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의 역사 깊은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브로드웨이 스타일로 새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공개하는 광경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삼성이 선보인 새 기술이 아니라 다른 장면을 기억하게 됐습니다.
의사와 결혼하는 환상을 품고 킥킥대고 케이크를 너무 많이 먹은 것을 걱정하며 스마트폰 사용법을 몰라 남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그려진 여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행사는 한 기업이 갖고 있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례였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Yaw6CSaPnfk
그 행사에 대해 생각하던 올해 초 어느 날 한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홍보용 사진 여럿을 보고 제게 너무 민망하다고, 어떻게 이런 사진을 내놓을 수 있느냐고 말하더군요. 사진들엔 하나같이 노출이 심한 여성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이 기사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냉장고와 세탁기 발표회에 등장한 여성 모델
사실 여성에 대한 삼성전자의 시각이 문제가 된 것은 앞서 행사만이 아니었습니다. 갤럭시S4 공개 행사 하루 전날에도 삼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신 냉장고와 세탁기를 발표하면서 비키니 상의를 입은 모델을 등장시켜 비판을 받았습니다.
No, really, I still feel wobbly after Cape Town. See? #jetlag #africaforum pic.twitter.com/w4B8rl3Z5Y
— AxelGPT (@AxelBuhrmann) March 15, 2013
몇 달 뒤에는 SSD 동영상 광고 때문에 문제가 됐습니다. 광고에 등장하는 남성 둘은 SSD를 곧바로 알아보고 장점을 이야기하지만, 여성은 어리둥절해합니다. 이 여성은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단순한 기능을 위해서만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여성을 조롱하는 듯한 이 광고로 정작 조롱거리가 된 것은 삼성이었습니다.
LG전자의 마케팅의 또 다른 이름, ‘슴케팅’
미국 조지타운 맥도너 경영대학의 마케팅 교수인 말렌 모리스 타운은 이런 식의 여성 묘사는 영업메시지 대상이 남성들뿐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타운 교수는 “여성은 기술을 이해할 줄 모르며 (기술을 다루는데 남성보다) 훨씬 덜 능숙하다”는 시선이 이런 광고의 저변에 깔렸다고 합니다.
잠재 고객의 절반인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삼성전자만이 아닙니다. 페이스북 이용자 이상훈 씨는 가슴골을 훤히 드러낸 여성 모델들이 등장하는 LG전자의 제품 홍보 사진 스무 장 남짓을 모았습니다. 이 씨는 “남자들 사이에서는 LG전자의 가슴 마케팅 얘기를 하곤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자승자박
제가 이 문제에 대해 문의하기 시작한 이후 삼성전자는 TV 발표 행사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딱 붙는 옷을 입은 젊은 여성들을 부르지 않는 대담한 시도를 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왜 이런 변화가 생겼는지 질문이 나오자 삼성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여성 모델이 있었던) 예전에는 기자들이 TV 말고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로 찬사를 받기는커녕 삼성전자는 스스로 만든 ‘컬트’의 희생자가 됐습니다. 현장의 사진기자들과 방송 카메라 스태프들이 모델 없이 새 커브드TV를 촬영하는 걸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TV의 새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배석한 여성을 불러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전혀 다른 보도사진
한국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여성모델의 제품 홍보 사진을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장사할 때도 똑같이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내놓는 홍보 사진은 사뭇 다릅니다. LG전자 대변인인 켄 홍은 해외 언론에 제공하는 홍보용 사진은 국내언론용으로 촬영한 사진 중에 제품만 나온 사진을 고른다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제품의 크기를 강조해야 하는 경우에만 모델이 있는 사진을 보낸다는 겁니다. 그는 “여성 모델을 전자기기 촬영에 쓰는 것은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언론이 그걸 요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성 문화에 익숙해진 여성, 그렇지 않은 여성
하지만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은 조선영(29) 씨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든 한국 독자들이 그런 사진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 씨는 두꺼운 화장을 한 여성들이 전자기기를 들고 있는 사진이 있으면 기사를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전자기기들은 비싸고 고급스러운 제품들인데 여성 모델들이 있으면 기기가 싸구려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광고의 의사결정권자가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미 남성의 문화에 익숙해진 여성들이 많다는 것도 이런 현상의 원인입니다. 앞에 언급한 라디오시티 뮤직홀 행사가 진행될 당시 삼성전자에는 마케팅 담당 임원 중 여성이 여럿 있었습니다.
혁신적인 기업과 여성 모델 마케팅의 상관관계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보이기를 원하면서 한해 광고와 홍보에 110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를 써왔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은 삼성이 혁신가와 트렌드세터가 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스마트폰 갤럭시 S5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요구하자, 삼성전자 전세계사업장이 광고홍보물에서 여성을 존중하여 표현하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ox type=”note”]이 글은 필자의 AP통신의 4월 3일 기사를 AP통신 동의하에 일부 번역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편집자)[/box]
처음 나온 냉장고 사진은 웃기네. 조폭 포스가 빠빵- 나이 많은 남자들의 부인은 어디가고 짧은 옷의 젊은 처자들이 옆에서 에스코트를 해주나…..
그리고 아래 있는 삼성 ..제품 사진은 사무실?집무실? 같이 생긴 곳에서 여자 모델이 맨발로 카페트 위에 앉아있다니…. LG 홈시어터 관련으로 보이는 제품 모델도 왜 바닥에 헐벗고 누워있는지.. 저 아바타 분장인지 뭔지 알롤달록 모델은 무슨 죄야…….ㅠㅠㅠㅠㅠ
모델 에이전시와 사진기자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질까 걱정스럽군요. 제발 그런일은…
개인적으로는 모델들이 저런차림으로 활동하고 아이돌이 웃통까고 활동하는걸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그런것들이 대기업의 마케팅에 필수요소처럼 반복적으로 활용되는것에 문제나 역효과는 없는것일까?’ 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조 씨는 두꺼운 화장을 한 여성들이 전자기기를 들고 있는 사진이 있으면 기사를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전자기기들은 비싸고 고급스러운 제품들인데 여성 모델들이 있으면 기기가 싸구려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 여성모델이 싸구려?
제품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제품과 전혀 상관도 없는 사람을 세워두나요. 스스로 저질 인증인 거죠.
우리나라에 여자로 태어난 게 한스럽네요 항상 이런 글들 보면
많은 여자들이 이런 거에 의문 못느끼고 느끼거나 항의하면 꼴페미가 되거나 남자들한테 이상한 여자 취급받고 여자들 사이에서도 유난떠는 여자로 취급받아야하니 답은 해외이민 뿐
지역 특산물도 슴케팅하던데… ㅉㅉㅉ 제품은 안보이고 여성만 보이는 이런 바보스런 마케팅… 마케팅 호구가 된 한국민… 저 또한 바보가 된 느낌입니다.ㅜ.ㅜ
이런 마케팅….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