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한국의 망 이용에 따른 비용 구조는 아주 이상합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아주 이상한 구조죠. 워낙 이상하다 보니,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글에 대한 반론을 환영한다는 얘기를 먼저 해둡니다. 논의를 거쳐 공론화까지 된다면? 그렇게 되길 매우 바랍니다. :-) (필자)[/box]
국내 동영상 서비스는 연간 수십~수백억 원의 망 이용 대가를 트래픽 비용으로 산정해 망 사업자에게 냅니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서비스를 비롯해 아프리카TV, 판도라 등 동영상 서비스는 다 그렇습니다. 동영상이 다른 SMS, 메시지, 뉴스 등 텍스트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서비스보다 대역폭을 훨씬 많이 쓰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동영상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오른 구글의 유튜브는 국내 망을 공짜로 씁니다. 같은 시장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끼리 서로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다른 거죠.
왜 이렇게 됐냐고요?
국내 동영상 업체들의 IDC 사용 현황
국내 업체들은 망 사업자가 운영하는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에 자사 서버를 둡니다. 그리고 비용을 냅니다. 이 비용은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서버 설치 및 관리 비용(상면 이용료; colocation 비용)
- 인터넷 비용(네트워크 사용료)
- 전기료
이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 비용은 네트워크 사용량 흔히 말해 트래픽량에 따라 지급합니다. 청구서 항목에 보면 ‘네트워크 총 사용량’이라는 항목이죠.
유튜브의 IDC 사용 및 캐시 서버 현황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서버는 일본과 싱가포르에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국내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엄청나게 많이 즐기게 됐죠. 급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서버가 없는 국가에서는 버퍼링 등 서비스 속도가 지연되는 문제도 생기니까요.
구글은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국내 망사업자인 SKB(SK브로드밴드)와 LG U+(LG유플러스)에 유튜브 캐시(cache) 서버를 국내 IDC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기가 좋은 컨텐츠를 캐시 서버에 저장하고 이용자 요청 시 국내에서 바로 전송하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수십만, 수백만 조회수가 올라가는 인기 컨텐츠를 이용자가 클릭할 때마다 매번 해외 서버에서 보내주는 구조가 아니라, 컨텐츠를 국내 IDC ‘캐시 서버’에 저장해뒀다 보내주는 구조이니 당연히 효율적이겠죠. 이용자 입장에서는 버퍼링도 적죠.
SKB와 LG U+는 결국 구글의 제안을 수용, 유튜브 캐시 서버를 자사 IDC에 설치했습니다. 무엇보다 이에 대한 네트워크 비용을 별도로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캐시 서버 설치로 비싼 국제구간 중계접속 비용 부담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콘텐츠를 국내 이용자가 호출, 국제 구간에서 국내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 국내 망 사업자가 국외 사업자에게 이를 정산해야 합니다. 트래픽이 계속 늘어나면 해외 인터넷 회선을 증설해야 할 때도 있죠. 국내 통신사 입장에서는 국내 동영상 업체의 이용이 늘어날수록 돈을 더 많이 거둬들이는데, 구글의 유튜브는 이용이 늘어날수록 통신사 자신들의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인 겁니다.
IDC 서버 비용은 물론, 네트워크 비용을 안 낸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가던 비용을 절감하게 됐으니 괜찮다는 걸까요. 국내 기간망의 맏형인 KT는 아예 자체 비용으로 별도의 구글 캐시 서버를 자사 IDC에 설치했습니다. 물론 유튜브 트래픽에 대한 비용은 따로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4년 7월에는 이런 기사도 나왔습니다.
인터넷 트래픽 사용료는 트래픽(데이터) 양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다음과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 화질을 높이면 트래픽 양이 증가해 통신사한테 주는 사용료도 늘어난다. 다음과 네이버 쪽은 “단순 계산해, 동영상 서비스 화질을 720p에서 1440p로 높이면 트래픽 사용료도 2배로 뛴다”고 설명했다. 이런 트래픽 사용료 증가 부담 때문에 화질을 높일 엄두조차 못내고 있단다.
통신사들이 구글 유튜브한테는 이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구글은 트래픽 사용료 부담 걱정 없이 화질을 맘껏 높일 수 있다.
구글은 공짜? 국내 업체는 봉?
물론 포털 등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업체도 유튜브처럼 국내 망사업자 IDC 내에 캐시 서버 설치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잘 안됐어요. 망 사업자 입장에서는 국내 사업자에 대해 국제 구간 트래픽 경감 효과가 있거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존에 돈 잘 내던 고객들인걸요.
그렇다면 이걸로 괜찮은 걸까요? 그럴 리가요. 국내 사업자는 서비스 활성화로 트래픽 규모가 증가할수록 망 사업자에 지급하는 망 비용이 늘어납니다. 대역폭 많이 필요한 고화질 서비스에 나서기 어려워지는 거죠.
유튜브는 2010년부터 1440p, 4K 해상도의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포털을 포함한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아직도 720P 수준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사업자가 유튜브 수준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동영상 화질을 720p에서 1440p로 개선할 경우, 현재 수백억 원에 달하는 트래픽 비용이 딱 갑절로 늘어나게 됩니다. 4K로 늘리면 6배가 됩니다.
서비스 품질이 비용 문제와 직결되면서 품질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국내 사업자와 트래픽 비용 걱정 없이 품질을 개선하는 해외 사업자의 경쟁은 공정하지 않아요. 시장을 왜곡하는 요인이 되는 거죠.
전적으로 이 문제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2008년 국내 시장 점유율 2%에 불과하던 유튜브는 2014년 6월 기준으로 79.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국내 업체들은 이렇게 뒤처졌을 때 서비스(동영상)의 품질을 높여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미 같은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지출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다르니까요.
[box type=”note”]유튜브에서 제공하는 4K 동영상의 예 1.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4K 동영상의 예 2.
* 재생 후 톱니 모양의 세팅 아이콘을 선택해 화질(Quality)을 선택하면 됩니다. 모바일에서는 지원이 안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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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복잡하고 복잡한 망 비용 구조 탓에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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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접속(interconnection): 개별 네트워크 간의 연결을 통해 각각의 네트워크가 보유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
- 직접접속(peering): 두 개의 네트워크가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연결하는 접속의 한 형식. 무정산 원칙.
- 중계접속(transit): 두 개의 네트워크가 차등관계에서 연결하는 접속의 한 형식. 열위에 있는 네트워크가 일정 대가를 중계접속료(transit fee)로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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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에 대하여
미국의 경우, 원래 일방적인 비용 정산을 하지 않습니다. 직접접속의 경우에는 두 사업자 사이에 누가 더 가치(value)를 만들어 내느냐의 문제라고 하죠. 상호접속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죠. 다만 품질저하 구간에서 협상용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30만~50만 원/Gbps 수준입니다. 대신 이용자의 초고속 인터넷 요금이 비싼 구조이기는 합니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 비용은 보통 500만~600만 원/Gbps. 이는 30만 원/Gbps 수준인 전용회선 비용과는 별도입니다. 서비스 트래픽 당 과금되는 구조죠.
기간통신사업자 규제 권한과 관련하여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에는 상호접속은 기간통신 사업자(common carrier) 규제 영역으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소관이 아니었다가 이번에 망중립성 규칙 새로 만들면서 상호접속까지 관할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한국은 규제 대상인데도 저 부분은 정부가 나서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들 하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서비스를 해외 사업자는 비용 하나 들이지 않고 하고, 국내 기업은 이미 수십에서 수백억씩 내면서도 서비스 품질(동영상 화질)을 올릴 때마다 벌벌 떨면서 한다? 그런데도 이런 것에 대한 별다른 논의가 없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꼭 화질뿐만이 아닙니다. 돈과 직결되다 보니 대역폭을 충분히 확충하지 못해서 가끔 접속이 몰리면 뻗기도 하는 게 국내 동영상 생중계 서비스 아닙니까. 실제 서비스 담당하는 분들은 웁니다. 어려운 문제죠.
그래서 이렇게 간만에 상호접속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다시 하나씩 꺼내봅니다. 바라는 게 뭐냐고요?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이죠. 논의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넷과 비즈니스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초고속 인터넷망 한번 깔면 그걸로 끝인 것처럼 아무런 변화 없이 가는 게 과연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네이버와 다음 모두 PC 대상의 동영상 생중계는 P2P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체 트래픽의 90%는 사용자들 간 패킷 공유로 소화하고 서버에서는 10% 정도만 커버하는 것이죠. 그리고 네이버는 VOD(TV캐스트 등)에서도 P2P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화질을 보려고 할 때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하는 게 그 때문입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정부가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정한 시장판을 잡아주는게 국가 기관이 해야할일 아닌가요? 그게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맹박이가 실명제 의무화 하면서 유튜브가 국내서비스를 안하기로 했고 해외에만 서버가 있는 상황에서 국내 이용자가 많아지니 국제 트래픽 증가로 망 사업체 비용이 증가하여 캐쉬서버를 둔것임. 문제의 원인은 맹박이한테 있으니 그 쥐새끼를 잡아 족쳐야 함. 국가가 나서서 이런 구조를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딴소리 해봐야 소용없음.
맹박이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망공급자가 갑질을 해서 컨텐츠 공급자가 망공급자한테 벌벌기는 상황. 컨텐츠 공급자가 비싼돈 주고 망공급자 데이터센터 써야하는 실정이었음. 네이번가 어딘가 얼마전에 청평인가에 데이터센터 만들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이럴만도 한게 망공급하는 애들 KT SKT U+이런애들 압박에 시달리다가 얻어낸 결과기 때문. 그전에는 데이터센터도 못짓게 했음.
문제는 유튜브가 무료로 쓰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망공급자가 개 갑질을 해대는것임. 유튜브 처음 국내서비스 할때 유튜브가 우리나라 망공급자한테 자기들이 미국에서 했던것처럼 저렴하게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게 해달라 했는데 우리나라 망공급자들이 그동안 갑질해온게 있어서 이게 무슨 개소린가 하고 거절함. 그래서 처음에 유튜브를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해외망을 타고 해외 데이터센터에 있는 유튜브 자료를 봐야했음. 유튜브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국내 망공급자들이 해외 망공급자들한테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하자 그제서야 유튜브 데이터센터 지어줌.
유튜브는 데이터센터 싸게 이용해서 사이트에 광고도 별로 없고 컨텐츠 품질도 좋아진 반면에 국내 동영상 업체들은 망공급자에 지불하는 돈을 만회하기 위해 광고도배하고 동영상 품질도 유뷰브에 비해 떨어지게 되었음. 그 결과 국내 동영상제공업체들 다망하고 유튜브 점유율이 높아진거임.
왠지 초고속망 사용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유튜브가 망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소비자가 망을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네이버나 다음이 돈을 내니 유뷰브도 내라? 이런 논리는 납득 안가네요. 우리나라 망공급자가 어떻게 폭리를 취하고 아이폰 도입 전까지 단말기 업체와 말도 안되는 일을 해 왔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네요. 결론은 당당하게 유튜브에 권리 요구하세요. 그래면 구글이 뭔가 수를 내 줄겁니다. 유저들은 망공급자편은 확실히 아닐 듯 하군요.
확실치는 않지만 망중립성 개념은 인터넷망 운영자가 콘텐츠 제공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 개념이고 본 사례는 이와 반대인 모양새인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