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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vs 권은희? 여전히 이들 모두를 지지하는 이유

참여정부 시절, 노사모 활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지지하면서도 종부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이 굳어 버리는 사람들을 무척 많이 봤다. 3~4억짜리 아파트를 두 채 이상 가지고도 일 년에 겨우 몇백 나올 종부세가 부담스러워 이것만은 노무현이 잘못한 거라고 토로하던 바로 그 사람들이다.

우리는 과연 이 사람들을 욕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어떤 사람이 부동산을 통해 경제적 지위를 상승시키려는 노력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까? 그저 “부동산 투기꾼”으로 몰아 가혹한 비난을 해도 괜찮을까? 아니면 그들 역시 이 불안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소시민에 불과한 것일까?

일본의 부동산 광고

일본의 부동산 광고 (사진: jackleg, CC BY NC SA)

부동산 폭등 시대는 갔다 

정상적인 거래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부동산 투자의 가능성은 지극히 좁아져 버렸다. 그저 아파트 하나 분양하면 경쟁률이 수십 대 일에서 수백 대 일을 넘어가고 당첨만 되면 그 자리에서 입주권을 팔아도 수천만 원을 챙길 수 있던 부동산 가격 폭등의 시대는 갔다. 그래도 사 놓으면 오른다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아파트 한 채 사서 십 년만 가지고 있으면 값이 서너 배로 뛰어오르던 시대도 갔다.

이제는 정상적인 거래로 아파트를 구매해서는 부동산 투자 수익이라는 것을 올리기 힘들어졌다. 결국, 주인이 망해서 경매 매물로 나오는 부동산을 노리거나, 개발 직전에 있는 미개발 지역의 땅을 헐값에 사들이거나 하는 수밖에 없다.

한때 ‘떴다방’으로 불리면서 지방의 개발 예정지역(으로 착각하기 쉬운)의 땅을 대량매입(전문용어로 ‘아도친다’고 함) 한 뒤 도시의 부유층에게 몇 배로 부풀려 쪼개어 팔아먹던 기획부동산들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던 것도 이렇게 부동산 시장의 기회의 문이 좁아진 탓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경매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팔자에 없는 관련 법 조항을 공부하고 매일 관보에 뜨는 경매 매물 목록을 뒤지면서 어떤 매물이 값도 싸고 뒤탈도 없는 것인지를 확인한 뒤 시세의 반값 정도에 구매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부지기수다.

투기와 투자의 차이

이 사람들이 하는 것이 비난받아야 하는 부동산 투기일까?

그 과정도 점점 전문화한다. 개인이 경매 매물을 여러 건 사들여 임대 사업을 하게 될 경우 다양한 부동산 투기 억제 관련 법의 제한을 받게 되자 아예 부동산 임대 전문 법인을 차려 이런 일을 시도하기도 한다. 경매 매물로 나온 아파트나 상가를 매입해서 임대 사업을 하며 점차 자산을 늘려 가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물건들이 가격이 올라 이익을 취하게 되길 기대하는 것 말이다.

이 정도 되면 이건 정상적인 사업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이렇게 부동산 임대 법인을 차려 수십 개의 상가를 굴리고 있고, 그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로 경비를 충당하며, 상가의 가격이 오르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어디 가서 떳떳하게 자랑할만한 일인가 하는 질문은 해 볼 수 있다.

숨길 것인가? 공개할 것인가?

특히나 이 법인의 주인이 “정치권”의 인물이라면 더 복잡해진다. 숨길 것인가? 공개할 것인가?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다. 탈세하거나 낙찰받는 과정에 불법이 있거나 하는 문제가 없다면 법적으로는 깔끔한 사업이다. 그런데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부동산 투기의 혐의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웃긴 것은 이렇게 진행되는 부동산 임대 전문 법인들 대부분 돈도 그리 많이 못 번다. 억지로 끌어들인 자금에 딸려 오는 이자 대기도 바쁘다. 임대료라도 꼬박꼬박 나오면 모르겠지만, 자영업의 붕괴 시대에 돌입해서 임대료 제때 내는 가게가 오히려 드물다. 상가 가격이라도 오르면 좋겠지만 그럴 리도 없다. 허울만 좋은 껍데기일 가능성도 많다.

상가가 여러 채라면 자산의 규모는 엄청나다. 상가 열댓 개 가지고 있으면 하나당 3억 원만 쳐도 수십 억 원의 자산이다. 그러나 부채를 따져보면 빈 깡통. 임대료 수입은 이자 비용으로 다 나가고 만다. 그저 남은 것은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나 상가 가격이 팍팍 올라가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조마조마한 마음만 든다. 상가 가격이라도 폭락하게 되면 얼음이 깨지고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기 때문이다.

비난할 것인가? 칭찬할 것인가?

이런 상태에 있는 법인을 소유한 개인에게 우리는 부동산 투기꾼이라고 욕을 할 것인가, 아니면 열심히 일하는 소시민이라고 칭찬을 할 것인가?

만약 지금이라도 부동산 경기에 광풍이 또 불어 상가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하면 이런 법인의 행태는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가 된다. 이렇게 해서 수십억 원을 벌어들였다면 그것은 나중에 장관 후보라도 되었을 때 심각하게 손가락질받을 부동산 투기 행위가 된다. 우리 사회는 정부 여당의 공직 후보자들에게 이런 전력이 발견되면 가혹하게 비난을 해 왔다.

그런데 돈을 못 벌었다고 해서 그런 부동산 투기의 의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진대, 욕은 잘하지 못한다. 난 이게 이해가 안 간다. 나쁜 짓을 했는데 성공해서 돈을 벌면 나쁜 짓이 되고, 성공하지 못해 돈을 못 벌면 “그럴 수도 있는 행동”이 되는 건가?

법은 행동과 결과를 다루지만, 도덕은 의도를 다룬다. 실패한 부동산 투기가 갑자기 선한 일이 될 수는 없다. 부동산 투기가 우리 사회를 위험하게 만드는 행위라면 그 의도만으로도 충분히 부도덕한 일이 되어야 한다. 이게 맞는 거 아닐까?

뉴스타파 vs 권은희

뉴스타파가 보도한 권은희 후보 관련 보도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뉴스타파의 보도를 따르면 권은희 후보의 배우자가 보유한 법인의 활동 형식은 부동산 임대업이다. 뉴스타파가 문제로 삼은 것은 “재산 은닉의 가능성”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권은희 후보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도라는 생각도 든다.

뉴스타파 권은희

권은희 후보의 배우자 보유 부동산 축소 신고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

결과적으로 말해서 권은희 후보의 경우 공직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신고해야 하는 관련 법 조항을 어긴 것은 하나도 없다. 뉴스타파도 이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에게는 준법 이전에 부도덕한 행위를 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점을 소상히 해명할 의무가 있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의혹이 있는 것을 밝혀내고, 그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의 보도 태도는 칭찬받아야 할 일이지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뉴스타파의 보도 태도를 비난할 유일한 근거는 ‘왜 우리 편 치부를 들추는가’라는 편 가르기에 입각한 지극히 왜곡된 기준뿐이다.

왜 우리 편 치부를 들추는가?

뉴스타파는 의혹을 보도했고, 권은희 후보는 해명했다. 법을 어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해명에 권은희 후보의 배우자가 만든 법인, 그 법인의 활동 내용이 부동산 투기라고 볼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은 없다. 우리 사회의 기준에는 그렇다. 정상적인 임대업을 하는 사람들이 임대료 수익이 최종 목표인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하는 일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경매 매물을 여러 건 취득하고 그 매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경비를 소모하고 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그 상가 부동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 이는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며 공직자 재산 공개의 ‘취지’에 따르면 솔직하게 얘기 해야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걸 부동산 임대 전문 법인이라는 이유로 숨기는 것은 합법적이지만 부도덕한 일이다.

돈 못 벌었으니까 그냥 봐줄까?

오히려 돈을 못 벌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권은희 후보가 출마한 것은 국회의원 자리를 건 선거이다. 거기서 승리해 의회에 진출했을 때, 부동산 관련 정책이 결정되어야 하는 순간 권은희 후보가 어떤 이중성을 보이게 될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나같이 우리 사회의 부동산 부자들의 자본 소득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의 경우, 권은희 후보의 배우자가 수십억 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그 가격이 오르길 원하고 있고, 그 부동산으로부터 자본 소득이 발생하길 원하고 있다는 현실은 권은희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해야 하는가를 결정할 때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권은희 후보는 그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숨긴 것이다. 그리고 뉴스타파는 그렇게 후보자가 숨긴 사실을 캐내어 보도한 것이다. 이게 언론이다. 진영논리를 벗어나 유권자가 실제로 알아야 할 사실을 찾아내 보도하는 것. 이것 말고 언론이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논할 가치가 없는 것들

권은희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대표 진영이 발탁해 공천한 후보이기 때문이 뉴스타파가 건드리면 안 된다? 아니 반대로 뉴스타파가 안철수 대표의 편이 아니므로 의도적으로 권은희 후보를 상대로 흠집 내기를 강행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논할 가치가 없는 관점이다. 그렇게 따지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온갖 비리를 보도하는 모든 언론의 보도 행태가 다 문제가 된다. 이들은 대부분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편이 아니다. 또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항상 비판적인 언론들은 모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논리 아닌가?

뉴스타파는 지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언론은 그런 것, 즉 진영논리, 편 가르기, 또는 좋게 말해서 자신들의 보도가 가져올 정치적인 여파, 진영의 유불리, 이런 것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물론 그런 문제를 전혀 안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뉴스타파의 주장은 옳다.

언론이 그런 것을 따지는 순간, 관보로 전락한다. 그 우호적인 대상이 정권이었다면 어용(제발 이 어용이라는 말의 뜻 좀 제대로 쓰자.)이 되는 거고, 대상이 야권이라면 야당 기관지가 된다. 언론은 사실과 맥락에 집중해야지, 정파적 이익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기관지를 원하는가? 아니면 언론을 원하는가?

이런 정파적인 문제로 인해 뉴스타파가 보기 싫어졌다면 당신은 제대로 된 언론을 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냥 당신이 지지하는 정파가 운영하는 기관지를 보시면 된다. 이런 문제로 뉴스타파의 후원을 끊고 싶어졌다면 바로 끊으시라. 만약 뉴스타파가 정상적인 언론으로 성장하려고 한다면 당신 같은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기관지를 기대하면서 후원을 할 때에는 기관지가 되고자 하는 언론을 후원해야 한다. 단순한 논리이다.

그 외에 뉴스타파가 기본적으로는 옳은 보도 태도를 보였지만 보도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 나 또한 뉴스타파의 1차 보도에는 “맥락의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그렇게 품질의 문제를 따지려거든, 같은 잣대를 모든 언론에 같이 요구하면 된다. 아니 같은 뉴스타파의 보도에서도 4대강 문제나 세월호 관련 문제, 즉 이명박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보도에서도 똑같이 품질의 문제로 보도 내용과 방식을 비판하시길 권한다. 그런 것을 본 기억이 없다. 분명히 그런 정부 비판적인 보도에서도 사실 관계에 대한 소홀함이나 맥락 설명의 부족함은 흔히 존재했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우리 편 ‘까니까’ 어떻게 해서든 반박을 하고 싶다는 편 가르기 감정의 발로를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나는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은 논할 가치가 없다.

뉴스타파와 권은희 둘 다 지지하는 이유

다시 강조하지만, 권은희 후보는 법을 어기지 않았다. 불법행위를 무수히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장관이 되겠다고 청문회장에 앉아 있는 그 인간들보다는 훌륭한 후보인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정권의 부정, 경찰의 불법 행위를 불이익을 무릅쓰고 고발했던 내부 고발자 출신의 정의감 있는 후보이기도 하다. 난 지금도 권은희 후보를 지지한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대로 권은희 후보의 배우자는 부동산 투기의 의도를 가진 걸로 볼 수밖에 없는 부동산 임대 전문 법인의 소유자이다. 이 사실은 권은희 후보의 결함이기도 하다. 단, 한 가지 결함이 있다고 해서 지지를 접거나 할 정도로 단세포적인 판단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 어떤 사람도 장점과 결점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즉, 권은희 후보의 수많은 강점과 함께 유권자들이 알아야 하는 하나의 단점이 알려진 것뿐이다.

복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그렇다 하더라도 권은희 후보는 지지할 가치가 있는 후보라는 판단이 든다. 비록 내가 그 후보가 출마한 지역의 유권자가 아니므로 직접 투표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해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권은희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권할 생각도 있다.

괴물과 싸우더라도 스스로 괴물이 되진 말자

그렇게 권할 때에 항상 단서를 붙일 생각이다. 아마 이 권은희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서는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소득자들을 위한 정책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하시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내게 알려준 뉴스타파에 대해서는 언론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당신들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세련되게 보도해 주길 부탁한다.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승리를 위해서는 언제나 싸움 그 자체에 매몰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우리가 싸움 그 자체에 파묻히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싸우는 상대와 똑같아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승리는 아무 가치가 없다. 우리가 상대와 똑같아졌다면 우리가 이긴다 한들, 저들이 이긴 것과 무슨 차이가 생기겠는가?

괴물과 싸운다고 해서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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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물뚝심송
초대필자, 딴지일보 정치부장

월간 더딴지. 딴지 라디오 "그것은 알기싫다", "딴지 이너뷰"

작성 기사 수 : 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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