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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재생가능 에너지로 달려가는 나라/지자체들

최근 국내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제 누구도 ‘에너지 전환’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걸 부인하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는 심각한 기후변화와 대기 오염을 해결하고 경제적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바르게’ 전환하느냐도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재생가능 에너지 중심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이 모두 함께해야 합니다.

정부의 재생가능 에너지 목표는 너무 야심 차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발전 비율 20%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참조: 규제정보포털). 최근 산업부가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총 62.6GW, 이 중 순수 재생가능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은 48.6GW로 늘려야 합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너무 급격하게 늘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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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 중인 나라들 

이제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건 우리에게 불리한 일이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화석연료 산업을 살리겠다고 말했지만, 그런 그조차도 미국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막지는 못할 겁니다. 이미 시장은 변하고 있으니까요.

전 세계 200여 개국 중에 재생가능 에너지 지원 정책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2016년 기준 176개국에 이릅니다.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크든 작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구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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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48개 개발도상국 국가들의 고위급 회담인 기후취약성포럼(Climate Vulnerable Forum)에서는 각 국가가 2030년에서 205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국가 중 하나인 과테말라의 경우 2030년까지 80%, 모로코는 2030년까지 52%의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사실 세계 각국에는 이미 각국 정부보다 더 야심한 계획을 보여 주는 지자체들도 많이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은 이미 74개의 지자체가 100% 재생가능 에너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하에서 만들어져 세계 각국의 기후 행동을 추적해서 공개하는 웹사이트인 NAZCA(Non-State Actor Zone for Climate Action)에 따르면 전 세계 2,203개의 도시와 지역이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국가보다 야심차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지자체들

세계 경제 규모 6위(2015)로 한국 전체 경제 규모보다 큰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이곳에서는 2030년까지 60%, 2045년까지 100%의 전력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명시한 법안이 지난 5월 주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실제 법률 개정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캘리포니아주는 2030년까지 50%의 전력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실제로 지난 5월 하루 전력 수요의 67.2%를 재생가능 에너지만으로 공급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100%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는 지자체들

100%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는 지자체들

샌프란시스코(미국)와 시드니(호주), 말뫼(스웨덴)는 2030년, 후쿠시마(일본)는 2040년까지, 그리고 밴쿠버(캐나다)와 프랑크푸르트(독일)는 205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100%로 끌어올리기로 약속한 도시들입니다. 코펜하겐(덴마크)은 2025년까지 ‘탄소 중립’ (탄소 배출과 흡수량이 같아져서 탄소 순 배출량이 0에 이르는 현상)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이미 지역 내 전력 수요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는 지역들도 있습니다.

100% 재생가능 에너지 달성한 지자체들

독일에 있는 인구 약 10만 명의 라인-훈스 뤼크 지구(Rhein-Hunsruck District)에서는 공식적으로 지역 내 필요한 전력의 100% 이상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얻고 있습니다. 지역 내 전력 수요의 두 배 이상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하고, 남는 전력은 인근 지역 또는 국가에 수출합니다.

에너지 효율성의 증가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에 힘입어 이 지역은 기존의 에너지 원료 수입 비용을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 활용할 수 있었고, 그 결과 15년만에 이 지역 이산화탄소 배출은 9,500톤 줄었습니다. 또한 총 200만 유로에 달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참고 자료). 독일에는 이러한 지역이 이미 74곳에 이릅니다.

 

독일의 평범한 농촌 지역 Rhein-Hunsrück-Kreis는 에너지에 관해서는 선진적이다.

독일의 평범한 농촌 지역인 라인-훈스뤼크(Rhein-Hunsrück-Kreis)는 에너지에 관해서는 초일류 도시보다 더 진보적이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지향하는 곳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수요 관리와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수요를 적극적으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그런 후에 석탄과 원자력 등 더럽고 위험한 에너지를 점차 줄이면서,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재생가능에너지원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는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늘리기 위해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5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 과연 지자체 단위에서만 가능한 일일까요?

100% 재생가능 에너지, 국가에서도 가능하다!

여러분들을 놀라게 할 만한 소식들이 있습니다. 이미 지구 곳곳에서 하루 특정 시점에 혹은 며칠 동안 100% 재생가능에너지만으로 국가 전체의 전력을 공급한 국가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믿어지지 않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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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코틀랜드: 330만 전체 가구가 사용하는 가정용 전력의 136%를 한 달간 풍력 발전으로만 공급. 이는 스코틀랜드 국가 전체 전력 수요의 58%에 해당하는 양이며, 심지어 이틀 동안은 풍력발전으로만 지역 전체 전력 수요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관련 기사).
  • 남호주: 풍력발전과 지붕형 태양광만으로 거의 하루 가까이 주 전체의 전력 공급. 남호주에는 네 집 중 한 집에 지붕형 태양광이 설치돼 있음(관련 기사).
  • 포르투갈: 4일 연속 100% 재생가능에너지만으로 모든 전력 공급. 2013년 국가 전체 전력의 23%만이 재생가능에너지였으나 2년만인 2015년 48%의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관련 기사).
  • 독일: 국가 전체 수요의 100%에 가까운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관련 기사).
  • 덴마크: 풍력으로만 국가 전체 전력 수요의 140%까지 공급. 공급 후 남은 전력은 인근 국가인 노르웨이, 독일, 스웨덴으로 수출(관련 기사).

이 모든 것들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의지와 노력이 꾸준히 뒤따른다면 말이죠. 국내에도 이미 의미 있는 발걸음을 시작한 지자체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요. 어떤 지역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에너지 전환 위해 달리는 한국 지자체들, 가능성은 충분!

  •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2020년까지 원전 2기 분량의 전력 감축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원전 1기 분량의 전력을 줄임).
  • ‘경기도 에너지 비전 2030’: 2030년까지 전력 자립률 70%, 신재생에너지 20%, 에너지 절감 20%.
  • ‘충남 에너지 전환 3.0’: 국내 전체 석탄화력발전의 약 절반 정도가 모여 있는 충남. 에너지 효율화, 에너지 절약,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석탄화력발전소 5기 분량 감축.
  • 제주도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2030’: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 인제군: 2045년까지 전력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 강원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 단지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
  • ‘클린 에너지 부산’: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 부산.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030년까지 30%.
  • 에너지 전환 목표를 세운 그밖의 지역들: 전주, 안산, 순천, 광명, 당진시 등.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5월 “원전, 석탄 없는 100% 재생가능에너지 시대 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경기도는 지역 내 에너지 전환을 통해 원전 7기 분량의 전력을 감축하고, 20조 원 규모 시장과 일자리 15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IT 제조사 및 주요 기업들의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의 에너지 전환은 많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2017년 5월 31일 열린 서울국제에너지콘퍼런스에서 특별연설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출처: 서울시)

2017년 5월 31일 열린 서울국제에너지콘퍼런스에서 특별연설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출처: 서울시)

사실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척 많습니다. 아니, 지자체의 참여 없이 진정한 에너지 전환은 불가능합니다. 분산형 전원인 재생가능에너지의 경우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특히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중앙 집중적인 석탄, 원자력 발전과 달리 재생가능에너지는 각 지역별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이때 시민들은 전력 생산과 공급의 주체가 됩니다. 또한,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으로 발생된 수익금은 지역 주민들에게 분배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지자체는 각 지역에 맞는 획기적인 에너지 수요 감축과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목표를 세우고 지역 주민들에게 이익이 골고루 배분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이미 너무 낡았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이 모두 함께해야 합니다. (계속)

이 글의 필자는 이진선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입니다. 이 글은 그린피스의 ‘지금은 재생가능 에너지 시대’ 중 1편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 중인 국가/지자체들’을 슬로우뉴스 원칙에 따라 편집해 발행한 것입니다. 이 연재는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 시대(기업 편)’으로 이어집니다. (편집자)

  1. 비현실적? 재생가능 에너지로 달려가는 나라/지자체들 (이진선)
  2. 재생가능 에너지로 향하는 기업들  (이인성)
  3. ‘에너지 시민’이 되는 네 가지 방법 (이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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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초대필자. NGO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전세계에 위태로운 지구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고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환경보호와 평화증진을 위해 그린피스는 전세계 약 50여개국에서 아래와 같은 변화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혁명]을 촉진시켜 지구가 당면한 최대의 위협, 기후변화를 저지합니다. [해양을 보전]하기 위해 파괴적인 어업활동을 막고 전세계 해양보호구역을 형성합니다. [원시림을 보호]해 다양한 동식물과 인류의 공존을 도모합니다. [독성물질 없는 미래]를 위해 위험한 화학물질들을 안전한 물질로 대체하도록 합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유전자조작 식품을 거부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장하는 농업환경을 만듭니다. [군비축소와 세계평화]를 위해 갈등 원인을 밝히고 핵무기의 철폐를 요구합니다. → 홈페이지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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