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ense]안녕하십니까? ^^
만드로의 운영자 ‘만드로용’입니다. (별칭: ANTIROOT)
지난 2주 동안 제 머릿속을 가득 채운 한 가지 즐거웠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드디어 오늘(2014년 1월 26일) 이 프로젝트에 관한 1차 마무리 정리 글을 씁니다. 먼저, 긴 글에 앞서 이 프로젝트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두 손을 잃은 전직 프레스 엔지니어를 위한 3D 프린팅 전자 의수 제작 프로젝트”
계기: ‘정상에서’ 님의 글을 읽다
이 프로젝트는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저는 지난 2015년 1월 8일 목요일 오전, 네이버 오픈크리에이터즈 카페 자유게시판에서 ‘정상에서’ 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가슴 아픈 사연이 올라오자, 커뮤니티의 많은 분들께서 ‘포기하지 마시라’는 댓글을 아래와 같이 남겨주셨습니다.

저는 오전 10시쯤 ‘정상에서’ 님의 글을 접했습니다. 비록 아는 분은 아니었지만, 저와 동갑이었고, 저도 언젠가 저런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상상도 해보고, 앞으로 어렵게 살아가셔야 할 분이기에 돕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신중하게 재능 기부를 고민했습니다.
재능기부 고민하다 + ‘니오’ 님의 참여 약속
특히, 외국 사례를 보니, 제가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제가 제일 부족한 3D 모델링 보완 부분에서는, ‘니오’ 님께서 도움을 주시기로 약속하셔서 더욱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정상에서’ 님의 의견을 구한 후, WUSTL 대학에서 사용한 방법과 유사한 형태의 설계를 간단히 마친 후, 그날 오후 2시부터 전자 의수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제작에 착수하다

※ 기술적 설명
- 어깨 관절 움직임을 인지하여, 손의 쥠 – 폄의 움직임으로 바꾸어 주는 방식입니다.
- 외국 기사의 동영상 중간에 지나가는 화면에서, 약간의 기술적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아두이노 및 센서 부 전자회로 프로토타입 제작 및 구동 테스트입니다. (회로도는 그려 놓은 것이 있긴 한데, 조금 더 다듬은 후 공개하겠습니다. ^^) 아래 동영상은 1월 9일 새벽에 찍은 전자회로 구동 테스트 영상입니다.
다음으로 본격적인 3D 프린팅 작업을 착수했고, 무려 6차례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공차, 크기, 인장력, 후가공 등의 측면에서 여러 차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약 130시간 내외의 3D 프린팅 작업을 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



어깨로 커멘드를 ↑ ↓ ← → 로 입력하면 따봉 (Good / Like) 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어깨로 해 보니 너무 어려웠습니다(ㅠ_ㅠ). 그래서 첫 제작에는 위와 같은 건 제외했습니다.

한참 위와 같이 만들고, 지인분들께 중간 과정을 보여드리던 중, 몇몇 선생님께서 제게 위키데이 2기/3기 모집에 참가해 보라고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위키데이’에 참여하다
저는 위키데이를 비영리 창작자를 위한 지원 행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잠재 메이커 발굴에 더 중점을 둔다고 생각해서, 참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의수 제작이 재능 기부로 시작하여 무료로 진행 중이니, 더 나은 의수 제작을 위한 재료비 확보 용도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댓글에서도 도와주시겠다고 하신 절친 ‘니오’ 님(김영환)께서 같이 팀으로 참가하셨습니다. 이 일 때문에 2일간 본업을 놔두고 오셔야 했기에 더욱 감사합니다! 그 결과, 조금 더 열심히 단기간에 의수 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팀 이름은 ‘정상에서’ 님을 위해 시작했기에, 그분 닉네임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아래는 마지막 2일 밤낮으로 진행한 결과입니다.



위키데이 첫날 마지막에는, 전자 의수를 제 어깨에 장착한 후, 어깨 움직임 감지 부분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ML (기계 학습) 기법의 일부인 C4.5 Decision Tree 유사 방식을 활용했고, 시간 관계상 오프라인에서 감독 학습 후, 동작 조건을 하드 코딩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지구 중력 방향 보정 및 사용자 참여형 비감독 학습 기술을 적용하여 센서의 견착 위치 및 방향 또는 사람마다 다른 골격의 특이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첫날 촬영한 테스트 영상입니다. ^^ 제가 착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상에 살펴본 과정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3D 프린팅 작업(160시간) + 후가공(24시간) = 대부분 시행착오
- 전자회로 구성(3시간) 및 납땜 실수 및 전류/전압 문제로 인한 시행착오(12시간)
- 기타 가공 및 3D 모델링 작업(4시간)
- 소프트웨어 개발 및 보완(10시간)
- 아두이노 드라이버 및 불량 문제(저렴한 아두이노에 나노 버전이라 맥북에서 갑자기 인식되지 않는 상황. ㅠ.ㅠ)
위키데이 다음 날: ‘정상에서’ 님과 만나다
위와 같은 작업까지를 첫날 마치고 좀 쉬고 싶었지만, 위키데이는 다음날 오후 1시부터 발표를 해야 하기에 발표 준비도 해야 했습니다. 여기에서 니오님의 센스와 저의 예전 자료들을 결합하여 후다닥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시간을 못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우리 주인공인 ‘정상에서’ 님께서 부산에서 올라와 주셨습니다!!!

‘정상에서’ 님은 비록 두 손은 없으셨지만, 매우 긍정적인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정상에서’ 님과 함께 2일 차 작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정상에서’ 님과 함께 테스트한 두 번째 테스트 영상입니다.
그리고 최종 전시와 시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시연에서는 제 실수로 종이컵을 잡다가 그만 미끄러졌습니다. ^^;;; 딱 잡았으면 아마도 더 평가가 좋았겠지만, 어쨌든 제 실수로 2등을 했습니다. (니오 형님께 매우 죄송한 상황입니다. ㅠ.ㅠ)
3D 프린팅 전자 의수 제작 결과물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스스로 행복했던 시간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위키데이 행사에서도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 주셨고, 더 좋은 품질로 만들 수 있는 재료비를 확보하게 되었으니 열심히 달려야겠습니다.
지금까지 3D 프린팅 분야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살았는데,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있는 분야를 접하게 되어, 저 스스로 꽤 행복했습니다.
3D 프린팅이 가장 적합하게, 마치 적정기술처럼 활용될 수 있는 최고의 컨텐츠를 잊고 있었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총정리: 의수 제작에 필요한 것들
아래는 제 나름대로 정리한, 앞으로 3D 프린팅 전자 의수 제작에 필요할 만한 것들입니다.
- 저비용 고기능 전자 의수 보급 확산 (3D 프린팅 + 아두이노 + 소프트웨어 융합을 통해)
- 3D 프린팅 전자 의수 완성도 향상 (사용성 및 품질 개선)
- 개인 맞춤형 의수 제작 지원 (골격에 적합한 제작)
- 자가 복제를 통한 개인 유지보수 비용 최소화 (각자의 부품을 스스로 제작할 수 있도록)
- 지속 가능한 의수 제작을 위한 공개 소프트웨어 및 커뮤니티 제공 (각자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탑재 및 재구성할 수 있게 하는 것)
끝으로, 외국에도 사례가 많지만, 가급적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많이 보급되어 3D 프린팅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Happy 3D Printing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