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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낙태 실태조사: 핵심 요약 정리

오는 4월 11일, 헌재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선고할 것이 유력하다고 다수 언론은 관측합니다. 4 : 4 합헌 선고를 받은지 7년 만입니다. 그리고 낙태죄 폐지에 전향적인 견해를 가진, 새롭게 교체된 헌재 재판부의 인적 구성을 고려하면, ‘위헌’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위헌을 선고하기 위해선 재판관 6인의 위헌 판단이 필요합니다).

낙태죄 위헌 여부에 유독 더 관심이 쏠린 이유는 어제는 정부(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년, 이하 ‘조사’)’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다수 언론 보도가 이 조사를 ‘정부 공식 발표’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관찰됩니다만, 이 조사는 ‘국가승인통계’는 아닙니다(본문 2번 항목에서 별도로 설명).

이 글은 이 조사의 핵심 내용과 쟁점, 그리고 주의점를 염두에 두고 최대한 간단하게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본문에서 큰 따옴표(” “)로 표시된 구절은 특히 보사연 자료를 직접 인용한 것임을 좀 더 분명히 알리기 위한 목적이 있는 구절입니다.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년) (이하, 조사)
  • 인공임신중절 (이하 낙태, 이는 현재 사람들이 가장 흔히 쓰는 표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어떤 도덕적, 철학적 판단을 전제한 것이 아닙니다.)

 

낙태1. 과소 추정 가능성

이 조사 결과는 “과소 추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조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 용역을 위탁받은 보사연이 수행했습니다. 보사연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이 조사는 “불법으로 인해 과소추정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법”이라는 말에 담긴 숨은 뜻을 좀 더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면, 조사에 응한 여성은 형법상 ‘낙태죄’가 엄연히 현존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낙태 경험을 축소해서 답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당 법 조항으로 처벌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대면 조사가 아닌 온라인 설문조사의 방식이었다고 하더라도, 형법에 명문으로 규정된 법 조항을 어겼다고 ‘솔직히’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점을 무엇보다 염두에 두고 조사 결과를 봐야 합니다.

2. 국가승인통계가 아닙니다

보사연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조사는 “사회적 이슈와 관련되어 진행된 일회성 조사로 국가승인통계가 아닙니다.”

통계청은 통계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가승인 통계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이 조사는 그 절차에 따른 조사는 아닙니다. 즉, 이 조사는 ‘국가통계’가 아닙니다(참고 기사: 한겨레 – 통계청서 승인 못받은 ‘국가통계’ 멋대로 발표 수두룩, 2013. 6. 18.)

3. 조사 개요

  • 조사 대상은 만 15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1만 명입니다.
  • 조사 기간은 2018. 3. 28. ~ 2018. 11. 23.입니다.
  • 조사 방법은 온라인 설문조사입니다. “주제(인공임신중절)의 민감성(불법성 등) 및 특수성으로 인해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했습니다.
  • 주사 목적은 “임신중절 실태 파악 및 여성의 관련 경험에 대한 이해”입니다.
  • 조사기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고, 발주기관은 보건복지부입니다.
  • 이 조사의 결과는 “모집단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가중치를 부여한 결과”입니다.
  • 사전 조사는 2018.8.23.~2018.8.28.까지 만 15~44세 여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A형(관련법 문항 임신경험 문항 뒤에 배치), B형(관련법 문항 임신경험 문항 앞에 배치) 각 500명씩을 조사했습니다.
  •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1.0%p입니다.

4. 낙태 경험

  • 성 경험 여성은 7,320명(73%)입니다.
  • 임신 경험 여성은 3,792명(38%)입니다.
  •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756(7.6%)명입니다.
  • 인공임신중절은 경험한 여성은 성 경험 여성의 10.3%입니다.
  • 인공임신중절은 경험한 여성은 임신 경험 여성의 19.9%입니다.

이 조사의 핵심 내용인 인데요. 거듭 강조하거니와 이 결과는 “과소 추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5. 낙태 사유 (복수 응답, 2개)

주된 사유: 사회생활, 경제문제, 자녀계획

  1.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33.4%)
  2. 경제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 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32.9%)
  3. 자녀계획. 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 (31.2%)

기타 사유:

  • 파트너(연인, 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와 관계가 불안정해서. 이별, 이혼, 별거 등 (17.8%)
  • 파트너(연인, 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11.7%)
  • 태아의 건강문제 때문에. 임신 중 약물복용 포함 (11.3%)
  • 나의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9.1%)
  • 나 또는 파트너의 부모가 인공임신중절을 하라고 해서 (6.5%)
  • 기타 (5.1%)
  •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했기 때문에 (0.9%)
ParisSharing, "Working woman - Paris" , CC BY https://flic.kr/p/bFvuLz

낙태를 한 가장 큰 이유는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였다. (출처: ParisSharing, “Working woman – Paris”, CC BY)

6. 낙태죄에 관한 의견

낙태죄(형법 제269조, 제270조)의 개정 필요성에 관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개정 필요(75.4%)
  • 잘 모름(20.8%)
  • 개정 불필요(3.8%)

7. 모자보건법에 관한 의견

합법적으로 낙태할 수 있는 요건(예외적 허용 요건)을 규정한 모자보건법에 관해서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 가까이 나왔습니다. 다만 그 내용에 관한 홍보가 부족한 지 그 ‘모르겠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40%).

  • 개정 필요 (48.9%)
  • 잘 모름 (40.4%)
  • 개정 불필요 (10.7%)

8. 낙태 당시 혼인 여부

  • 미혼 46.9%
  • 법률혼 37.9%
  • 사실혼·동거 13.0%
  • 별거·이혼·사별 2.2%

9. 낙태와 관련한 국가의 할 일 (우선순위 1순위)

  1.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공동책임의식 강화 (27.1%)
  2.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 (23.4%)
  3. 양육에 대한 남성 책임을 의무화할 수 있는 법·제도 신설 (18.1%)
  4. 출산·양육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 (13.1%)
  5. 인공임신중절과 관련된 전문상담서비스 지원 (9.5%)
  6. 인공임신중절과 관련된 의료비 지원 기타 (6.0%)
  7. 다양한 가족에 대한 차별인식 제거 (2.3%)
  8. 기타 (0.5%)

10. 낙태에 대한 의식: 나 자신 vs. 우리 사회의 인식

아래 그래프는 여섯 가지 질문(예: 인공임신중절(낙태)한 여성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에 대한 “나 자신”의 인식과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한 조사대상 여성의 답변(전혀 그렇지 않다 – 별로 그렇지 않다 – 대체로 그렇다 – 매우 그렇다)를 반영한 것입니다.

자료

10. 낙태률 추이 = 감소

보사연

  • 피임 실천율 증가: 19.7% (’11년) → 7.3% (’18년)
  • 사후 피임약 처방 건수 증가: 1,384백건(’12년)  → 1,783백건(’17년), 28.8% 증가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만 15~44세 여성 수 감소: 11,231,003명(’10년) → 10,279,045명 (’17년), 8.5% 감소 (출처: 주민등록인구통계)

참고: 성 경험 여성의 피임방법(중복 응답)

  1. 콘돔 사용 37.5%(’11년) → 74.2%(’18년) (36.7%p 증가)
  2. (사전) 경구 피임약 복용 7.4%(’11) → 18.9%(’18) (11.5%p 증가)

11. OECD 국가의 낙태 허용 사유

OECD 낙태 허용 사유

  • 인공임신중절률(낙태률)은 만 15~44세 여성 1,000명당 인공임신중절 건수를 의미합니다.
  • “OECD 회원국은 2018년 리투아니아 가입으로 현재 36개국”입니다.
  • “아일랜드의 경우, 2018년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 금지를 규정한 헌법 규정 폐지가 결정된 상태로 임신 12주 이내 수술은 제한을 두지 않고, 12~24주 사이엔 특정 사유에 대해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국제적으로 보고되는 인공임신중절률은 산출되고 있지 않으나, 보조 수치로서 영국에서 인공임신중절을 받은 아일랜드 여성의 인공임신중절률은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16): U.K., Department of Health. (2017). Abortion Statistics, England and Wales: 2016. Overview of Irish Abortion (www.secondlookproject.ie/ main/wp-content/uploads/2017/ 12/2017-stats.pdf)

12. 낙태 당시 평균 연령은 28.4세

조사 대상 여성의 낙태 당시 연령은 7세부터 43세까지 매우 다양하였고, 평균 연령은 28.4세(±5.71)입니다.

13. 평균 낙태 횟수는 1.43회(±0.74)

조사에서 낙태를 경험한 여성의 낙태 횟수는 1회에서 7회까지 다양했습니다. 평균 낙태 횟수는 1.43회였습니다. (끝)

 

대상 문헌:

참고 문헌

  • 인공임신중절(낙태) 허용 사유: World Population Policies,  2015 Database: Fertility, Family Planning and Reproductive Health. United Nations, World Population Policies Database.(2018. 7. 9.).

인공임신중절률 관련 

  • United Nations. (2014). Abortion Policies and Reproductive Health around the World. United Nation publication, Sales No. E.14.ⅩⅢ.11. 40-46.
  • Singh, S., Remez, L. Sedgh, G., Kwok, L., & Onda, T. (2018). Abortion Worldwide 2017: Uneven Progress and Unequal Access. New York: Guttmacher Institute
  • 한국: 손명세, 강명신, 장석일, 김해중, 박길준, 남정모, … 김은미. (2011). 전국 인공임신중절 변동 실태조사. 서울: 보건복지부, 연세대학교.
  • 뉴질랜드: NewZealand Government.
  • 미국: Jatlaoui TC, Boutot ME, Mandel MG, et al. (2018). Abortion Surveillance United States, 2015. MMWR Surveill Summ, 67(No. SS-1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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