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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이진숙.

지금이 민주당 정권이라고 가정해 보자.

  • “수구 기득권 세력과 언론 재벌에 포섭된 방송은 손을 봐야 한다”며 TV조선과 채널A를 가만둬서는 안 된다고 한 사람이 방통위원장에 임명돼도 되나.
  • 천안함 침몰은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나.
  • 연예인과 영화감독을 우파와 좌파로 나누고 우파 영화를 보면 우리 몸의 DNA가 우파로 바뀐다고 말하는 사람이 공직을 맡아도 되나.
  • “독한 우파와 싸움에서 이기려면 그들보다 더 독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방송 통신 정책을 총괄할 수 있다고 보나.
  • 김준일(시사평론가)은 “두려운 것은 이진숙보다 더한 사람들이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오는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권은 능히 그런 인물을 어떻게 해서든 찾아내서 임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쟁점과 현안.


힐빌리의 노래, 속편.

  • 힐빌리(hillbilly)는 중부 애팔래치아산맥 주변의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백인들을 부르는 말이다.
  • ‘힐빌리의 노래’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제임스 데이비드(JD) 밴스가 쓴 책 제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이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 벨트’의 트럼프 지지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밴스는 한때 “네버 트럼프”를 외치면서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에 ‘문화적 헤로인’이라고 비판했는데 2020년 대선 때는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돌변했다. 폴리티코는 “매우 극적이고 의심스러운 정치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책을 가장 열성적으로 읽는 독자들에게 등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 1984년생이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투자 전문가로 일했다. 학비를 벌러 해병대에 자원해 이라크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2022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입문 18개월 정치 신인이다.
힐빌리(‘백인 촌뜨기’) 출신의 성공한 보수주의자(J. D. 밴스)가 쓴 [힐빌리의 노래: 위기에 처한 어느 가족과 문화에 관한 기록] (영어 2016, 한글 2017)과 트럼프(출처: Gage Skidmore, CC BY SA).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빌리’로 상징되는 ‘남겨진 자들’의 선택은 잘난 도시 것이 아니라 광대 트럼프였다. 아래 이미지는 원작을 영화화한 동명 영화(2020, 넷플릭스).
[힐빌리의 노래] (2016)에서 트럼프를 힐빌리의 마약이라고 비판했던 JD 밴스는 2024년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됐다. 사진은 2024.07.17. 구글 검색 화면 갈무리.

트럼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오른쪽 귀에 커다란 거즈를 붙이고 등장했는데 한 시간 가까이 앉아 있으면서 한 번도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때까지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전략이다.
  • 조합원 130만 명의 트럭 운전사 노조 대표가 무대에 올라와서 “나는 전임자가 했던 것과 같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게 한다. 트럭 운전사 노조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다.

더 깊게 읽기.


디올 백 돌려주라 했다면 국고 횡령.

반란표 8표 나올 수도.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분열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표결을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로 미룬 건 이탈표가 늘어날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 분열을 넘어 분당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민주당이 개혁신당에 한동훈(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이 제안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을 발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말도 돈다. 재의결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 갤럽 조사에서는 ‘읽씹’ 논란 이후 한동훈의 지지율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르게 읽기.


검사도 울고 가족들도 울고.

박희영 용산구청장. 2022년 모습. 용산구 제공.

엑시트 코리아.

  • “한국은 기업 수출 대국(big exporter)이다.” 미국 기업의 복귀를 지원하는 리쇼어링이니셔티브가 펴낸 지난해 보고서 가운데 한 대목이다.
  • 지난해 미국에 새로 생긴 일자리 29만 개 가운데 14%가 한국 기업들이 만든 일자리다.
  • 그렇다면 한국은?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ODI)는 634억 달러, 5년 동안 3454억 달러에 이른다.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GDP의 1.5%에 그쳤다. OECD 38개국 가운데 30위다.

해법과 대안.


첫 직장 잡기까지 11.5개월.

  • 10명 가운데 1명은 취업까지 3년이 넘게 걸렸다.
  • 15~29세 인구가 817만 명, 1년 전보다 24만 명 줄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50.3%. 취업자는 383만 명으로 줄었다.
  • 시간제 일자리 비중이 23.4%, 첫 직장에서 200만 원 이하 임금을 받는 경우는 59.8%였다.

20대 81%가 캥거루족.

  • 일본에서는 ‘패러사이트 독신(기생 독신)’이라고 부른다.
  • 한국이 OECD 1위다. 이탈리아가 80%, 그리스 78%, 스페인 77%, 포르투갈 75% 순이다.

정치만 있고 정책은 없는 이유.

  • “정치 개혁을 하려면 모두(冒頭) 발언을 없애야 한다.”
  • 윤형중(LAB2050 대표)은 “정치부에 수년간 근무해도 국회 상임위 회의 한 번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일주일에 두어 차례 최고위원회 회의를 하는데 이때마다 기자들이 가득 들어찬다. 기자들은 모두 발언만 듣고 빠져나온다. 모두 발언을 없애자는 건 정치인들이 언론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발언을 흘리는 창구로 변질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 정무적 발언과 정무적 관점의 보도, 윤형중은 “정책이 비주류화된 정치는 언론과 정치의 합작품”이라고 강조했다.
  • “사회 문제가 국회에서 어떻게 포착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그 법안들이 상임위와 법안심사 소위를 어떻게 거치고, 상임위에서 가결된 법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본회의에 회부되고 법률로서 완성되는지 등의 일련의 과정을 제대로 추적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기자들이 양산된다.”

필리핀 가사 도우미, 최저임금으로 출발.

이 사진은 연출된 것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MB표 버스 중앙차로의 위기.

  • 만 20년이 됐다. 강갑생(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은 “획기적인 변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첫째, 전용차로 속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07년에는 시속 22km였는데 지난해 시속 18km로 줄었다. 승용차는? 도심 구간 기준으로 시속 14km에서 시속 19km로 빨라졌다.
  • 둘째, 버스의 수송 부담률은 2009년 28%에서 2022년 20%로 떨어졌고 지하철은 35%에서 44%로 뛰었다.
  • 셋째, 준공영제의 재정 부담도 커졌다. 2020년까지 1600억~2900억 원 수준을 유지했는데 2021년 4561억 원, 2022년 8114억 원, 지난해에는 8915억 원까지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승객이 급감한 효과다. 적정한 수준의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 버스 노선 개편과 배차 간격 조정으로 운행 수입을 11% 이상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신차 90%가 서포트카.

오늘의 TMI.


한우보다 한염소가 더 비싼 이유.

무시무시한 휴대폰깡.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윤석열의 먹튀.

  •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큰 재미를 본 사람이 ‘사람에게 충성하라’고 강권하는 건 일종의 ‘먹튀’다.”
  • 강준만(전북대 교수)은 김건희 ‘읽씹’과 한동훈 배신 논란을 두고 “문제의 핵심을 외면한 어리석은 자해(自害)”라고 지적했다. “진짜 나쁘고 무서운 배신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는 이야기다.

한동훈은 과대평가 됐다.

  • 우리는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운 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말초적이지만 새로운 이슈에 집중한다. 시난 아랄(MIT 교수)의 ‘새로움(novelty)의 가설’을 진흙탕 싸움이 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 이진순(와글 이사장)은 “상업주의 언론은 이런 부박한 기억상실증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 이진순은 “윤석열과 친윤계 후보들의 자책골 덕분에 한동훈의 소신과 개혁성이 과대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쟁자 반사이익으로 그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얄팍한 말장난과 일관성 없는 경박함으로 그 직을 수행하기에는 여당 대표의 자리가 너무 무겁다”고 지적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원주중앙시장에 방문한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4. 02. 26.

즉강끝? 엄포는 사절이다.

  • 북한의 도발을 ‘즉시 강하게 끝까지’ 응징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방 전략이다. 그런데 그 즉강끝을 국민들에게도 쓴다.
  •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때는 동료 교사들이 집회에 참석한다고 하니 파면과 해임까지 거론하며 엄포를 놨다. 의대 증원 논란도 업무 개시 명령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밑천이 다 드러났다. ‘즉’과 ‘강’은 했는데 ‘끝’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돌아와 달라고 호소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이영창(한국일보 사회부장)은 “국민은 강인한 지도자는 좋아할지언정, 매사 격노하는 지도자는 질색”이라고 지적했다. “밖(외교)에선 호인 노릇을 하고, 안(내치)에서만 엄격한 전근대 가부장의 모습을 그만 보고 싶다”는 이야기다.

피드백.


상징 조작.

  • 이오지마의 깃발 사진 관련해서 의견을 주신 분이 있습니다. “논란은 있지만 연출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연출보다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일부 설명을 누락했다는 게 정확한 설명”이라고 하셨습니다.
  • 글쎄요. 말씀하신 대로 깃발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바꿔 다는 장면을 찍은 사진입니다. 총알과 포탄을 뚫고 적진 한 가운데 들어가 깃발을 꽂는 그 순간이 아니죠.
  • 수리바치산 정상에 깃발을 꽂는 순간을 담은 사진은 이것입니다. 훨씬 임팩트가 떨어져 보이지만 이게 바로 그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미군이 찍은 사진이고요.
  • 조 로젠탈(AP통신 사진기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깃발이 걸려 있었고 해병대 사진작가는 철수한 뒤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깃발이 멀리서 잘 안 보인다고 바꿔 걸라는 지시가 내려오죠.
  • 조 로젠탈이 찍은 이 사진은 단순히 같은 자리에서 깃발을 바꿔 꽂은 게 아니라 아예 등장인물도 다르고 시차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미군이 정상을 점령한 뒤였죠. 대각선의 강렬한 구도가 돋보이는 사진이지만 1초만 늦었더라도 훨씬 긴장감이 떨어지는 사진이 됐을 것입니다.
  • 두 번째 사진의 사람들은 전쟁 영웅이 됐습니다. 사진 속의 군인 세 명이 전쟁 도중 죽었고요. 존 브래들리로 알려진 군인의 아들이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이라는 책을 써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이었죠.
  • 조 로젠탈은 평생 조작 논란에 시달렸고 퓰리처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기자가 연출을 부탁한 건 아닙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깃발을 다시 세운 것도 아니고요. 타임은 “이 사진이 의도됐다(posed)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면서도 “오해할 수 있는(misleading)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깃발을 꽂은 뒤에도 전투는 두 달 가까이 계속됐고 2만6000여 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 이 사진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미군이 일본 땅에 깃발을 꽂았다) 미국에서는 마치 전쟁에 이기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사진을 국채 발행을 위한 홍보 도구로 활용했고요.

제목을 압도하는 사진.

  • 어제 슬로우레터에서 상징 조작의 위험을 경고한 대목이 사진 기자가 현장을 왜곡했다고 비난하는 것처럼 읽혔다면 오해입니다.
  • 에반 부치(AP통신 기자)가 타임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죠. “나는 그 자리에 있었고 내 일을 한 것뿐이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죠. 기자는 당연히 그림을 좇게 마련이고요. 다만 사진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상징 조작이 일어나고 본질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을 돌아보자, 이런 제안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7월15일 신문 1면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아홉 개 일간지 가운데 트럼프 주먹 사진을 쓴 곳이 일곱 곳이군요. 제가 데스크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상대적으로 서울신문과 한겨레가 임팩트가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첫째, 다른 언론이 모두 쓸 것 같은 사진을 피했을 것 같고, 둘째, 트럼프의 프로파간다 같은 이런 사진을 써도 되나 망설였을 것 같습니다.
  • 실제로 주먹 사진을 쓴 신문은 제목도 ‘대세론’, ‘흔들다’, ‘강해졌다’, ‘출렁’ 등으로 사진이 제목을 압도하는 모양새입니다. 서울신문은 ‘증오와 분열’을 강조했고 한겨레는 ‘격랑’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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