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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이재명 정부의 남은 3년 반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때문에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 이재명 정부는? 이재명(대통령)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감도 강하고 정책적 의지도 강하다.
  • 그런데 어제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시장을 이기기는커녕 애초에 정책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다음 액션 플랜이 있을까. 일단 정확한 상황 파악과 냉정한 진단이 필요하다.

어떤 내용인가.

  • 큰 것부터 살펴보자.
  • 첫째,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바꾼다. 실거주 1주택자는 깎아주고 비거주 1주택자는 올린다. 주택 수가 아니라 합산 가액 기준으로 과세하기로 했다.
  • 둘째, 양도세도 장특 공제를 없애고 장기 거주에 공제를 준다. 오래 들고 있다고 깎아주는 게 아니라 실제로 거주한 경우에만 깎아준다.
  • 셋째, 월세 세액 공제를 늘린다.

보유세 강화라는 큰 방향.

  • 공정시장 가액 비율이 60%에서 70%로 오른다. 3주택 이상+조정지역 다주택자는 2028년 80%까지 오른다. 그만큼 세금 부담이 커진다.
  • 세율도 오른다. 과표 6억~12억 원 구간은 1.0%에서 1.3%로. 법인은 2.7%에서 5.0%까지 오른다.

무슨 의미인가.

  • 보유세와 거래세 모두에서 거주 여부를 강조했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취지다.
  • 비거주자 입장에서는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올랐다.
  •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늘린다는 취지다.
  •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모두 약발이 떨어진 상태다. 서울 아파트는 74주 연속 올랐다. 지난 5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중단하면서 매물이 잠겼다는 비판이 많았다. 어떻게든 손을 대야 할 상황이었다.

어떻게 볼까: 되살아난 징벌적 과세 논란.

  •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그동안의 주장과 어긋난다. 늘어난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 당연히 보수 진영에서는 징벌적 과세라고 반발한다. 거주든 비거주든 1주택자를 때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논리다.
  • 증세 효과도 크지 않다. 2% 대상의 타깃 증세로 실효세율이 오를 리 없고 조세 형평성도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종합부동산세가 5년 동안 2.2조 원 정도(순액법) 늘어난다. 2029년 이후로 해마다 2.2조 원 정도 더 걷힌다.
  • 거주 1주택 세금을 깎아주는 게 맞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유세 강화라는 큰 방향과도 맞지 않다.
  • 보유와 거래를 모두 어렵게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계곡 정비보다 쉽다”, 이재명이 X에서 했던 이야기들.

  • “부동산 정상화는 어려운 일이지만 계곡 불법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는 쉬운 일이다.”
  •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정상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다.”
  • “나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 꼭 뿌리 뽑겠다.”
  •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000보다 훨씬 쉽고 중요한 일이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바로잡겠다.”
  • “비거주 1주택이라도 투자·투기용이라면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하다.”
  • “다주택자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다.”
  •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께 묻는다. 이들로 인한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나.”
  • “잠긴 매물은 질식할 것이고, 버티기는 더 큰 부담을 안길 것이다. 세제·금융·규제 등 막강한 권한으로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얼마든지 있다.”
  • “집을 사고파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것이 이익이나 손실이 되게 할지는 정부가 정한다. 팔기 싫으면 그냥 두시라.”

기획자는 누구일까.

  •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수현(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있었다. 김수현은 2023년에 펴낸 ‘부동산과 정치’에서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지 못했다, 그냥 못 잡은 정도가 아니라, 두 배 넘게 뛰어버린 아파트 단지가 허다했다”면서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 문재인 정부는 대출 규제의 타이밍을 놓쳤고 유동성 관리에 실패했다.
  •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재명(대통령)이 총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는 갑자기 “실거주 1주택인데, 초고가 주택에 대해선 추가 보유 부담을 하는 데 동의하면 1번, 아니면 2번을 써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찬성 의견이 90%, 반대 의견이 10%였다.
  • 이어서 “얼마 이상부터 추가 부담을 부과할지 20억, 30억, 40억을 얼마로 할지는 앞글자 눌러달라”고 했고 “30억 원이 많다”고 하자 “의외네, 50억은 할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 김용범(청와대 정책실장)이 “20억도 꽤 많다”고 하자 “그거 하면 우리 큰일 날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 결국 어제 발표에서는 20억 원이 초고가 주택의 기준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건 이재명(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계곡 철거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제 나온 대책의 상당 부분이 지난 반년 동안 이재명이 X에서 했던 주장을 반영한 결과였다.

한시적 퇴로, 석 달 만에 후퇴한 양도세 중과.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년 동안 풀고 2029년이면 닫힌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했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없앤 것을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도입했다가 윤석열 정부가 4년 동안 유예했고 올해 5월에서야 시행됐다. 이재명(대통령)이 지난 1월 X에 “5월 9일 종료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연장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라고 했던 그 제도다.
  • 그런데 석 달도 안 돼서 후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주택자는 내년에 5%포인트, 2028년에 10%포인트를 가산한다. 3주택자 이상은 10%포인트와 15%포인트를 가산한다. 2029년이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로 늘어난다.
  • 장기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되 한시적으로 매도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악마화의 관성.

  • 최병천(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민주당은 부동산 부자를 악마화하는 관성을 버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노무현 정부는 강남 부자를 악마화했고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악마화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한 갭 투자 악마화는 이재명 정부로 넘어왔고 이재명 정부는 급기야 비거주 1주택자까지 악마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비거주 1주택자는 모두 나름의 사연이 있다. 세금을 때린다고 해서 갑자기 집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들이 실거주로 들어간다고 해서 공급이 풀리는 것도 아니다.
  • 최병천은 “효과 없는 부동산 정책을 반복하는 건 ‘코끼리를 생각하지마’ 효과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대책이 실패했고 앞으로도 집값이 더 오를 거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강화하는 결과가 된다는 이야기다.

더 깊게 읽기: 다섯 차례 토론회에서 나왔던 질문.

  • 초고가 주택을 얼마로 잡을 거냐는 게 쟁점이었는데 종부세는 20억 원, 양도세 공제 확대 상한은 30억 원으로 잡았다. 세율이 아니라 공제 상한으로 구획을 나눴다.
  • 주택 수가 아니라 합산 가액 기준으로 가야 한다는 제안은 받아들였다.
  •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종합부동산세의 용도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 비아파트 대책도 빠졌다.

반응은? 전세+월세로 풍선 효과 우려.

  • 큰 틀은 맞다. 한겨레는 세제 개편은 공정 과세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주용과 비거주용의 차등도 맞는 방향이다.
  •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효선(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실거주 1주택 혜택 강화로 수도권 상급지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양도세 중과 완화 효과는? 보유세가 2년 뒤 두 배로 늘어나겠지만 실거주 1주택자는 팔 이유가 없고 비거주 1주택자는 월세 인상으로 버틸 가능성이 크다. 비거주 1주택은 결국 전세나 월세다. 주거 불안이 더 커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남아있는 질문: 버틸 수 있을까.

  • 국민의힘은 “생색만 내는 양두구육 개편”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민주당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 퇴로를 열어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매물이 나올까.
  • 전세와 월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세 매물이 이미 30%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월세 세액 공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 이은형(건설산업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가 줄고 매물이 사라지면서 전세와 월세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결론: 무엇이 정상화인가.

  • 정책적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 집값 안정이 목표가 아니라고 했고 당장 법인세가 100조 원 이상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세수 확대도 크지 않다. 초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증세를 보편적 증세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 양극화가 더 심화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똘똘한 한 채가 안 나오면 덜 똘똘한 한 채로 쏠린다. 강남과 한강 벨트가 고소득+자산가들이 모여사는 지위재 역할을 강화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다.
  • 덜 똘똘한 한 채까지 뜨는 상황에서는 세금 부담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도 있다. 정부가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자칫 수습하기 어려운 임계점을 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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