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잡을 수 없는 불, 리튬 배터리 폭발 사고.

  •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었다.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아리셀에서 불이나 22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 출입구가 2개인데 출입구 근처에서 불이 났고 다른 쪽 출입구의 위치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망자 22명 가운데 20명이 외국인이고 15명은 여성이다.
  • 지름 30cm 높이 45cm 크기의 원통형 리튬 일차 전지 3만5000여 개가 연쇄 폭발했다. 이런 종류의 금속 화재는 물이나 이산화탄소 살포 등 통상적인 방법으로 끌 수 없어 자연 진화되기만 기다려야 했다.
  • 스마트폰과 랩톱 PC,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리튬 전지는 폭발에 취약하다. 불이 붙으면 1000도까지 올라가고 물과 만나면 가연성 가스가 발생한다.

물 뿌리는 게 맞나?

쟁점과 현안.


국민의힘 7개 상임위원장 수용.

  • 민주당이 먼저 11개를 가져가고 남은 7개다.
  •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패싱하고 상임위를 강행하고 입법 청문회를 열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법사위나 운영위 가운데 하나를 달라고 매달렸지만 민주당은 양보하지 않았다.
  • 추경호(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 폭주를 막기 위해 등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상임위를 다 내주면 더 문제라는 데 용산도 같은 생각이었다”는 이야기다.

이재명 사퇴? 연임 선언.

  •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에서 물러난다고 했다. 8월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 요건을 맞추려는 작전상 후퇴다.
  • 이재명이 민주당 대표 연임에 성공하면 김대중(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차기 지도부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다. 2026년 6월 지방 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듬해 3월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
  • 한겨레는 이재명의 예견된 선택을 “양날의 칼”이라고 분석했다.
  • 첫째, 이미지가 과도하게 소모되고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 둘째, 강성과 정쟁 이미지가 부각돼 중도층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
  • 셋째,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다섯 번째 오물 풍선.

  • 통일부가 수거한 풍선을 분석했는데 생활 쓰레기보다는 일정한 크기로 절단된 종이와 비닐, 자투리 천이 많았다. 풍선에 집어넣기 위해 급조한 오물이라는 분석이다.
  • 아동용 의류나 양말, 장갑 등은 여러 번 기운 흔적이 있었다. 페트병은 라벨과 뚜껑이 제거돼 있었다. 디즈니와 헬로키티 등의 캐릭터가 그려진 의류도 있었는데 모두 무단 도용한 모조품이었다.

더 깊게 읽기.


“한동훈의 자기 정치, 대통령이 화가 났다.”

  • 한동훈이 “채 상병 특검을 수용하자”고 제안한 걸 두고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다.
  • 한겨레와 만난 한 친윤계 의원은 “이런 식으로 자기 정치를 하는 데 대해 대통령이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탄핵 분위기로 몰고 가겠다는 것 아니냐”며 “필요할 때는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단물을 빨아먹고 대통령을 이용한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도 발의됐는데 그것도 받을 거냐”고 지적했다. 홍준표(대구시장)는 “현 정권과 차별화는 대선 1년 전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얼치기 후보가 벌써 흔든다”고 비판했다.
  • 대통령실 관계자가 “공수처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동훈-민주당 연대 가능할까.

  •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의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어차피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해도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할 게 뻔하다면 민주당이 한동훈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 민주당 특검법은 특검 후보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명씩 추천하게 돼 있는데 한동훈은 대법원장 같은 제3자에게 추천권을 주자는 게 차이다.
  • 김재섭(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이 정도도 추진할 용기가 없다면 어떻게 재집권을 운운할 수 있겠나.”

윤석열의 고민.

  • 윤석열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108명 단일 대오를 지켜야 한다.
  •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어느 후보도 서운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나경원이든 윤상현이든 불만을 품으면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은 “전당대회가 끝난 뒤 친윤과 비윤이 더 뚜렷하게 갈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한 국민의힘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 “용산이 감당할 문제다. 총선은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으로 망쳤다. 채 상병 특검을 윤석열이 키웠다는 이야기다.
이종섭(전 호주대사, 전 국방부장관, 일명 ‘런종섭’)과 윤석열(대통령).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당시는 국방부장관. 2023.09.15.

다르게 읽기.


전공의 복귀 안 하면 후유증 5년 간다.

  • 전공의 공백 사태가 4개월을 넘기고 있다.
  • 필수 의료 공백이 더 커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장을 떠난 전공의가 9600여 명, 이 가운데 복귀율은 8%가 채 안 된다.
  • 전공의 복귀가 미뤄지면 이런 일이 생긴다.
  • 첫째, 해마다 배출되는 신규 전문의 90%가 사라진다. 대학병원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전문의도 내년에는 거의 나오지 않게 된다.
  • 둘째,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 의대생도 복귀하지 않는다. 2000명 늘리는 것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데 3000명이 유급을 당하면 2024년에는 7500명이 한 학년이 된다.
  • 조선일보는 “어떻게든 복귀 명분을 주고 전문의 배출이 끊이지 않게 해서 의료 파국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찬수(의과대학협회 이사장)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라도 돌아오게 하려면 정부가 지금이라도 전공의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 정부가 약속한 건 첫째,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둘째,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고, 셋째, 필수 의료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 등인데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게 없다. 필수 의료 수가 인상 약속도 안 지켜졌다.

바닥없는 기시다 지지율.

세 명 지지율 모두 합쳐서 80% 수준. 윤석열(대통령),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2023년 11월 16일. APEC 2023,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의 ‘제조업 고혈당’.

  • 중국의 과잉설비와 과잉생산이 글로벌 경제의 화두다. 글로벌 제조업 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 ‘제조업 고혈당’이란 말이 나오는 건 중국 정부의 금융 지원이 제조업의 과잉 생산을 부추기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킨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입이 늘고 에너지 가격을 부추겨 미국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 1985년 미국은 일본과 독일을 압박해 엔화와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이른바 플라자 합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다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산업 생산은 과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3% 정도 늘었는데 재고가 11%나 늘었다.
  • 강남규(중앙일보 선임기자)는 “중국의 내수 부진이 주요 요인이지만 수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것도 재고 증가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해법과 대안.


차멀미 1000배의 고통.

  • 너무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안락사는 구원 같은 거예요.” 열두 번의 항암치료를 견뎌낸 한 유방암 환자의 말이다.
  • 같은 병실에서 절망과 공포, 고통과 싸우다 무너지는 동료 환자들을 지켜보면서 “저런 죽음은 싫다”고 몇 번을 되새겼다고 한다. 항암 치료를 받을 때마다 차멀미 1000배의 고통과 온몸이 따끔거리는 고통을 사나흘 겪어야 했다.
  • 한국일보 설문조사에서는 한국 국민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이 의료 조력사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한국인 사망자 10명 가운데 8명은 병원에서 숨졌다. 연명 의료 중단으로 삶을 끝낸 경우는 17%밖에 안 됐다.
  • 윤영호(서울대병원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은 시기와 대상자를 죽음이 임박한 임종기로 제한해 자연적 죽음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사망 한 달 전에 지불하는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의 30~40%에 이른다. 말기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무의미한 의료 행위를 받다가 사망하고 있다.”
  • 조력 사망을 지원하는 스위스의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이 지난해 기준 162명에 이른다.
  • “회복 불가능한 환자가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는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끝낼 방법이 죽음밖에 없기 때문이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희망이다.” 디그니타스에서 조력사 승인을 받은 환자의 딸이 한 말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두 가지 전제 조건.

  • “우리가 우주로 로켓을 쏘고 탐사선을 보내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만큼 실패조차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 이종필(건국대 교수)은 영일만 유전의 20% 확률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 첫째, 정부와 석유공사, 그리고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가 발표한 내용이 그대로 온전히 의심의 여지 없이 믿을 만한 결과여야만 한다.
  • 둘째, 에너지 구조를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빨리 재편해야 한다.
  •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처럼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국가 차원으로 총력 지원한다면 우리도 에너지전환의 선두에 올라설 수 있다. 아니, 선두가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는 어떻게든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는 21세기의 ‘탄소 없는 석유’와도 같다.”
  • 에너지 전환 없는 석유는 독이 든 성배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신재생에너지는 재생에너지에 ‘신에너지’를 더한 개념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개념으로 신재생에너지법 제2조 1항에 그 정의가 규정됐다. 문제는 여기에 재생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변환한 에너지’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이미지는 SK E&S 미디어룸. 내용은 그린피스 참고.

오늘의 TMI.


51도 폭염에 메카 순례 사망자 1300여명 사망.

  • 기후위기가 경제적 약자부터 덮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 14~19일이 이슬람의 성지 순례 기간이다. 183만 명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다녀갔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은 평생에 한 번 이상 의무적으로 메카에 다녀가야 한다.
  • 사망자 가운데 83%가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불법으로 입국한 저소득 계층이다. 사망자가 1300명이 넘고 부상자가 2700명이 넘는다. 해마다 사망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지난해 6배 규모다. 변변한 교통수단도 없고 숙박 시설도 예약하지 않고 걸어서 성지 순례를 하다 온열 질환으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워싱턴포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50년이면 목숨을 위협하는 더위가 1년에 182일 이상 지속될 거라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카바(Kaaba, 석조 신전)는 무슬림의 제1성지로 여겨진다. 전 세계의 무슬림은 메카를 향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카바를 향해 예배한다.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가야 할 곳이다.

탄소 포집에 3조 원 쓴다.

“파트에서 에이스가 되겠음.”

  • 제지공장에서 숨진 19세 노동자의 수첩에 적힌 말이다. “하기 전에 겁먹지 않기”, “구체적인 미래 목표 세우기” 같은 계획이 적혀 있었다.
  •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개월 현장 실습 뒤 정규직으로 채용됐는데 설비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 설비실에서 황화수소 등 유독 가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2인 1조 작업도 지켜지지 않았다.

순직 인정된 변희수, 현충원 안장.

  •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조치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국방부가 “강제 전역 처분으로 발병한 우울증”이라며 순직을 인정했다. 유족들이 현충원 이장을 신청했고 보훈부가 승인했다.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은 “인권의 시간은 우리의 편”이라는 루스 긴즈버그(전 미국 연방 대법관)의 말을 인용했다.
고 변희수 하사. 1998년 6월 11일~2021년 3월 3일. 대한민국의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 위키미디어 공용.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헌정 질서 투쟁에 돌입했다.

  • “대통령은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국회 해산권이 없는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약자다.”
  • 조선일보에 실린 김영수(영남대 교수)가 쓴 칼럼이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선이 아니며 우중의 원한(르상티망: ressentiment)과 결합하면 끔찍한 악을 낳는다”는 분석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보수 진영의 공포와 무력감을 읽을 수 있다.
  • 스티븐 레비츠키(하버드대 교수)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망가뜨렸는가를 다룬 책인데 김영수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공격하는 논리로 쓴다.
  • 민주당이 “정당이 상대 정당을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는 상호관용(mutual toleration)을 가져야 한다”는 제 1규범과 “제도적 권리를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절제(forbearance)를 지켜야 한다”는 제 2규범을 파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윤석열을 만든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

  •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은 윤석열이 총선에 지고도 이긴 것처럼 행동하는 두 가지 이유를 추정한다.
  • 첫째, 정치를 모른다.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정치다.
  • 둘째,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다.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 성한용은 조선일보가 “윤석열이 아무리 못해도 친북 좌파 세력의 준동보다는 낫다”고 한 걸 두고 “이른바 보수는 염치가 너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 그래도 좋은가” 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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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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