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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주차(12.01~12.05)

내란 핵심 피고인들이 서로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내란 주요 책임자들 간 책임 공방도 본격화 되었습니다. 지난주 윤석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여인형은 자기 책임을 부정한 반면 김봉식은 자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윤석열은 자기 책임을 부하들에게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12.3 내란 1년이 된 이번 주에는 세 개의 재판이 모두 진행되었고, 특히 윤석열 재판에는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주요 장면 중심으로 돌아봅니다.

1. “몰라도 한참 몰라서..” 여인형에 이어 노상원까지 비하 🤣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12월 4일(목요일) 윤석열의 공판 기일에서는 계엄 당시 노상원의 지시로 정보사령부 소속 부하들을 보내 선관위를 점령했던 문상호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문상호는 구속 상태로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로, 계엄 해제 이후 국회에 출석해 노상원을 모른다고 뻔뻔한 거짓말을 태연히 내뱉기도 했었는데요. 

문상호(왼쪽)와 노상원.

문상호는 그때와는 달리 법정에서는 비교적 담담하게 당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는 검사의 질문에 대답했습니다. 상록수 역 롯데리아 등 사전 모의한 사실과 계엄 당일 노상원의 지시를 받고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출동 대기시켰던 사실, 자신이 부하 대원들에게 단독군장과 권총 휴대에 더해 실탄까지 챙기라고 지시했던 일, 과천 중앙선관위로 부하들을 보냈던 과정 등에 대해 대체로 사실관계를 시인하는 답변을 했습니다.

특히, 노상원과 자주 통화하며 노상원이 자신의 해외 출장 일정까지 취소를 요구하고 인원 선발 과정을 챙기는 등 사실상 지시받는 관계였다는 점을 진술했습니다. 자신은 노상원의 지시를 김용현의 지시로 이해했기 때문에,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9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고동희 정보사령부 계획처장(왼쪽)은 계엄 선포 후 선관위 장악 작전을 현장 지휘. 중앙선관위 CCTV 화면 갈무리.

문상호가 퇴장한 이후, 윤석열은 이번에도 직접 발언을 요청하며 중언부언 장광설을 쏟아냈습니다. 자신은 방첩사와 사이버사가 선관위에 가는 것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정보사가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고, 주도한 것은 김용현이었이며 자신은 디테일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입니다. 물론 거짓말입니다. 정보사의 선관위 점령 계획은 노상원이 주도했는데, 윤석열은 계엄 해제 의결이 이루어진 직후에도 비화폰으로 노상원에게 전화 걸어 대책을 물어보는 등 노상원과 직접 소통을 해왔음이 이미 법정 증언으로 드러났습니다(⇨ 주간내란재판 9호 참조).

또한, 부정선거 조사가 매우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애초에 군이 할 수 없고, 자신은 그 어려움을 잘 알기에 그런 지시를 할 리 없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부방대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전문가 변호사들 정도 수준이 되어야…(부정선거 조사가 가능하다)”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부방대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속해서 퍼뜨리고 있는 황교안이 만든 극우 단체입니다. 방첩사, 정보사, 사이버사 등 첩보와 기밀을 다루는 부대들보다 음모론을 주장하는 일개 극우 단체 변호사들이 더 뛰어나다는 인식을 표출한 것입니다. 감옥에서도 여전히 부정선거 음모론에 중독되어 있음을 스스로 실토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노상원이 수사단을 구성해 부정선거를 검증한다는 등의 계획은 “그 자체가 애시당초 이걸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허황된 계획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여인형에 이어 이번에는 노상원을 바보 취급하는 말을 공연히 한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김용현에게 지시한 것은 선관위가 과거 국정원이 지적했던 보안 상 문제점을 개선했는지 정도만 확인하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당연히 김용현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의 주장이며, 물론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군부대를 보냈다는 점에서 이미 명확한 불법입니다. 

2. 시민 폭도 취급하는 김용현 변호인

  •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등 재판(2024고합1522)

김용현과 변호인들은 여전히 법정에서 김용현의 책임 공방과 무관한, 내란을 정당화하다는 내란선동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5일(금요일)에 열린 김용현 공판에는 민영준 국회 비상계획업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변호인은 갑자기 우원식 국회의장의 월담 사진을 제시하며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원식 의장이 담을 넘은 것이 아니라 3문에 매달려 있는 사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경찰 간부들의 재판에서, 국회의장 경호대장 김성록 증인이 3문에서 4문 사이의 낮은 격자무늬 철제 울타리를 발견했으며 자신이 먼저 담을 넘었고, 이어서 넘어오는 우원식 의장을 찍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김용현의 혐의와 무관함에도, 계엄을 해제한 국회와 의원들의 노력을 비하하는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2024년 12월3일 밤 11시경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는 모습. 우원식 의장 페이스북.

또한 변호인단은 이번에도 군인들이 아닌 달려온 시민들이 국회를 위협했다며, 시민들을 가리켜 ‘폭도’, ‘테러분자’, ‘총기 탈취 시도’ 운운했습니다. 경찰이 시민들을 막은게 아니라 시민들이 군인들의 정당한 출동을 막은 것이고, 계엄군이 총구를 겨눈 상황에서 안귀령 당시 더불어민주당대변인 등이 총을 잡고 항의한 것을 무기 탈취 시도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애초에 계엄이 선포되지 않았다면, 군이 침투해 들어가지 않았다면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갈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회와 선관위에 군부대를 출동하도록 불법적인 지시를 한 것은 윤석열과 김용현이었습니다. 법정을 무대 삼은 내란 선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기타: 반성을 모르는 윤석열, 신속한 유죄와 중형 선고만이 답

지난 3일(수요일)은 12.3 내란이 일어난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옥의 윤석열은 여전히 조금의 반성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윤석열은 변호인단을 통해 발표한 입장에서 민주당이 과도하게 정부 인사를 탄핵했다느니, 선관위 공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느니 등 여전히 내란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은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수호책무의 결연한 이행”이라는 등 궤변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그 스스로 발표한 계엄 포고령에는 전 국민의 기존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담겼고, 국회를 폐쇄하고 언론통제를 선언했습니다. 또한 “모든 책임은 군 통수권자였던 제게 있다”고 했지만, 정작 재판에서는 매번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비하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반성을 모르는 윤석열에게 하루 빨리 유죄 선고와 함께 중형이 선고되는 것만이, 내란이 가져온 정치적 혼란을 종식하는 지름길일 것입니다.

이번 주의 재판 동향 요약

  • 윤석열 재판에서는 문상호가 나와, 노상원의 세세한 지시에 따라 선관위 침탈 과정을 준비하고 진행했던 경과들을 진술했습니다. 윤석열 측은 문상호와 직접 소통한 사실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이미 윤석열과 노상원과 직접 통화하고 논의한 사실이 법정 증언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윤석열은 노상원을 바보 취급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단체가 방첩사나 사이버사보다 전문적이라는 등 여전히 음모론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김용현 등 재판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월담이 거짓이고 시민들이 계엄군을 가로막거나 폭행했다는 등, 시민들을 테러분자라며 내란 선전선동을 계속했습니다. 윤석열이 불법 계엄을 선포한지 1년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내란이 완전히 종식되지 못한 모습입니다. ⇨ 서명 링크
📢 중형 선고 촉구 온라인 서명

참여연대는 12월 3일부터 윤석열과 내란범들에 대한 중형 선고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12월 18일까지 진행합니다. 모아진 서명은 12월 22일(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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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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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재판 (개요)

4월 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현직 군인 피고인들을 제외하고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공판은 3개로, 모두 지귀연 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 설명이 필요없는 내란 우두머리 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12.3 내란의 세가지 큰 덩어리,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모두에 대해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입니다. 

2)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2025고합51) : 내란에 관여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입니다. 내란에서 경찰은 위 세가지 덩어리에 모두 투입되었으며, 계엄군과 보조를 맞추어 국회와 선관위 주변에 배치되고, 방첩사령부 등의 정치인 체포 시도에 협조했습니다. 

3)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한 재판(2024고합1522) : 윤석열의 명령을 받아 12.3계엄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입니다.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설립하고 계엄군을 움직여 실행했으며, 특히 선관위를 점거해 직원들을 체포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했습니다. 

⚖ 주간내란재판 (연재)

시민들의 노력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8:0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새로운 정부도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내란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구속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형사재판도 아직 초반 단계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내란 재판의 근황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주간 재판의 흐름을 핵심만 요약해 짚어주는 ‘주간 내란재판 리포트’를 연재합니다. 

⇨ 지난 리포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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