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나경원 벌금 2400만 원 맞고도 의원직 유지… 세월호 이후 11년, 시스템이 작동했다.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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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유죄, 의원직은 유지.
- 나경원(국민의힘 의원)이 벌금 2400만 원을 맞고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 6년 전 패스트트랙 사건 1심 결과가 나왔다. 나경원과 송언석(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26명이 모두 유죄를 받았지만 벌금형에 그쳤고 5명의 의원 모두 의원직을 지키게 됐다.
- 국회법 위반은 벌금 500만 원 이상이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그런데 어제 법원은 나경원에게 특수공무집행 방해로 벌금 2000만 원과 국회법 위반 혐의로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 쪼개기 선고다. 전체 벌금은 2400만 원인데 국회법 위반은 500만 원이 넘지 않으니 의원직을 잃지 않는다.
운전 중 스마트폰은 위험.
-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는 항해사가 스마트폰을 보느라 변침 시점을 놓친 게 원인이었다. 해양경찰이 항해사와 조타수를 긴급 체포했다.
- 사고지점 1.6km 전방에서 방향을 틀어야 했는데 부딪힌 무인도 100m 앞에서야 알아차렸다. 사고 직전 속력은 시속 45km였다. 항로 이탈 3분 만에 발생한 사고였다.
쟁점과 현안.
해경이 달라졌다.
- 세월호 사고 이후 체계가 잡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 충돌 10분 만에 89톤급 경비함정이 도착했다.
- ‘즉시 승선 즉시 통제’ 매뉴얼을 따랐다. 경찰들이 배에 올라타서 상황을 통제했다.
-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안전지대로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 대형 경비함정 진입이 쉽지 않자 소형 경비정 여러 척이 교대로 승객을 태워 큰 함정으로 옮겨 실었다.
- 고박을 단단히 해서 선체가 기울어지지 않았던 것도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요인이다. 화물 적재 한도도 넘기지 않았다.
- 세월호 사고 때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가장 먼저 탈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선원 21명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지귀연 압수수색.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귀연(서울중앙지법 판사)의 룸살롱 의혹을 파고 있다.
- 공수처는 영장을 받아 지귀연의 택시 앱 사용 기록 등을 확인했다. 지귀연은 룸살롱에서 한두 잔만 마신 뒤 여성 종업원이 오기 전 자리를 떴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깊게 읽기.
“한동훈 잘했다.”
-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이 자꾸 숟가락 이야기를 하니 김민석(국무총리)과 정성호(법무부 장관)가 공치사를 했다.
- 김민석은 페이스북에 “한동훈을 만나면 항소를 잘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는 글을 남겼다. 정성호는 “한동훈의 소신 있는 결정, 평가받을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 정작 국민의힘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송언석(국민의힘 원내대표)이 이런 말을 했다.
- “황당함을 넘어 철없다는 생각이 든다. 항소 결정을 하니 승소 가능성이 제로이고 국고만 축낸다는 식으로 막무가내식 비난을 퍼부었던 사람이…” 누가 항소 결정을 했는지, 여전히 주어를 빼놓고 이야기한다.
이재명과 한동훈이 간첩인가.
-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윤석열 재판에서 한 말이다. “싹 다 잡아들이라는 말은 누구를 두고 한 말이냐”고 묻자 윤석열이 “간첩 아니겠냐”고 해서 나온 말이다.
- 윤석열은 “국가정보원이 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홍장원은 “그렇다면 여인형(당시 방첩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다르게 읽기.
금산 분리 완화 아니라도 방법 많다.
- AI 투자에 엄청난 현금이 필요하니 금산 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 최태원(SK 회장)은 “국민성장 펀드가 150조 원 규모로 조성돼 있지만 솔직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주회사의 자산운용사 소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 박상인(서울대 교수)은 “SK하이닉스가 시장에서 인정 받는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주식이나 채권 등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본을 조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 이황(고려대 교수)은 “정책 금융이나 전략 펀드 등 다른 대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급하니까 다 풀어준다는 접근은 산업 자본 리스크 → 금융 위기 → 실물 경제 충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좌파 정상은 총리가 만나라.”
- 윤석열이 이런 말을 했다.
- “계엄 직전 11월에 남미 페루하고 브라질에서 APEC과 G20 다자 회의를 갔었는데요. 가서 보니까 전부 뭐 조금 사는 나라는 뭘 원조해 달라는 둥 뭐 이런 얘기 소위 말해서 좀 포퓰리즘적인 좌파 정부 정상들을 대거 초청을 해놨습니다. 원래 멤버도 아닌데. 그래서 제가 요다음 해에는 좀 힘드시더라도 총리님 보고 이런 데를 좀 가시라 하고 나는 좀 중요한 외교에 집중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수 있습니다.”
- 검사가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덕수에게 내가 가야 하는 행사를 당분간 대신 가줘야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으니 한 말이다.

항생제 복용 세계 2위.
- 항생제 만능주의가 조용한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하루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32개다. 1위는 튀르키예 41개다.
- OECD 회원국 평균은 20개다.
-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용도라 감기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 질병관리청 조사에서는 한국 국민 72%가 “항생제가 감기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의사들도 21%가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항생제를 처방한 적 있다”고 답변했다.

해법과 대안.
온실가스와 빈곤, 뭐가 더 중요하냐고?
-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기후변화의 세 가지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했다.
- 첫째, 기후변화 때문에 인류가 멸망할 일은 없다.
- 둘째, 기온은 최선의 지표가 아니다. 1.5도 목표를 넘더라도 버틸 수 있지만 충격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 크다.
- 셋째, 기후변화에 맞서는 것 못지않게 빈곤과 싸우는 게 중요하다.
-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려면 사람들을 살리는 데 돈을 써야 한다. 백신이 사람들을 살린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빌 게이츠의 주장은 엄청난 논쟁을 불러왔다. “기후변화와 가난, 질병이 별개의 양동이처럼 보이지만 모든 양동이에 난 구멍과 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고맙다”는 트럼프에 빌 게이츠는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
-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는 트루스 소셜에 이런 글을 남겼다. “기후변화 사기극에서 승리했다. 빌 게이츠가 마침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용기 있는 행동이다.”
- 빌 게이츠는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나는 여전히 기후변화 대응과 공중 보건에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말라리아를 없애기 위해 기온이 0.1도 오르는 것을 감수하겠다”고 했지만 기후변화가 덜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도 했다.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 건가. 실제로 해외 원조 예산은 기후와 보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매우 한정된 자원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숫자 게임이다.”
관심의 총량.
- 윤지로(클리프 대표)는 “진짜 제로섬인 건 관심이라는 자원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 “관심은 물리적으로 시간의 제약을 받고 시간에 따른 휘발성도 강하다. 중요한 국면에서 프레이밍 전쟁이 펼쳐지는 건 관심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방편이다. 빌 게이츠는 기후와 빈곤을 저울에 올려놓는 바람에 ‘변심했다’는 오해를 샀을 뿐 아니라 마치 기후부정론에 힘을 실어준 것처럼 오독까지 불러일으키며 두 문제가 받아야 할 관심을 흐트러뜨렸다.”
오늘의 TMI.
워킹맘 고용률 64%, 역대 최고.
- 고용률은 늘고 경력 단절 여성이 크게 줄었다.
- 미성년 자녀와 사는 54세 이하 기혼 여성 가운데 경력 단절 여성의 비중은 15%다.
- 워킹맘 고용률 64%는 경제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일본은 75%, 영국은 74%, 미국은 67% 등이다.
- 신경아(한림대 교수)는 “제도의 변화가 사람들의 생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맞벌이가 보편적인 규범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최후의 수단인 경력 단절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M 커브가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30대에 여성 고용률이 낮아졌다가 40대부터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30대 여성 고용률이 4년 연속 올라 40대 고용률을 넘어섰다.
- 지난 25년 추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고용률이 늘었지만 M형 커브의 골짜기가 뒤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30대 남성 고용률은 역대 최저.
- 여성 일자리가 18만 개 늘었는데 남성은 7만 개 가까이 줄었다.
- 경기 부진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탓이다.
- 물론 그래도 여성 고용률보다 높다. 30~34세는 남성과 여성이 85%와 76%, 35~39세는 각각 89%와 71%다.
뉴욕 증시는 또 급락.
-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AI 관련 거품 우려가 여전히 크다.
-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1.6%와 2.2% 내렸다.
- 리사 쿡(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은 “자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벤치마크 대비 높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말했다.
- 밀러 타박(매트 말리 전략가)은 “투자자가 지금 쏟아붓는 AI 투자가 5년 뒤에 과연 이익을 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5조 달러 가치 입증할 수 있나.
- 엔비디아 시가 총액이 5조 달러를 넘겼다가 꺾인 상태다.
- 엔비디아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871억 달러와 1101억 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3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64%에 이르지만 여전히 주가수익 배율이 50배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12배 수준이고 반도체 업종 평균은 25배 정도다.
- 세계적으로 AI 관련 설비 투자가 올해 6000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달러 규모로 늘어날 거라고 하지만 그래도 5조 달러 가치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2023년부터 팔린 호퍼 칩이 대략 400만 개 1000억 달러 매출인데 올해부터 내년까지 팔릴 블랙웰과 루빈 칩이 2000만 개 5000억 달러 매출을 올릴 거라는 게 엔비디아의 자체 추산이다. 5배 이상 늘어날 거라고 하지만 이미 이런 장밋빛 전망이 주가에 반영돼 있는 상태다.
- 2030년까지 이렇게 더블 성장이 가능할까. 지난 1주일 주식 시장의 흐름은 아직 시장에 확신이 없다는 반증이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2주 동안 700조 원 예산 심의 제대로 될까.
- 보통 10월 국정감사가 끝나면 예산 심의에 들어간다. 12월2일이 예산 확정 기한이라 11월 중순에 시작해 2주 남짓한 동안 심의를 끝내야 하는 일정이다.
- 김태일(고려대 교수)은 재정 총량 사전 검토와 지출 사후 검토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 첫째, 재정 총량을 사전에 검토하면 미리 계획서를 받아 국회가 승인하게 하자는 취지다.
- 둘째, 사업 목표가 얼마나 달성됐는지 평가하고 사업 예산을 조정하는 제도다.
책임만 늘어난 독립.
- 전시 작전권 전환을 논의하면서 동시에 주한미군에 더 강하게 의존하는 상황. 김종대(전 정의당 의원)는 “전시 작전권 전환의 함정”이라고 평가했다.
- 김종대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재명 정부 임기 중에 전시 작전권을 돌려받지만 그때쯤 이미 모든 역내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구조가 완성돼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는 선택권은 없고 책임만 있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 성명은 더 심각하다. “북한의 침략”이 “북한을 포함한 모든 역내 위협”으로 바뀌었다.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에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 “이 모든 걸 내주고 한국이 받아낸 것이라곤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이라는 문구 하나다. 3500억 달러라는 국부가 유출되는 걸 감수하고 지정학의 한 복판으로 뛰어든 대가다. 전략적 자율성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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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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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노조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의 입장은 새벽 배송을 금지해서 자정부터 5시까지 물류센터의 심야 노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고,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 ‘쿠팡본부(준)’는 새벽 배송 금지라기보다는 자정부터 5시까지 배송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 그리고 주로 사무직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쿠팡그룹노조 쿠니언에서는 아직 입장이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쿠팡 노조(과거 민주노총 소속이었다가 탈퇴해서 현재는 독립노조. 주로 쿠팡 CLS 소속 배송기사가 대부분)는 새벽 배송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본부(준)는 비슷한 주장이고, 이런 주장이 쿠팡노조와 부딪히고 있기 때문에, 쿠팡물류센터지회 등에서는 노노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쿠팡 회사에서 직접 입장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