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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세월호의 의미를 가르치고 토론하려는 선생님과 학생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가 있나요?
- A: ‘세월호교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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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그것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자료는 엄청나게 많은데 대부분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토론을 위해 활용할만한 게 별로 없다.
‘세월호교실’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세월호 수업을 위한 자료를 정리하고 수업계획안을 만들어 공유하려는 프로젝트이다.
인터넷 시대의 토론을 위하여
‘세월호교실’의 홈페이지에는 이와 비슷한 시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예를 들면 2011년 3월 일본에서 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3중 재난이 일어났을 때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Teach 3.11”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수업에서 이 거대한 일본의 재난을 설명할 수 있도록 책, 논문, 다큐멘터리 등의 자료를 여러 언어로 소개하는 사이트다.
2014년 8월 미국의 퍼거슨 시에서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고 이게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을 때도 “퍼거슨 수업계획”(#FergusonSyllabus)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왔다. 애틀란틱과 뉴욕타임스의 교육 블로그에 정리되어 있는 게 대표적이다.
세월호를 교육 현장에서 만나게 하자
‘세월호교실’은 가톨릭대, 계원예대, 서울대, 숙명여대, 포스텍, 한양대, KAIST, UNIST 등 여러 대학의 교수들이 함께 편집위원회를 꾸려 세월호 수업을 위한 아이디어와 자료를 모으고 수업모듈을 구성했다. 현재 수업모듈은 총 4가지가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 수업모듈은 마치 웹사이트만으로 마치 파워포인트를 실행시킨 것처럼 바로 교육 현장, 토론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 세월호와 관련한 각종 기사, 개정안, 기고문 등 다양한 자료를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이 자료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세월호교실 편집위원회’는 이 자료를 통해 각 학교의 교실에서, 각 지역과 단체의 모임에서 토론이 활성화하길 바라고 있다.
참고로 ‘세월호교실’을 위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수업모듈을 준비하는 과정은 카이스트의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 및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이 후원했고, 동 대학원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조교로 참여하여 세월호 자료를 수집, 정리, 분석했다.
아래는 ‘세월호교실’에 참여한 카이스트 전치형 교수와 코즈앤컴퍼니 고세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는 ‘세월호교실’의 의미와 시도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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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전치형 교수 일문일답
- 인터뷰어: 민노씨
- 인터뷰이: 카이스트 전치형 교수
– ‘세월호교실’은 꼭 필요한 일이고, 가치있는 일이다. 그 시도에 일단 경의를 표한다. 각설하고, 사이트를 둘러봤는데 전체 컨텐츠 설계나 커리큐럼이 상향식이라기보다는 하향식이다. 피드백 공간도 부족해보이고. 그 점은 아쉬움이다.
맞다. 일단은 선생님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세월호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하는 무력감으로 시작했다.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대학에서 각자의 연구하는 이론과 사례를 활용해 세월호를 어떻게 교육에 녹여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래서 하향식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다.
기획 회의에서도 지금 지적한 부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실제 사용자, 교사와 학생의 피드백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하는 내용 말이다.
지금은 그런 메뉴가 없지만, 일선에 가르치는 수업 아이디어, 토론거리, 독서과제 등을 제안하면 검토해서 새로운 ‘수업 모듈’로 올리려고 계획 중이다. 현재 준비 중인 것도 있고, 수업을 하면서 생겨나는 아이디어들도 수용하려고 한다. 다양한 관점의 수업 방식들을 고민하겠다.
– 난이도 설계에 고심이 많았으리라 본다. 내가 둘러본 바로는 좀 어렵달까, 문턱이 높다는 느낌도 있다. 대학 과정에선 무난하겠다 싶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활용 가치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분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함께 논의했기 때문에 대학 교양 강좌 수준으로 설계된 측면이 분명히 있다. 다만, 세월호 사건이 대학생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는 아니라서 고등학생과 중학생까지 ‘세월호교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
현재 사이트를 기준으로는 포토 에세이 공간과 ‘세월호교실’ 중 ‘텍스트 낭독’ 정도가 중·고등학생을 위한 ‘활동형’ 수업 자료에 해당한다. 앞으로는 각 단계(중-고-대학생)에 맞게 개발할 생각이다.
– 편집위원 인적 구성이 대학교수 중심인데, 현장 중·고등학교 교사도 앞으로 참여하나.
이제 막 ‘세월호교실’을 오픈했다. 관심있는 일선 학교 중·고·등학교 교사의 참여는 당연히 환영한다.
– 세월호는 사회적인 이슈이고 동시에 정치적인 이슈다. 부담은 없었나.
세월호가 현실 정치의 이슈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일수록 학교 공간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민감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발언해야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이는 대학의 전통에 속하는 일이다.
다만 정치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선 교수, 교사들도 물론 있을 수 있다. 모든 분들이 편집위원회에 이름을 올려 참여할 수 없더라도, 사회학 개론을 가르치는 교수나 강사가 있다면, 가령 한 한기 중에서 1~2주를 세월호로 다룰 수 있다면 좋겠다.
– 가치있는 프로젝트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이 걱정된다.
어려운 문제다.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일단 돈이 많이 있어서 시작한 일은 아니고, 많은 분들이 선듯 취지에 공감해서 시작한 일이다. 모두 바쁜 분들임에도 오히려 자신이 하는 일과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본다.
현재는 자료의 일부만 올라와 있지만, 굉장히 많은 자료들이 축적돼 있다. 이를 최종 컨텐츠로 가공하는데는 학생들(조교들) 도움이 절대적이다. 이렇게 실무에서 노동력을 투여한 인력들에게는 정당한 금전적 대가를 지급할 수 있다면 좋겠다.
– 후원과 펀딩은 고려하고 있지 않나.
아직까지는 그렇게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교실’을 유용하게 많이 이용하면, 지금 말씀하신 그건 것들도 고려하겠다.
– 끝으로 ‘세월호교실’을 활용할 사용자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취지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하리라 본다. 세월호는 한 번에 해결될 이슈도 아니고, 단기간에 끝날 문제도 아니다. 끊임없이 읽고 얘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든지 ‘세월호교실’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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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앤컴퍼니 고세진 대표 일문일답
- 인터뷰어: 민노씨
- 인터뷰이: 코즈앤컴퍼니 고세진 대표
– 사이트 UI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너무 무거운 주제잖나. 어떻게 무겁지 않고, 사용자들이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세월호 이야기를 접하고, 토론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너무 무겁지 않게 디자인하자는 가이드가 있었다.
– 피드백이나 인터랙티브한 속성이 약한 점은 아쉽다.
준비했던 기획대로 아직 반영되지는 않은 상태다. 계속 반영할 예정이다. 일단은 편집위원회 회의에서 논의가 되는 대로 일정을 잡아 보완해나갈 생각이다.
롤모델도 딱히 없어서 맨땅에 헤딩하기였는데, 무엇보다 수업안(‘세월호 교실’ 카테고리)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보여줄 것인지가 화두였다. 일방적인 강의는 재미가 없으니까. 선생님들이 수업안을 주면, 어떻게 보여줄지가 가장 고민이 되고 어려운 지점이었다. 포토 에세이나 아카이브는 부가적으로 붙었다.
일단은 웹 중심이고, 세월호 교실 수업은 모바일 대응이 되어 있다. 주목해서 봐줬으면 하는 건 ‘세월호 교실’의 수업안이다. 이 부분을 주목해서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세월호 교실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면서 개선점을 찾아가겠다.
– 참여자 모두 생업이 있는 사람이다. 사이트 제작 재원이 궁금하다.
작년 10월부터 편집회의에 참여하면서 준비기간이 좀 있었다. 십시일반이랄까. 그렇게 준비했고, 준비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펀딩이나 후원은 고려하고 있지 않나.
세월호 교실이 필요한 것이냐고 물으면 우리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세월호와 관련한 논의 프레임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판단이 있었다. 물론 재능기부와 십시일반의 호의에만 기대서 지속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처음에는 그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무엇보다 이런 세월호 교실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시작했다.
후원과 펀딩은 아직 심각하게 논의한 바 없다. 앞으로 논의해야 할 것 같다.
–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더 준비하고 고생하신 분들이 많다. 대중화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 공론과 토론의 플랫폼으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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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참여와 지원 그리고 이용을 부탁한다.
좋은 시도인 것 같은데, 논란이 있는 내용이 많고 사실관계 검증도 어려운 만큼 쉽지는 않겠네요.
생각해보면 ‘교실’보다는 ‘포럼’의 성격이 더 강해지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