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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동안의 전쟁.

  • 오늘(28일 0시)부터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다. 4월10일까지 13일이 남았지만 당장 다음 주 금요일과 토요일(5일과 6일), 사전 투표부터 시작한다. 일주일 남은 셈이다.
  •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사전 투표율이 40%가 넘었는데 이번에도 절반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민주당은 최종 투표율이 60%가 넘으면 승리할 거라고 보고 있다.

윤석열의 급식 봉사.

  • 노숙인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을 찾아 이런 말을 했다. “대통령이 하는 일도 비슷하다, 결국,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서빙했는데 대파도 직접 썰었다고 한다.

혐오 vs. 혐오.

  •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조선일보의 답답한 속내를 드러낸다.
  • “극단의 언어로 진영 갈라치기”라고 양비론을 펼쳤지만 자칫 정치 혐오와 냉소를 부추길 수 있는 기사다.
  • 사실상 국민의힘의 참패를 전제로 “민주주의의 내용과 형식 모두 뒷걸음질 쳤다”고 규정했다.

국회를 세종으로.

쟁점과 현안.


“대통령이 우리한테 쓴 약 먹여도.”

  •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인요한(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이 말했다.
  • 인요한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지내고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비례 순번 8번을 받았다. 당선 안정권이다.
  • 이종섭(호주 대사) 논란을 두고 이런 말도 했다. “산불이 나면 원인을 따져야 한다. 군수가 불을 질렀나. 장관이 죄가 있는 게 확실한가.”
인요한(당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현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모습. 2023.10.27.

비동의 강간죄, 공약집에 넣었다 뺐다.

  • 민주당이 “당론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실무적 착오”라고 해명했다.
  • 사실상 ‘공약 철회’인데 “20대 남성의 표심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게 경향신문의 분석이다. 한동훈이 “억울한 사람이 양산될 수 있다”고 비판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 현재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을 ‘동의 여부’로 개정하자는 게 류호정(전 정의당 의원) 등의 주장이었다. UN 여성차별위원회의 권고 사항이기도 했다.
현재 형법은 강간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이나 협박을 요구한다.

2000명=윤석열의 불통.

  • 안철수(국민의힘 의원)가 이런 말을 했다. “내년에는 인턴도 군의관도 공보의도 없다. 2000명이 아닌 4000명을 한꺼번에 교육해야 한다. 의료 파탄이 일어난다.”
  • 올해 대거 유급이 발생하면 올해 입학생들이 졸업할 때쯤 수강 정원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나경원(국민의힘 후보, 서울 동작을)도 “증원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고 나섰다.
  • 중앙일보는 “2000명 증원이 윤석열 정부의 랜드마크 정책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성민(민컨설팅 대표)은 “2000명으로 논의가 집중되면서 불통 문제로 이슈가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깊게 읽기.


한동훈의 화법.

  • 주로 되묻는다. “제가 김건희 여사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요.”
  • 곤란한 현안에는 오히려 “우리 당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빠져나간다.
  • 답변하기 싫으면 눙친다. 박근혜를 만나고 와서는 “좋은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
  • 싸울 때 돋보이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정작 윤석열과 싸우지는 않았다.
  • 김광호(경향신문 논설위원)는 “남을 걸어 자신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반사이익이 아닌 자기 정치의 동력도 증명해야 했다”는 이야기다.

삼성 노조 와해, 항소 포기.

  • 금속노조에 1억33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들였다.
  • 2011~2018년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사건이다. 1심 재판부는 “헌법상 권리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금속노조는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상의 불이익과 경제적 불이익, 불법사찰 및 반복적 처분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매일노동뉴스에서 재인용.

다르게 읽기.


수업 시간 몰래 녹음, 크게 늘었다.

  • 주호민(만화가) 아들 사건 이후로 일부 특수학교에서 교사 몰래 반복적으로 녹음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수교사 노조의 주장이다.
  • “교실 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을 만한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녹음을 반복한 후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짜깁기하여 민원을 직접 넣는다”고 한다.
  • 주호민 사건의 경우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고소하면서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는데 증거 능력이 인정됐다. 주호민 사건이 오히려 예외적이고 인정되지 않은 판례도 있다.

독점의 개념을 다시 써야 한다.

  • 미국 정부가 구글과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박희준(연세대 교수)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 애플과 구글도 199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규제로 생겨난 공백을 메워가며 성장했다. 선수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물론 유럽연합(EU)의 플랫폼 규제는 성격이 또 다르다. 미국 기업의 공습에서 소비자들의 편익을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 “플랫폼은 참여자 수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효과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특성이 있다.”
  • 단순히 시장 집중도뿐만 아니라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소선거구제의 모순, 보수의 자승자박.

  • “수도권 동질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122석이 1개 선거구처럼 움직인다.” 중앙일보의 분석이다.
  • 보수 정당의 총선 전략은 영남권 싹쓸이에 힘입어 수도권에서 적당히 선방하면 다수당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을 깔고 있었다. 2012년까지는 그랬다.
  • 2016년 총선에서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득표율이 38%와 42%로 비슷했는데 의석수는 35석과 82석으로 더블스코어가 났다. 국민의당은 15%를 얻고도 2석밖에 얻지 못했다.
  • 2020년 총선은 소선거구제의 모순이 더욱 두드러졌다. 득표율은 민주당이 53%, 미래통합당이 41%였는데 의석수는 103석과 16석으로 갈렸다. 6.4배였다.
  • 과거에는 권역별로 득표율과 의석 비율의 격차가 발생해도 전국적으로 상쇄되는 효과가 있었는데 구도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 소선거구제에서는 1표라도 더 얻으면 이긴다. 51%를 얻으면 의석을 가져가고 나머지 49%는 사표가 된다.
  • 김정하(중앙일보 논설위원)는 “국민의힘의 영남권 중심의 사고가 자승자박이 된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강원택(서울대 교수)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영남권 시각에 갇혀 선거 전략을 짜다 보니 전국적 관점에서 총선을 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보수 진영의 ‘자승자박’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애초에 민주당이 제안했던 연동형 비례제나 중대 선거구제를 받아들였다면 국민의힘이 지금보다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었을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해법과 대안.


‘더 내고 더 받기’ 시나리오에 빠진 질문.

  • 국민연금 개혁안은 두 가지로 좁혀졌다. 지금은 9%(보험료율)를 내고 40%(소득대체율)를 받는데 더 내고 더 받기(13%+50%) 시나리오와 더 내고 그대로 받기(12%+40%) 시나리오가 있다.
  • 소득대체율을 10% 올리려면 보험료율을 4~5% 올려야 한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결국 더 받는 만큼 더 내거나 오히려 덜 내는 결과가 될 수 있다.
  •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본다. ‘더 내고 더 받기’는 연금 재정을 어렵게 만들고 국민연금 의존도를 높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 국민연금만으로는 안 되고 기초연금과 퇴직연금까지 합쳐서 보장성을 전향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TMI.


1월 출생아 역대 최소.

  • 원래 1월이 아기가 가장 많이 태어나는 달이다. 2000년에는 6만 명대였는데 올해 1월은 2만1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2만 명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인구가 51개월째 줄고 있다.

‘쿠세권’ 전국으로 늘린다.

90초, 경찰 차량 통제가 참사 막았다.

  • 하루 통행량 3만 대, 2.6km의 다리가 송두리째 무너졌는데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다. 새벽 시간(1시26분)이기도 했지만 경찰의 빠른 대응이 참사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미국 볼티모어 키 브리지 붕괴 사고는 작업자 8명 가운데 2명이 구조됐고 6명이 실종된 상태다.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 컨테이너 4900개를 실은 길이 300m의 달리호가 새벽 1시30분 키 브리지 교각을 들이 받았다. 전력 공급이 중단돼 조향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한다. 다행히 구조신호와 함께 충돌 경고를 보냈고 다리 남북단에서 차량을 통제해서 참사를 막았다.
  • 메이데이 신호 이후 차량을 통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90초였다.
  • 전력이 끊긴 게 1시26분, 911 신고를 받은 게 1시27분, 달리호가 교각에 부딪힌 게 1시29분, 마지막 차가 지나간 뒤 30초 뒤 다리가 무너졌다. 대략 타임라인을 역으로 추산하면 달리호가 충돌했을 때는 이미 다리 위에 한 대의 차량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 마침 교량 보수 공사만 아니었다면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을 수 있다.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중도가 없는 선거.

  • 장덕진(서울대 교수)은 “이재명의 좌클릭이 계획적이라면 윤석열의 우클릭은 우발적”이라고 평가했다.
  • 이재명 입장에서는 총선을 넘어 대선까지 직진하려면 중도의 온건한 지지로는 안 되고 왼쪽에 있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거란 이야기다.
  • 장덕진이 보기에 윤석열의 우클릭은 소통 능력 부족에 가깝다. 국가 백년대계를 걸고 중도를 끌어들이면서 밀어붙일 수 있었을 텐데 막상 코너에 몰리자 전 정부 탓을 하면서 오른쪽으로 달려갔다는 분석이다.
  • 총선이 끝나도 극단의 정치가 끝나지 않을 거라고 보는 이유다.

윤석열은 지금 위험한 상태다.

  • 대통령의 생각이 국민들의 생각과 멀어질 때가 위험할 때다. 대파 논란을 보면 지금 윤석열이 그런 상황이다.
  • 박복영(경희대 교수)은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고집이 너무 세다. 둘째,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셋째, 주변의 관료들이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 “대통령은 의제를 던지는 자리가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자리다. 해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타협의 능력과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타협을 싫어하는데 어찌 성과를 내겠는가.”

민주당보다 왼쪽의 원내 교섭단체.

  • 민주 진영이 두 개의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었던 건 1988년 김대중의 평화민주당과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의 경험이 유일했다.
  • 한겨레 논조가 바뀐 것일까. 박찬수(한겨레 대기자)는 조국혁신당 돌풍을 “반윤석열의 강한 열망에 기반을 둘 뿐 아니라 민주당보다 좀 더 래디컬한 정치 세력을 원했던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구속될 사람이 정당 대표인 게 정상적이냐는 공격은 징계를 받고 검찰총장직을 중도에 그만둔 뒤 곧바로 정치에 뛰어들어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는데 무슨 문제냐는 반론에 설 자리를 잃는다.”
  • “조국혁신당이 포퓰리즘 성향을 띠고 있다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유럽의 제3정당들이 예외 없이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았던 걸 떠올리면 놀랄 일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를 포퓰리즘이라 비난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포데모스 대표)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피드백.


  • 구독자 몇 분의 메시지를 소개합니다.
  • “편향된 미디어를 통한 곡해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때에 사회의 전반적인 상황을 가감 없이 팩트로 전달해 주시니 가뭄 속에서 단비를 만난 듯 너무 반갑고 기쁘네요. 계속 응원하고 주위에도 많이 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항상 잘 읽고있습니다. 언론고시생인데 슬로우레터 보고 신문을 읽으면 훨씬 부담없이 읽히고 좋더라고요! 감사합니다.”
  • 어제 슬로우레터 마지막에 소개한 ‘피라미드 게임’ 리뷰는 슬로우뉴스 기사였습니다. 원문을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이런 코멘트 주신 독자님이 있습니다.
  • “마지막 기사가 눈에 들어오네요. 극단의 왕따와 극단의 권력가를 막으려면 방관자가 되지 말고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지금까지 투표를 거른 적 없습니다만 앞으로도 거르지 말고 가까운 사람들까지 대동해서 참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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