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2024년 4월4일 (목).
“예측은 늘 빗나갔다”, 조선일보의 마지막 기대.
- 김창균(조선일보 논설주간)은 “대통령의 불통에 성난 유권자들이 총궐기해서 여당 100석이 무너지는 비상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도 재의결로 강제할 수 있고, 입법을 통해 의대 증원 2000명 방침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
- 김창균은 “선거 열세에 몰린 쪽에서 마지막 기대는 곳은 늘 숨어있는 ‘샤이 지지층’”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징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 “여론조사 응답을 거부한 보수 유권자가 실제 투표에 참여한다면 예측치보다 여당이 선전할 수 있지만,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투표 자체도 기권한다면 여당 완패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란 이야기다.
“쿨한 사과로 전화위복을”, 중앙일보의 조언.
- 이정민(중앙일보 칼럼니스트)은 윤석열(대통령)이 사과에 인색한 건 박근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순실과 연관 고리를 인정하는 바람에 공격의 빌미를 줬고 탄핵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 이정민은 “박근혜의 비극은 공멸을 막을 정치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표류하며 시간을 허비한 정치력 부재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 “100% 완벽한 정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문제는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고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드는 사과의 기술, 즉 정치력에 달렸다. 쇠도 달궜을 때 치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게 타이밍이다. 상대가 들을 자세가 돼 있을 때 진정성 담긴 사과를 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사과 요구 높은 지금이 바로 그때다.”
“그건 알겠고, 그래서 어떻게 풀려고?”
- 이현상(중앙일보 논설실장)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돌아설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 “2000명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는 바람에 퇴로가 막혀 버렸다. (중략) 고집이 신념으로 승화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신념이 고집으로 여겨지기는 어렵지 않다. 소통하지 않는 신념은 고집일 뿐이다.”
- 윤석열이 뒤늦게 전공의들에게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인 상태다.
2030 무당층 30%가 변수.
- 갤럽 조사(3월 넷째 주)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답변이 17%였는데 20대 이하는 38%, 30대도 29%나 됐다. 30대 이상에서는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20대 이하는 여전히 무당층 비율이 높다.
- 엄경영(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2030은 탈정치, 탈이념, 탈진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일종의 ‘정치 혐오’가 일상화됐고, 진영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 2030을 끌어안을 공약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국가 장학금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민주당은 게임 중독 근거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젊은이가 망친 나라, 노인이 구한다?
- 김진(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100분 토론’ 발언에서 보수 진영의 위기의식을 읽을 수 있다. “60대 이상 투표율을 극적으로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지만 60대 이상 투표율은 언제나 높았다.
- 경향신문은 “2030 투표율이 가장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전체적으로 투표 의향이 늘었지만 2030세대는 줄었다. 김진의 표현에 따르면 노인들은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오지만 젊은이들은 관심이 덜한 상황이다.
“투표율 71%면 세상 바뀐다.”
- 이재명(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49개 지역구가 3% 안팎의 격차를 보이는 박빙이라고 본다.
- 동아일보가 만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역구에서만 최소 151석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무서운 건 패배주의다.”
- 국민의힘은 “최악의 분위기는 벗어났다”고 보면서도 사표 심리 때문에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계속해서 위기감을 강조하는 이유다.
- 국민의힘은 55개 지역구가 박빙이라고 본다. 여기서 무너지면 100석도 안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국혁신당 지지율 25%.
- 연합뉴스 조사다. (응답률 12.4%, 무선 전화 면접 방식) 만약 실제로 25%를 얻으면 최대 17석을 확보하게 된다.
- 국민의미래가 24%, 더불어민주연합은 14%에 그쳤다.
부울경도 뒤집히나.
- 오늘 아침 신문의 핵심 키워드는 “경합”과 “박빙”이다.
- 부울경(부산과 울산, 경남) 40석 가운데 민주당은 12석을 가져간다는 전략이고 국민의힘은 33석을 지킨다는 입장이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의 최고 기록은 2016년 8석이었다.
- 서울 중‧성동갑에서는 전현희(민주당 후보)가 윤희숙(국민의힘 후보)을 크게 앞서고 있다. 부산 북갑에서도 재선의 전재수(민주당 후보)가 서병수(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서울 중‧성동을(박성준-이혜훈)과 서울 영등포갑(채현일-김영주) 등은 오차 범위 안이다.
- 오늘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을 가늠할 D-6일이다.
쟁점과 현안.
양문석 딸 대출 11억 원 회수한다.
- 새마을금고가 양문석(민주당 후보, 경기 안산갑) 딸의 사업자 대출을 회수하기로 했다. 양문석 딸이 물품 등을 구매했다고 제출한 증빙 서류 가운데 일부는 이미 폐업한 회사 명의로 돼 있었다.
- 이복현(금융감독원 원장)은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면 편법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검사를 해도 안 해도 오해를 받을 것”이라며 “모든 결정은 제가 한 것이니 잘잘못에 대한 책임도 제가 진다”고 말했다.
재외 투표율 62.8%.
- 실제로는 유권자 197만 명 가운데 15만 명이 유권자 등록을 했고 이 가운데 9만 명이 투표를 했다. 실제 투표율은 4.7%로 봐야 한다는 게 조선일보의 분석이다.
- 조선일보는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뻥튀기를 했다고 지적했지만 4.7%도 낮은 수치는 아니다. 재외 투표가 도입된 2012년에는 2.5%였고 2016년은 3.2%, 2020년에는 1.9%에 그쳤다.
다르게 읽기.
여론 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보수’가 있다고?
- 여론 조사에서 이른바 ‘샤이 보수’가 응답을 거부해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답변이 부풀려져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진보 과표집 논란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 10%포인트 넘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 디지털타임스는 “5% 정도 ‘샤이 보수’의 결집 여부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형준(배제대 교수)은 “전화 여론조사의 경우 500개 샘플로 하고 응답률도 15%밖에 안 돼 정치 적극 참여층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선거 1주일 전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는 비율이 40%, 당일 결정하는 사람도 10% 이상이라 유동적인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다.
- 홍성걸(국민대 교수)도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다 표집됐다고 본다. “대부분 여론조사 업체가 안심번호 혹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거는데, 대다수가 안 받는다. 결국 의도를 가진 사람만 응답을 반복적으로 한다. 그래서 여론조사가 틀릴 가능성이 높다.”
- 경향신문은 “샤이 보수가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상병(정치평론가)은 “표본오차 구간을 감안해서 추이만 읽으면 된다”고 말했다. “샤이 보수는 존재하지만 파괴력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투표를 안 할 가능성도 크고 반반으로 흩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상병은 많아야 1~2%포인트 정도 될 거라고 보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비율.
- 갤럽 조사에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32%, 진보라고 평가하는 사람은 28%였다.
- 그런데 실제로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진보 성향이라는 답변 비율이 더 높다. 이를테면 KBS와 한국리서치의 서울 종로 지역 유권자 조사에서는 보수가 26%, 진보가 30%였다.
-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일보는 “보수 과소 표집 논란과 무관하게 민주당 우세를 보여주는 여론조사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수 표집이 늘더라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4.3 추념식, 윤석열은 안 왔다.
- 한덕수(국무총리)만 왔다. 지난해는 대통령 추념사를 대독했는데 올해는 총리 명의로 추념사를 냈다.
- 이재명은 “4.3 학살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집단이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비난했다.
- 윤석열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100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연세대 교수)을 만났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김형석은 “한일 관계 정상화는 어려운 일인데 정말 잘 해냈다”고 덕담을 건넸고 윤석열은 “용산으로 이전 후 참모들과 한 건물에 있다 보니 늘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4.3을 모독한 이들이 버젓이 여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며 “온전한 명예 회복 대신 벌어지는 거대한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더 깊게 읽기.
대만에 규모 7.2 강진.
-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원자폭탄 32개 위력이다.
- 최소 9명이 죽고 940명이 다쳤다. AFP통신은 “엄격한 건축 규제와 광범위한 재난 안전 의식 덕분에 큰 재앙을 피했다”고 평가했다.
-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R&D가 고무줄인가.
- 33년 만의 예산 삭감에 이어 내년에는 최고 수준 증액을 하겠다고 한다.
- 박상욱(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예산 복원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기존의 트랙이 아니라 새로운 고속 선로로 갈아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나눠 먹기 행태가 정말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조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사후 설명이 없었다”면서 “윤석열의 일방적인 호통과 지시로 시작된 연구개발 삭감은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오늘의 TMI.
포브스 부자 순위에 오른 테일러 스위프트.
- 순자산이 11억 달러다.
- 포브스 억만장자는 2781명이다. 2330억 달러의 베르나르 아르노(LVMH 회장), 1950억 달러의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1940억 달러의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 순이다. 여성 비율은 13.3%다.
푸바오는 중국으로.
- 1354일만이다. 중국에 가면 판다 보전 구역에서 출퇴근 없이 야생에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된다고 한다.
-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다. 멸종 위기종이라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서 판다가 태어날 경우 4세 이전에 중국으로 반환한다는 규정에 따른 조치다. 애초에 2014년 중국 정부가 푸바오의 부모를 선물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한국에 보냈다.
- 용인 에버랜드에는 6000명 이상의 환송 인파가 몰렸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막판 보수 결집이 관건이다.
- 존 조그비(조그미인턴내셔널 대표)가 선거 예측을 했다가 틀렸다는 비난을 받자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틀린 게 아니다. 내가 어느 당이 이긴다고 얘기했기에 그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 박성민(민컨설팅 대표)은 “올해 총선은 시대정신이 없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망가졌고, 보수정당에서 자유주의가 망가졌다. 각 지역 후보들을 보면 반칙과 특권으로 도배를 한 사람들이 나와 있다. 원칙 있는 승리, 공정과 상식 다 무너졌다. 주류교체 전쟁과 패권전쟁만 남았다.”
- 박성민은 “박근혜 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묻지마 보수’는 20%로 쪼그라들었고 맹목적으로 민주당을 찍는 사람은 20%에서 30%까지 늘었다.
- 막판에 보수가 결집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민주당 단독 과반을 저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2030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데 투표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동훈은 정치를 왜 하나.
- 한동훈이 이런 말을 했다. “검사 처음 시작한 날 평생 할 출세 다 했다고 생각했다. 가져가야 할 잇속도 없다. 다만 나라가 잘 되길 바란다.”
- 권태호(한겨레 논설실장)는 “귀족이 평민을 위해 수고로이 몸을 일으켜 시혜를 내리는 것”이라고 한동훈의 세계관을 평가했다. 요즘 세상에 ‘출세’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말이다.
- 한동훈이 이런 말도 했다. “제가 이렇게 사라지게 두실 겁니까.”
- 권태호는 이렇게 묻는다. “친구나 동생의 하소연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이런 유아적인 말을 한 여당 대표가 있었나.”
- “정치를 계속한다면 더 이상 ‘자애로운 귀족’으로 다가오지 말기 바란다. ‘불쌍한 평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한동훈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1995년 이후 세상이 빠르게 변해 요즘은 다들 똑똑하다.”
민주당도 압승 쉽지 않다.
- 정한울(한국사람연구원 원장)은 “‘민주당이 50~70곳 이상을 백중세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엄살로만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 “결국 어느 당 지지자가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가느냐가 변수다. (중략) 혁신과 자성을 외치지 않는 정부와 여당도 문제지만, 야당 역시 정권 심판론이라는 네거티브에만 의지하고 있을 뿐 대안으로서의 신뢰감을 못 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