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천 칼럼] 명령 불복종한 군인들, 총 들고 설친다고 움츠려들 국민들이 아니다.

사태의 전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최대 미스터리는 윤석열이 도대체 왜 무엇을 얻고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다.

헌법 제77조에 의하면, 국회 과반이 의결하면 계엄이 해제된다. 윤석열도 그걸 모르진 않았을텐데 강행했다.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왜 계엄이라는 ‘수단’을 사용했는지, 도무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사태를 일으켰으면, 분명 뭔가 얻고자 하는 게 있었을 것 아닌가.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 첫째, 총선 부정선거론에 과잉몰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극우 유튜브 채널을 열심히 보다가, 황교안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도 국무총리에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한 사람이다. 이번에 공개적으로 계엄령을 찬성하며, 한동훈-우원식의 체포를 주장했다.
  • 둘째, 계엄을 선포하자마자 중앙선관위를 쳐들어갔다. 선관위에 국회보다 많은 병력을 투입했다. 부정선거 물증을 확보를 위해서였을 것이다.
  • 셋째, 이재명과 한동훈, 우원식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다. 헬기로 이동중인 특전사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통화로 이동을 확인했다. 특전사는 북한 관련 작전인지 알고 출동했더니, 도착해보니 국회였다고 한다. 다행히 현장의 작전 사령관은 이상한 낌새를 채고 의도적으로 대원들에게 ‘실탄’ 지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 넷째, 윤석열은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직접 전화 통화를 해서, 한동훈 체포를 지시했다. 홍장원 차장은 지시를 거부했다. 국정원장도 지시를 거부했다.
  • 다섯째, 한동훈은 국정원과 특전사 사령관 채널을 통해 본인에 대한 ‘체포명령’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됐다. 윤석열이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윤석열을 가만히 두면 앞으로 무슨 짓을 더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윤석열이 선관위를 노린 이유.

이게 지금까지 밝혀진 사태의 전말이다. 윤석열의 ‘전술적 목표’는 두 가지였다.

  • 첫째, 총선 부정선거 입증.
  • 둘째, 이재명과 우원식, 한동훈 체포.

이들을 체포한 이후에 과천에 있는 구금시설에 가두려 했다고 한다.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를 보면, 국회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의 정신세계는 ‘극우 유튜브의 세계’에 갇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석열은 이재명과 한동훈, 우원식을 체포 및 구금한 이후에, ‘계엄 하에서 총선 재선거’를 의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윤석열이 여전히 몰랐던 것이 있다. 설령, 이재명과 한동훈, 우원식 등의 체포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후 사태는 간단치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은 ‘정체성’ 자체가 민주화운동 세력이다. 플레이어들의 대부분은 시위, 구속, 체포의 경험을 갖고 있거나 그런 각오를 하고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대부분이 그렇고 나도 마찬가지다.

싸울 줄 아는 국민들, 너무나도 어설펐던 친위 쿠데타.

만약 계엄군이 ‘작전’을 성공시키려 했다면, 세 가지를 각오했어야 한다.

  • 첫째, 국회의원들을 개머리판으로 두들겨 패면서 체포를 강행했어야 한다.
  • 둘째, 계엄 해제를 위한 국회 회의 소집을 압도적인 물리력으로 제압할 각오를 했어야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사실상 국회의원에 대한 위협 사격까지를 각오했어야 한다.
  • 셋째, 이재명과 한동훈, 우원식을 체포하고, 국회 본회의를 물리력으로 제압하더라도, 그 다음에 발생할 대규모 시위대를 제압할 각오를 했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 플레이어들과 지지층은 이런 불법 위헌적 계엄 을 눈 뜨고 좌시할 사람들이 아니다.

12월 4일 오전부터 국회와 광화문 일대에는 수천 수만명의 시위대를 마주하게 됐을 것이다. 수십년 동안 거리시위로 단련된 시위대를 제압하려면, 윤석열은 시민 3000명 정도는 짓밟고 갈 각오를 했어야 한다. (미얀마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대규모 유혈사태 이후 군 일부에서 대규모 반발이 일어날 경우, 다시 이를 제압하기 위해 내전을 감수했어야 했다. (역시, 미얀마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발포를 한다고 해서 움츠려들 국민도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군인들이 명령을 따를 리도 없다.

요컨대, 2024년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윤석열의 친위 쿠테타가 실제로 성공하려면, 국회의원들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수많은 사상자를 만들 정도의 각오가 필요했고, 1980년 광주 때보다 더 많은 규모의 유혈진압을 각오해야 했고, 사실상 ‘내전’을 각오해야했을 거란 이야기다.

왜냐하면, 제 정신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시민이라면, 군인이라면, 언론사 관계자라면, 윤석열의 불법-위헌적 쿠데타의 목표도 동의하지 못하고, 절차와 수단도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하루라도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불법과 위헌을 덮기 위해, 더 큰 불법과 더 큰 위헌적 행위를 했어야만, 그리고 더 큰 유혈 사태를 각오했어야만, 그래서 정말이지 대한민국을 너덜너덜한 제3세계 수준으로 망가뜨린 다음에야 친위 쿠테타가 노리는 전술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계엄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것이다. 시민사회의 평화적 일상이 모두 무너지고, 폭력의 결정체인 군(軍)이 사회를 지배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이런 시도만으로도 윤석열은 단 하루도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극우 유튜버의 망상 속에서 살면서 국가적 의사결정의 권한을 쥐고 있는 윤석열을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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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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