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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 6가지 원칙

우리는 의미가 꽉 들어차 있는 힘 있는 문장을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예문을 읽어보자.

a. 사회를 완전히 변혁할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려 하지 마라. 과거의 역사가 증명하듯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사소한 사건들의 최종 결과다.

잘 읽어보면 이 글은 많은 의미들이 중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변혁하다’는 말은 ‘완전히 바꾸다’라고 대체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완전히’라는 의미는 ‘변혁하다’라는 말 속에 이미 들어 있다.
  • ‘예측하다’는 말은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추측한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미래의’는 쓸모 없는 말이다.
  • ‘역사가 증명한다’에서 역사는 ‘과거의’ 일을 의미하기 때문에 ‘과거의’는 불필요한 중복이다.
  • ‘놀라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진술할 필요가 없는 말이다.
  • ‘결과’를 수식하는 ‘최종’은 아무런 의미도 더해주지 않는 거추장스러운 수식에 불과하다.

이러한 의미의 중복은 각각의 어휘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음미하지 않으면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이러한 중복을 삭제하면 다음과 같이 고쳐쓸 수 있다.

b.혁명적인 사건을 예측하려 하지 마라. 역사가 증명하듯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사소한 사건들의 결과다.

겹치지 않고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찾아야 한다.

겹치지 않고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찾아야 한다.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을 쓰는 6원칙

이처럼 ‘간결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다음 6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1. 의미 없는 단어를 지운다.  

¶. 사실 생산성은 어떤 기술보다 기본적으로 심리와 연관된 특정한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 생산성은 기술보다 심리에 좌우된다.

2. 의미가 중복되는 단어를 지운다. 

  • 예: 훨씬 더, 가장 최초에, 매주마다, 약 100명 정도, 지나친 과소평가

3. 다른 단어 속에 의미가 담겨 있는 단어를 지운다.

¶. 세포막 영역은 외적으로 윤기를 띠며 분홍빛 색깔로 변한다.

⇒ 세포막은 윤기를 띠며 분홍빛으로 변한다.

4. 구를 절로 대체한다.

¶. 모임의 지체이유를 설명하시오.

⇒ 모임이 왜 지체되었는지 설명하시오.

¶. 용접부위에 대한 더욱 세심한 점검이 요구된다.

⇒ 용접부위를 더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

¶. 오류횟수의 증가가 눈에 띄었다.

⇒ 오류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띄었다.

5. 부정을 긍정으로 바꾼다.

¶. 서류 미비로 지원서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 외에는, 혜택이 거부되지 않을 것입니다.

⇒ 서류를 빠짐없이 제출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6. 불필요한 형용사와 부사를 지운다.

¶. 동양의 음양론은 화해할 수 없는 양극단의 대립요소가 아니라 가능한 한 공존하며 균형을 이루는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우리 일상적인 삶 속에 적용할 수 있을까?

⇒ 동양의 음양론은 화해할 수 없는 양극단의 대립요소가 아니라 가능한 한 공존하며 균형을 이루는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우리 일상적인 삶 속에 적용할 수 있을까?

⇒ 음양론은 대립요소가 아니라 공존하며 균형을 이루는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우리 삶 속에 적용할 수 있을까?

문 해결 문제

한정(Qualification) 

간결함만을 추구하다보면 지나치게 글을 단정적으로 쓰게 될 위험이 있다. 어떤 진술을 하든 100% 확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주장을 할 때에는 신중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다음 예문을 읽어보자.

c.일본과 서구의 수사학이 다른 것은, 일본 문화는 고립되어 있었던 반면 유럽문화는 다양한 문화가 교류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는 한정이 전혀 적용돼 있지 않다. 일반적인 대중은 이 문장을 명료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주장에도 예외는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논문이나 인문서 같은 학술적인 글에서는 이러한 단정적인 표현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장은 상당히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발언이며, 이런 글을 쓴 사람은 학자로서 자질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단언하는 사람은 이 문제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전지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거나, 남의 주장은 고려하지 않는 무식한 (그래서 용감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글을 쓸 때는 언제나 자신의 주장이 잘못될 수 있는 확률을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이 잘못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기능을 하는 문장요소를 ‘헤지’(hedge: 한정어)라고 한다. 자신의 주장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를 한정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잘못될 가능성을 낮춰주는 것이다. 위 문장에 헤지를 넣어보자.

헤지(hedge):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성이 높은 곳에 투자할 때에는 반드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쪽박 찰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주장이나 사건을 진술할 때 반드시 자신의 주장이 틀릴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자로서 명성이 손상되고, 다른 사람의 이해가 걸린 진술일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

헤지(hedge):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성이 높은 곳에 투자할 때에는 반드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쪽박 찰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주장이나 사건을 진술할 때 반드시 자신의 주장이 틀릴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자로서 명성이 손상되고, 다른 사람의 이해가 걸린 진술일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

d.일본과 서구의 수사학이 몇몇 측면에서 다른 것은, 아마도 일본문화는 고립되어 있었던 반면 유럽은 다양한 문화가 교류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헤지를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주장 자체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워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숨기려고 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헤지를 넣을 때는 신중함과 확고함 사이에서 적정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일본과 서구의 수사학이 몇몇 측면에서 다른 것은, 일본문화는 고립되어 있었던 반면 유럽은 다양한 문화가 교류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헤지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지적인 의심과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독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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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윤영삼
초대필자. 번역가

영국 버밍엄대학 대학원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기획, 번역, 편집, 저술, 강의 등 출판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논증의 탄생》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 《이토록 황홀한 블랙》 등 지금까지 40 여 권을 번역했으며 2015년 《갈등하는 번역》을 썼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

작성 기사 수 :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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