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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100일 인터뷰

주현우가 쓴 최초의 '안녕들' 대자보 (2013년 12월 10일)

주현우가 쓴 최초의 ‘안녕들’ 대자보 (2013년 12월 10일)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 12월 10일. 고려대학교 담벼락에 붙은 두 장의 대자보. 이제 아무도 쓰지 않는 벽보라는 구식 소통 수단은 최첨단 모바일 시대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도구는 거듭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더 외로운 섬처럼 고립됐는지도 모릅니다. 경쟁과 욕망의 말이 쏟아지고, 탐스러운 이미지가 꿀처럼 넘쳐 흘렀습니다. 하지만 소통과 성찰의 언어는 오히려 더 메말라 갔습니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마음은 점점 더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소통과 성찰이 거세된 최첨단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모순과 역설을 그 초라한 벽보는 단박에 깨뜨렸습니다. 마치 스스로 잃어버린 줄도 모른 채 살아왔던, 나라는 존재, 내 마음이라는 거, 내면 깊숙이 스스로 자기를 가둬버린 봉인. 그 초라하기 짝이 없는 벽보는 마법처럼 그 견고한 봉인을 풀어버렸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는 마치 집단 최면에 걸린 우리에게 그동안 잃어버렸던 질문을 우리의 심연 속에서 다시 길어 올렸습니다. ‘안녕들’ 대자보는 그 질문을 만들었다기보다는 다시 발견해 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안녕’이라는 질문을 지워버린 건 우리 시대의 무한경쟁과 끊임없는 욕망의 속도라는 걸.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가 우리를 지배하는 한, ‘안녕’이라는 질문이 다시 만들어내는 또 다른 무수히 많은 질문들이 끝날 수 없음을 우리는 압니다.

그 ‘안녕’이라는 인사, ‘안녕’이라는 질문이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태어난 지 오늘로 꼭 100일입니다. 안녕들 100일을 맞아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에게 ‘안녕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시공을 채운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청했습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습니다.

0. 몸풀기

–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들 대자보와 함께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수료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서울역 나들이를 제안하며 응답했습니다. 주현우에 이어 두 번째로 1인 시위에 참여했으며, 이후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의 운영과 행사 진행에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이 강태경 씨, 안녕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진 중 한 명이다. 사진은 지난 해 12월 27일 광주MBC에서 거리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당시 태경 씨는 "온라인에서 소통할 수는 있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처: 광주MBC)

인터뷰이 강태경 씨는 안녕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진 중 한 명이다. 사진은 지난해 연말 광주MBC 거리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당시 태경 씨는 “온라인에서 소통할 수는 있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처: 광주MBC, 2013년 12월 27일)

–  ‘안녕들하십니까’ 페북 페이지(이하 ‘안녕들 페이지’)는 어떤 분들이 운영하나요?

주현우 씨를 포함해 안녕들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 위주로 짜여 있었지만, 거듭되는 행사와 이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추가되면서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이 운영진에 들어있습니다.

– 페북 페이지를 개설하자고 의견 낸 분은 누구고, 왜 페이스북 페이지를 선택하셨는지요?

페북 페이지를 운영하자고 의견낸 사람은 사실 잘 기억이 안 납니다. 목요일에 눈을 맞으면서 밤늦게까지 서울역에 가자고 피케팅을 한 이후, 함께 했던 사람들이 해장국을 먹으면서 누군가가 대뜸 제안했었습니다. 대자보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가 있으니 이를 인터넷에 올리자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주현우 씨 대자보가 처음에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 안녕들, 그저 한때의 바람인가?

– ‘안녕들’은 그동안 발언할 기회와 통로(수단)를 찾지 못했던 젊은이(특히 대학생)들이 ‘안녕들’이라는 상징적인 언어, 그리고 대자보라는 오히려 디지털 시대에서 역설적으로 참신하게 느껴지는 형식을 해방의 도구로 삼아, 자신과 친근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동안 억눌렸던 의견(불만)을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일시적인 현상으로서의 속성이 강하다고 보는데요.

일시적인 속성이 강한 것은 사실이고, 다만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을 널리 확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청년을 넘어서서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여성, 노동자들, 밀양의 주민들 등)이 안녕하지 못하다면 만나서 함께 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습니다.

– ‘안녕들’은 초기에 그야말로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동력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일시적 현상으로서의 한계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저희의 초기 목적은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기 문제를 이야기하면서도 고립되지 않도록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에 흩어져있었던 대자보들을 한 권의 책으로 편집했고, 개방적인 총회를 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안녕들 현상을 통해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의제들로 묶인 네트워크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이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강조한 네트워크! (사진: futureshape, CC BY)

인터뷰이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강조한 네트워크! (사진: futureshape, CC BY)

지역, 대학, 여성, 성 소수자, 청소년, 탈핵, 예술 등 이번 안녕들 현상을 통해 만난 사람 사이의 관계들이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앞으로도 ‘안녕들’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서로서로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 자체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먹고사니즘’

– 고 강만길 교수는 [4월 혁명론]에서 4.19가 미완의 혁명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혁명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의 ‘순수함’, 즉, 사회의 정치경제적 토대와 유리된 관념성에서 찾았습니다. ‘안녕들’ 현상이 지속적인 사회 개혁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안녕들’ 현상은 질문에서 지적한 ‘관념성’의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대자보를 자기 공간에 붙이면서 의제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자기의 문제’를 광장으로 들고 나온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정치경제적 토대와의 연관성 역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정치경제적 토대를 요즘의 유행어로 표현한다면 ‘먹고사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녕들 현상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를 매우 중요한 문제로 생각합니다. ‘먹고살기, 어떻게 살고 싶은지’의 문제를 다룬 글들이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예를 들면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던 건국대학교의 대자보는 취업시장에서 팔려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청년의 문제를 지적했었고, 성균관 비천당에서 열린 대자보 백일장에서 장원을 받은 대자보는 대학에 와서도 낭만 없이 경쟁에 목을 매야 하는 현실에 대한 배신감을 담담하게 서술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1년 동안, 자아를 잃어버리는 모습을 대자보에 투영한 건국대 벽보, '안녕들 하시냐길래'

취업 준비하는 1년 동안의 자신을 회고한 건국대 벽보, ‘안녕들 하시냐길래’

안녕들 현상에 주목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에 반응하고 있으며, 검열받지 않고 자신의 먹고사니즘을 이야기하는 경험이 긍정적으로 남는다면 어떤 이름이 되었든 자신의 안녕함을 찾기 위한 운동의 의미는 이어지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안녕들’은 활동의 주요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젊은이, 특히 대학생의 권리 회복과 사회적 의제 형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저희의 방향으로는 꼭 대학생이라는 주체에 갇히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당장 터지고 있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파업만 보더라도 대학교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문제와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죠.

– 그렇다면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대학(교육)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대학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학교육의 문제라면 사회에 진출할 학생들을 열심히 길들인다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라면 대학생들의 팍팍한 생활일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그 팍팍한 생활을 바꾸기 위한 힘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팍팍한 생활에 대해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쉽게 찾기 힘들다는 것이죠.

그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서로 연대하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실험하는 동시에 대학교육의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대학교육은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실제 대학교육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중앙대는 청소노동자 일 인당 100만원씩의 벌금을

중앙대는 박용성 회장을 채권자로 한 파업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내고, 청소노동자가 파업하려면 1인당 100만 원씩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올해 초 중앙대 청소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중앙대 중운위에서 낸 성명서는 청소노동자 파업으로 중앙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다고 걱정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2014년 대학의 모습: 올해 초 중앙대 청소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중앙대 중운위에서 낸 성명서는 청소노동자 파업으로 “중앙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다고 걱정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 말씀하신 문제를 지속가능한 동력으로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하고, 나아가 제도 개혁으로 이어가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지속가능한 동력의 문제는 ‘이 운동에 동참하면 내 문제가 해결되겠구나’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가로 결정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들어야 자발적인 힘들이 모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원론적으로 정리하면, 바꾸기 위한 대상에 대한 공부, 그리고 함께할 사람들을 찾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이 두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 페북 페이지 운영에 관해

– 좀 구체적인 차원으로 내려와 보죠. 현재 ‘안녕들’  페북 페이지 운영진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운영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각 네트워크의 사업이 있으면 그것을 페이지를 통해 알려 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개별 네트워크의 의제들을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 페이지 개설한 당시 아주 짧은 시간에 수십만 명이 페이지 ‘좋아요’를 누르며 관심을 보인 바 있었습니다. 당시 이런 관심과 호응은 분명히 고무적이면서, 동시에 부담이었을 것 같은데요. 요즘은 어떠십니까?

고무적이면서 동시에 부담이 되긴 합니다. 요새는 그래도 열기가 상대적으로 식어서 덜 부담스럽기도 합니다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ㅎㅎㅎ

– 안녕들 현상의 발화점 역할을 한 주현우 씨의 ‘진보신당’ 활동을 빌미로 ‘안녕들’에 동참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세력들을 마치 특정 정파에 종속된 활동으로 매도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그런 공격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우리 스스로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굳이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민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갖고, 세상에 이를 알리기 위해 함께할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 중 하나로 정당은 존재합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활동과 조직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회라면 그런 편향된 반응들은 시민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생각합니다.

4. 지난 100일을 돌아본다

– 특히 강조하신 ‘네트워크’의 성과에 관해서 우선 듣고 싶습니다. 

제 의견이 마치 안녕들의 전반에 관한 공식적인 자체 평가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제 사견임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자체가 매우 우발적으로 생긴 일이었고, 저희도 처음에 어떤 집단을 세우기 위해 활동을 시작한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우선, 전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것, 이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가 생긴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저 개인적으로는 수도권과 지역이 가진 조건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지역과 공동으로 진행했던 작업은 대자보를 모으는 작업, 지역에서의 행사에 참여하고 홍보하는 일, 지역의 대학의 문제를 찾아 듣고 모아서 대교협으로 전달하는 일 정도였습니다.

– 그렇다면 네트워크 활동의 한계는 무엇이었다고 자평하십니까?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거나 지역과 긴밀한 연결 지점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봅니다. 동시에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많은 노력이 드는 일임을 확인했습니다. 물리적인 교통비부터, 공동의 사업을 기획한다는 것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전국나들이에 필요한 내일로 티켓은 '철도노조'에서 지원했지만,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았던 듯 하다. (참고 링크 바로가기)

전국나들이에 필요한 내일로 티켓은 ‘철도노조’에서 지원했다. 하지만 부대적으로 필요한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았던 듯하다. (참고 게시물 바로가기)

– ‘자기 문제’를 화두로 삼은 개별 안녕들 네트워트의 그동안 활동 모습을 좀 들어볼 수 있을는지요?

개별 네트워크의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에 개별 ‘안녕들’ 활동에 관해서는 제가 평할만한 체험과 지식이 부족합니다. 개별 네트워크의 사업들은 전체 안녕들 차원에서 공유하는 것 외에도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들을 자체적으로 진행했고, 그런 경험들 자체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 다양한 의제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는 것은 몹시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다만 도움이 필요할 때 연대를 제안하고, 그 제안에 호응하는 체험 자체로도 아주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다양한 주제의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모아야 하는 일은, 민주노총 침탈처럼 정세가 급박하지 않는 한,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서 꼭 한데 뭉칠 필요도 적을 수도 있고요. 자기 자신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한 문제 제기였기 때문에 쉽게 전체적인 흐름으로 묶어내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안녕치 못하다는 점에서 뭉친다고 하더라도 이유는 제각각일 수 있습니다. 다른 ‘안녕하지 못함’의 이유를 가진 사람들과 강한 소속감과 결속을 느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일 테니까요.

5. 아쉬움과 시행착오들

– 지난 과정에서 시행착오랄까, 아쉬움은 무엇이었습니까?

처음에 책을 준비하는 작업이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안녕들 현상 자체가 너무 비정형적이다 보니 현상 판단도 추상적인 측면이 많았습니다. 논의의 불씨가 좀 더 살아있었을 때 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면 더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의 속도가 최선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또 모르죠, 책이 나오면 이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고민하게 될지요.

– 매체 활용의 차원에서는 아쉬움이 없었는지요?

좀 더 센스있는 유머를 활용하고, 또 다양한 영상 매체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의사소통한다는 것, 특히 페이스북처럼 휘발성이 강한 매체에서 소통한다는 것은 그런 매체의 속성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더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획들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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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운영에서 아쉬운 점으로 뽑은 유머 감각(….) 홍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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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러시안 룰렛’ (….) “철가방에 담아 대교협에 배달”(!)

– 활동의 효율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사소통 방법론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안녕들이 모이는 형태와 방식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쉴 새 없이 달려오긴 했었는데, 어찌 보면 좀 더 일을 고르게 나누면서 함께 논의하는 방식을 더 발전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딜레마이긴 합니다. (민주성과 효율성의 조화라는 차원에서. – 편집자)

안녕들 초기부터 함께 활동한 강태경(좌) 주현우(우) (사진: 안녕들 페이스북)

안녕들 초기부터 함께 활동한 강태경(좌) 주현우(우) (사진: 안녕들 페이스북)

지난 체험을 통해 보건대, 전체 상황을 판단하고,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제안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의 자발성이 살리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기획이나 판단이 무조건 자발성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과 아이디어가 힘을 받고, 또 사회적인 화두로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확인했습니다.

– 예를 들어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가 있었을 텐데, 이를 사례로 들어 설명하면요?

회의를 하다 보면, 뭔가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주저하고 있는 분들, 다른 의견이 있는데 망설이는 분들도 세심하게 헤아려서 편안한 마음으로 의견을 낼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반면 논의가 너무 중구난방일 때는 내용을 갈무리해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판단하는 것 역시 필요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일 텐데요.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습니다.

6. 그래도 안녕들 하길 잘했어!

– 그동안의 활동에서 가장 가치 있는 체험을 뽑자면요?

뜻이 맞는 사람에게 연대를 제안하고 호응해본다는 그 사실 자체일 것입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진 않지만 저는 그래도 썩 괜찮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나름으로 한국사회에 사회의 안녕과 개인의 안녕은 연결되어 있다는 화두를 던진 셈이고, 그에 호응해서 여러 곳에서 자체적으로 모여보는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네트워크 실험의 결실 중 하나인 책이 내일이면 서점에 나옵니다. 책이 나오고, 책을 통해 더 많은 창의적인 발상과 시도들이 생긴다면, ‘안녕들’ 네트워크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3월 20일에 [안녕들 하십니까?]가 서점에 풀린다

6.4 지방선거가 가까이 다가옵니다. 지방선거를 안녕들의 정치참여 기회로 활용해 볼 생각은 있는지요? 

아직 지방선거 자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본격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의견들이 있다면 활용해볼 수 있는 접점이 있을 것입니다.

– 못다 한 말씀이 있으면 끝인사를 겸해 부탁합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현상은 접하는 이들에 따라 아주 다른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그 전부를 모으지는 못했지만, 이 현상을 통해 나타난 목소리를 모은 책이 곧 나옵니다. 책을 통해 이 현상을 좀 더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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