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디지털 네트워크 혁명과 모바일 혁명은 언론을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존 방법을 찾으려는 전 세계 미디어의 시도를 ‘혁신 미디어 동향’에서 정리합니다. 2014년 2월의 미디어 동향입니다. (편집자)[/box]
1. 클릭 저널리즘을 넘어서: 새로운 뉴스 영향력 측정법
잘나가던 업월디의 트래픽이 지난 2014년 1월 반토막 났다. 그 주요 원인은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화다. 페이스북이 (최신)뉴스 콘텐츠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바이럴 효과만을 위한 밈(meme) 노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뉴스피드 알고리즘의 정책 전환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논란 지점은 페이스북이 ‘(최신)뉴스’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업월디가 뉴스서비스인지 아닌지를 페이스북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여부다. 때를 맞춰 업월디는 ‘트래픽이 전부는 아니다’는 주장을 앞세워 새로운 뉴스 영향력 측정방법을 제시했다(업월디 주장 보기).
방문자 수(Page View)가 유일한 뉴스의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업월디의 생각이다. 그리고 뉴욕타임스, 가디언, 미디엄이 업월디의 뉴스 영향력 측정 방법론을 개혁하는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관심 시간'(업월디)
업월디는 ‘관심 시간’(attention minutes)을 방문자 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관심 시간은 전통적인 체류 시간 측정보다 진일보한 요소를 담고 있다. 개별 이용자가 업월디가 소개하는 동영상을 본 시간은 얼마인지, 하루 중 언제 뉴스를 보았는지, 브라우저 새 탭을 열어 업월디 뉴스를 담아놓고 실제로 보았는지 여부 등을 관심 시간은 측정한다.
‘총 소비 시간'(미디엄)
미디엄도 ‘총 소비 시간’(total time reading)이라는 유사한 측정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미디엄에서는 스크롤 속도를 측정하여 개별 글 중 어떤 부분을 이용자가 읽고 있는지 어떤 영역은 건너뛰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를 통해 개별 블로그 포스트의 실질 소비량을 측정한다.
미디엄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모바일에서 가장 읽기 좋은 글의 분량은 7분 정도의 길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훌륭한 포스트는 그 길이와 관계없다. 다만 좋지 않은 글의 경우, 그 길이마저 길 경우 치명적이다”라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인다.
나아가 영국의 가디언도 최근 ‘관심 분석’(attention analytics)이라는 업월디 또는 미디엄과 유사한 자체 분석 시스템을 선뵈면서 뉴스룸 전체에 적용하고 있다.
‘뉴스 홍보비용 넘어선 방문자'(뉴욕타임스)
반면 뉴욕타임스는 방문자 수 중심의 측정 방법에 한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버리기보다는 보완하는 쪽으로 뉴스 영향력을 측정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용자 관여와 뉴스의 영향을 보다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뉴욕타임스는 PAR(Pageviews Above Replacement: 뉴스 홍보비용을 넘어선 방문자)라는 지표를 만들었다.
PAR는 뉴욕타임스가 전사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개별 뉴스의 방문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 쓴 비용 및 시간을 계산한다. 뉴스 홍보비용 대비 방문자 수가 높을수록 뉴스의 매력도가 높다.
어떤 방법론이 정확하게 뉴스 효과를 측정하기 좋은 수단이라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러나 방문자 수 또는 클릭 수라는 단일 지표에 빠져있는 지금의 저널리즘 영향력 측정방법론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저널리즘의 미래는 없다. 방문자 수 또는 클릭 수가 저널리즘 비즈니스의 목표가 될 때 결코 질이 양을 이길 수 없다.
2. 뉴스가 꼭 짧을 필요는 없다: 모바일 탐방보도의 르네상스
미디엄은 포스트마다 해당 포스트를 읽는데 소요되는 예상시간을 적어 놓고 있다. (모바일) 이용자를 위한 배려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미디엄은 7분을 모바일 콘텐츠 소비의 최적 시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말 짧은 뉴스 또는 콘텐츠만 스마트폰에서 소비될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버즈피드는 2014년 1월 9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다 허물어져가는 집을 단돈 500달러에 구입해 이곳을 직접 수리하고 살아가고 있는 드류 필립(Drew Philp)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총 6,000자로 구성된 이 에세이는 버즈피드의 다른 글과 비교한다면 매우 긴 형식임에는 분명하다.
이 에세이는 공개된 이후 2주만에 약 백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에게 읽혔다. 그 중 절반이 PC와 태블릿이 아닌 스마트폰 이용자다. 이 글의 소비시간이 평균 25분임을 고려한다면 실로 놀라운 수치다.
버즈피드 대표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는 두 가지에서 모바일 탐방보도의 르네상스 근거를 찾고 있다. 첫째,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항상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그 공간은 버스 정류장일 수도 있지만 침대 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PC의 클릭보다 모바일의 끝없는 스크롤 방식이 긴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더욱 적합하기 때문이다.
3. 트위터보다 왓츠앱이 뉴스 확산에 더 많이 기여한다
페이스북이 뉴스 확산에 기여하는 바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럼 트위터는 어떨까? Re/Code에 따르면, 왓츠앱이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버즈피드 및 샤잠(Shazam)의 콘텐츠가 트위터보다 왓츠앱을 통해 더욱 많이 공유된다고 한다.
카카오톡을 통해 뉴스 추천을 하거나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이용자에겐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통한 뉴스 공유가 트위터를 통한 뉴스 공유보다 많다는 주장은 매우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1 대1 추천뿐 아니라, 그룹 채팅 형식으로 전달되는 뉴스 또는 찌라시(^^)의 양이 매우 증가했다는 것은 대다수 카카오톡 이용자가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떤 뉴스 또는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고, 실제 공유된 링크를 클릭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4. 뉴스 공유가 최종 소비는 아니다
버지의 애드리언 제프리즈(Adrienne Jeffries)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뉴스가 공유되는 것과 해당 뉴스가 끝까지 소비되는 것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단 제목이 맘에 들면 공유하는 경우, 공유 수가 많으면(뉴스 앞부분에 공유수 노출이 중요?) 일단 공유하는 경우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
업월디의 경우, 동영상 초반에 공유하는 경우도 높고 동영상을 끝까지 본 이후 공유하는 이용자도 많게 나타나고 있다. 뉴스 및 콘텐츠에 대한 공유와 실제 소비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는 결국, 일단 공유부터 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5.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스냅쳇, 왓츠앱의 성공 이유?
기술컨설팅 기업 스트래터지 아이(StrategyEye)의 대표 닉 그래그(Nick Gregg)는, 작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 경쟁 대형기업을 이기고 있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닉 그래그의 주장에 따르면, 스냅쳇, 왓츠앱, 인스타그램, 애어비앤비 등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을 뻔했다. 왜냐하면, 경쟁 서비스인 페이스북, 스카이프, 플리커, 익스피디아 등이 관련 서비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 신생 기업을 경쟁을 뚫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페이스북, 플리커 등 대행 기업은 스마트폰에 집중하지 않았지만, 신생 기업은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며 쿨하게 보이며 시각적으로 예쁜 웹과 앱을 만들었다.
뉴스 코퍼레이션 등 대형 기업은 다양하고 폭넓은 소비자의 이해를 따랐다면, 신생 기업은 젊은 이용자에게 집중했다. 젊은 이용자는 모바일에 빠져 있고, 전통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없으며, 새롭고, 밝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좋아한다.
익스피디아 등 대형 기업은 다양하고, 복잡한 서비스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신생 기업은 단순성에 집중한다. 모바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단순성(simplicity)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