY도, 소프트뱅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은 닥치는 대로 다양한 사업들에 뛰어들어 비판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빵집 사업까지 뛰어들어 비난을 받았습니다.
삼성 현대 대우 그리고 LG와 SK
병원사업에 뛰어든 대표적 기업들은 삼성과 현대, 그리고 대우입니다. 대우는 아주대병원을 설립했으나 모기업이 분해되는 바람에 대열에서 빠졌습니다. 사실 알려지지 않았지만, LG도 세브란스 지분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IMF 이전인 90년대 중반, 지금은 번듯하게 올라간 새 세브란스 건물을 올리는데 투자를 추진했던 것입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명을 LG세브란스병원으로 하느냐 세브란스LG병원으로 하느냐로 이견을 보이다가 IMF 직전 결렬되었다고 합니다.
SK도 병원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한때 전국의 전파기지국을 중심으로 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네트워크를 추진하기도 했고 중국의 병원사업에도 참여했었습니다.
이렇게 대기업이 병원사업에 뛰어든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오너(대기업 회장님)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거나 병이 생겨 병원을 정해야 할 때 보안과 의전의 문제로 갈만한 병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직접 병원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병원사업에 뛰어드는 동기가 참 단순합니다.)
득보다 실: 질적 경쟁보다 규모의 경쟁 초래
대기업들이 병원사업에 뛰어든 결과는 어떨까요. 대기업들이 의료계에 뛰어들면서 대학병원들이 질적 경쟁보다 규모의 경쟁을 벌이게 되어 득보다 실이 많아졌다는 것이 의료인들의 중론입니다. 여기서 실이란 공룡이 되어버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질적 경쟁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루 1만 명 가까운 외래진료 등 공룡이 되어버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질주를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삼성그룹은 이제 병원사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삼성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만, 사회 환원도 고려할 시기입니다. 삼성이 해야 할 일은 삼성서울병원을 거듭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연속기사 질 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생뚱맞은 대기업의 병원 설립이유가 오너 사용을 위해서라는게 납득이 안갑니다. 진짜그렇게 단순한가요? 기사에는 해외서 검진하곤 하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