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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해상풍력 30년 계약하는 TSMC와 재생 에너지 100% 달성한 인텔… 마이크론 반도체 팹도 태양광 발전, 관건은 계통 안정성.

다음의 네 가지 주장은 거짓이거나 절반만 사실이다.

  • 주장 1: 반도체 팹은 24시간 돌아야 하므로 간헐적인 재생 에너지로는 가동할 수 없다.
  • 주장 2: 재생 에너지 비중이 높으면 정전이 자주 발생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할 수 없다.
  • 주장 3: 해외 반도체 공장도 실제로는 재생 에너지로 돌리지 못한다.
  • 주장 4: 한국은 재생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고 비싸서 반도체 전력을 감당할 수 없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전기가 필요하니 발전소를 짓는다]는 단순 논리가 너무 강하다. 언론은 물론이고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발전소 몇 개 더 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력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할 때다.
  • 오래된 거짓말 네 가지를 살펴보고 팩트와 사례로 반박해 본다.

이런 주장, 누가 왜 하나.

주장 1: 반도체 팹은 24시간 돌아야 하기 때문에 간헐적인 재생 에너지로는 가동할 수 없다.

  • 판정: 사실이 아니다.
  • 이건 정말 멍청한 소리다. 전기는 발전소에 플러그를 꽂는 방식으로 받아오는 게 아니다.
  • 그리드는 공용 저수지와 같다. 여러 발전소에서 물(전기)을 붓고 이걸 필요에 따라 퍼가는 방식이다. 물 높이(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저수지(그리드)에 붓는 물이 태양광이든 원자력이든 LNG든 전력의 안정성은 그리드 차원에서 해결한다.
  •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은 배터리 저장 장치로 해결하거나 남아도는 LNG 발전 등 유연성 자원으로 보완할 문제다.

주장 2: 재생 에너지 비중이 높으면 정전이 자주 발생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할 수 없다.

  • 판정: 사실이 아니다.
  •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과 계통 관리의 문제를 혼동하면 안 된다.
  • 정전은 전력 공급이 부족할 때도 발생하지만 전압과 주파수의 균형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 전력 수요가 늘면 주파수가 떨어지고 줄면 오른다. 그때마다 전력 공급을 조절해서 주파수를 맞춰줘야 한다. 주파수 조정에 실패했을 때 발전소를 보호하려면 계통 접속을 차단하는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정전이 발생한다.
  • 2025년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전 사태는 전압 제어의 실패와 발전기 보호장치의 연쇄 탈락 등 계통 관리의 문제였다.
  • 2021년 미국 텍사스주 정전 사태는 천연가스 인프라가 얼어붙어서 발생했고 2021년 대만 정전 사태는 변전소 조작 오류가 원인이었다.
  • 2016년 호주 정전 사태는 송전탑 파손이 원인이었지만 역시 계통 관리의 문제였다.
  • 재생 에너지 비중이 높아서 정전이 발생했다는 결론이 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 OECD 회원국의 정전시간(SAIDI)을 분석한 결과 재생 에너지 비중이 늘어난 32개국 가운데 17개국(53.1%)은 오히려 정전시간이 줄었다.
  • 풍력 발전이 전력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덴마크는 연간 정전이 21.9분으로 유럽 최저 수준이다. 재생 에너지 비중과 계통 신뢰도는 반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재생 에너지 때문에 발생한 정전 사고는 한 건도 없다.

스페인 정전 사고도 계통 문제였다.

재생 에너지 + 배터리가 계통 안정성을 만든다.

  •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은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 호주의 혼스데일배터리는 전력 수요에 0.1초 만에 반응한다. 세계 최초로 관성(inertia) 서비스도 제공한다. 캘리포니아배터리는 2024년 주파수 조정 서비스의 84%를 담당했다. 전통적으로 화력 발전소가 하던 계통 안정 역할을 배터리가 넘겨받고 있다.
  • 호주는 2021년 IRP(통합자원공급자)라는 법적 지위를 만들어 배터리 사업자와 VPP 사업자, 화석연료 발전소 등이 같은 자격으로 보조 서비스 시장에 입찰하게 했다. 2021년까지 예비 전력 공급에서 석탄과 가스가 대부분이었는데 2022년 1분기 배터리 점유율이 31%까지 올랐고 지난해 3분기에는 56%까지 늘었다.
  • 캘리포니아 배터리는 2025년 말 15.7GW/59.6GWh로 5년 만에 30배가 됐다.
  • 텍사스도 올해 초 배터리 용량이 13.9GW에 22.9GWh를 기록하고 있다.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주장 3: 해외 반도체 공장도 재생 에너지로는 안 돌아간다?

  • 판정: 사실이 아니다.
  • 주요 반도체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기업 다수가 이미 재생 에너지 조달 비중 90~100%를 달성했거나 그 경로에 있다.

케이스 스터디 1: TSMC는 풍력 발전을 30년 독점 계약했다.

  • 대만의 TSMC는 지난 2020년 오스테드(Ørsted)의 그레이터 창화(Greater Changhua) 2b-4 단지에서 만드는 전기를 20년 동안 전량 사들이기로 계약했다. 세계적으로도 사상 최대 규모 재생 에너지 구매 계약(PPA)이었다. 920MW 규모다.
  • J.K. 린(TSMC 부사장)은 “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할 뿐 아니라 대만의 에너지 전환에도 기여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 올해 4월에는 캐나다 노스랜드파워가 짓고 있는 하이룽(Hai Long) 2A단지 전력을 100%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하이룽 2B단지와 3단지 각각 224MW와 504MW에 2A단지 294MW를 추가하면 모두 1022MW가 된다. 하이룽 단지는 무려 30년 장기 계약이다.
  • 리세서리(Reccessary) 분석에 따르면 대만의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1.3%에서 12%로 늘었지만 여전히 화석 연료 비중이 83% 이상이다.
  • 2023년 기준으로 TSMC가 대만 전체 전력 소비의 8.9%를 차지한다.
  • 대만 반도체 웨이퍼 팹의 재생 에너지 사용 비중은 2024년 기준 14.1%다.
  • TSMC의 재생 에너지 설비 용량은 2023년 3.1GW에서 2024년 4.4GW로 지난해 7.3GW로 늘었다.
  • 지난해 재생 에너지 사용 실적은 5780GWh, 전체 에너지 사용 실적 가운데 재생 에너지 비중은 2020년 7.6%에서 지난해 20.1%까지 늘었다. 대만 사업장만 보면 아직 6.2%다.
  • TSMC는 대만 사업장 기준으로 2030년까지 전력 소비의 6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2040년 재생 에너지 10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케이스 스터디 2: 인텔은 재생 에너지를 찾아 아일랜드로 갔다.

케이스 스터디 3: 인텔은 2012년부터 재생 에너지 100%.

케이스 스터디 4: 인도는 태양광+풍력+배터리를 패키지로 사들인다.

케이스 스터디 5: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선택한 풍력 발전.

케이스 스터디 6: 마이크론 미국 공장도 100% 재생 에너지.

케이스 스터디 7: 아부다비의 24시간 태양광 발전.

케이스 스터디 8: 사막 한 가운데 만든 TSMC 반도체 팹.

케이스 스터디 9: 태양광+배터리으로 24시간 돌릴 수 있다.

케이스 스터디 10: 구글 버지니아 데이터센터도 재생 에너지 90%.

주장 4: 한국은 재생 에너지가 부족하고 비싸다?

재생 에너지가 더 싸다.

재생 에너지로 되나 안 되나, 질문을 바꿔야 한다.

  • 논쟁이 겉도는 이유는 성격이 전혀 다른 세 가지 질문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 첫째, 1초도 전기가 끊기면 안 된다는 건 하나마나한 소리다. 전력 품질은 계통의 문제다.
  • 둘째, 재생 에너지 100%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에서 전기를 직접 끌어와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증서 구매와 PPA도 포함된다. 일단 저수지를 키워야 한다.
  • 셋째, 간헐성 역시 계통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하루 단위 간헐성은 배터리로 해결하고 계절 단위 간헐성은 해상 풍력이나 일부 LNG 발전을 병행해야 할 수도 있다. 계통의 문제를 재생 에너지 탓을 하면 안 된다.
  • 김종규(식스티헤르츠 대표)는 “AI 데이터센터의 경우는 전력 사용랑이 급등하거나 급감 할 수 있는데 원자력은 이런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없고 당연히 계통에 연결해서 관리해야 하는 건 재생 에너지와 다를바 없다”고 지적했다.

결론: 메가 프로젝트, 재생 에너지를 파격적으로 늘려야 가능하다.

  • 재생 에너지는 간헐적이라 반도체 공장에 쓸 수 없다는 건 멍청한 소리다.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재생 에너지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고 당연히 반도체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 ASML 한국 사업장은 이미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했는데, 삼성전자의 국내 RE100 이행률은 9%, SK하이닉스는 11% 수준이다. 차이를 만든 것은 태양과 바람이 아니라 제도와 선택이다.
  • 삼성전자는 한국의 전체 산업용 전력의 17%를 쓴다. 메가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이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엠버(Ember)에 따르면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쓰는 전기가 한국 전체 태양광+풍력 발전량보다 20% 이상 많다. 재생 에너지 발전량을 파격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재생 에너지 100%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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