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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과 비만, 다이어트에 관한 20가지 오해와 진실

지방과 비만 그리고 다이어트에 관해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다. 이 글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그로 인한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지방 자체가 비만의 원인? 아니다

우선 몇 가지 짚고 넘어가자.

  • 비만은 지방 축적으로 체중이 느는 현상이다 → 사실
  • 지방은 칼로리(연소 에너지)가 9Kcal로 가장 높다 → 사실
  • 칼로리 높은 지방을 많이 먹어서 지방이 늘었다 → 거짓

선택 초이스 거짓 진실 거짓말 갈림길

2. 앳킨스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  

로버트 앳킨스 지방 해악론에 반대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로버트 애트킨(Robert Atkins, 사진) 박사가 1963년 최초로 시도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다. 지방과 단백을 마음껏 먹는 앳킨스(Atkins)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는 아주 효과적이라고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앳킨스 다이어트는 지난 40년간 가장 살이 잘 빠지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다.

단백질(고기)과 지방은 마음껏 먹어도 탄수화물만 줄이면, 체중이 줄어든다는 앳킨스의 주장에 의료계는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지질 가설의 반대되는 애트킨 이론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점점 효과를 보고 추종자가 늘자 미국 의학협회는 1973년에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알고도 통렬하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스테이크 고기

하지만 실제 결과는 탄수화물을 줄이면 감량이 가장 잘 일어나고, 의사들이 주장한 여러 가지 우려는 실제로 나타나지 않았다. 당의 섭취가 부족해서 지방 대사 장애가 발생하고 콜레스테롤 증가로 금방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주장했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 누구 하나 그의 연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지 않았다.

항상 애트킨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가 다른 다이어트에 비해 가장 살이 잘 빠졌다. 가드너 박사는 10개월 동안 네 가지 다이어트 중 하나를 계속하게 한 결과 앳킨스 다이어트 그룹이 체중을 두 배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실렸다.

  • 앳킨스: 4.7kg (탄수화물 적게 + 지방 많이)
  • 런(LEARN): 2.59kg (탄수화물 많이 + 지방 적게)
  • 오니시(Ornish): 2.18kg (탄수화물 아주 많이, 지방을 아주 적게)
  • 존(Zone): 1.61kg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 = 4:3:3)

앳킨스 다이어트 그룹은 또 다른 세 다이어트 그룹과 비교하면 양성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의 혈중 수치가 약간 올라가고 혈압은 약간 내려갔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3. 황제 다이어트, 결코 쉬운 다이어트가 아니다

고기와 지방을 듬뿍 먹는 황제 다이어트(앳킨스 다이어트)가 가장 쉽고 효과적 다이어트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기 쉽다. 황제 다이어트는 고기, 계란, 치즈 등 탄수화물을 제외한 모든 것을 마음껏 먹는다.

뇌는 잘 먹는 것으로 인식하고 기초대사량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늘리고 흡수량은 줄인다. 여기에는 탄수화물이 별로 없으므로 세포 안으로 강제로 주입되는 포도당은 거의 없다. 칼로리 소비량은 유지하거나 약간 늘고, 실제 이용하기 쉬운 포도당은 줄어들어서 살은 잘 빠진다. 뇌를 속이는 이다.

뇌 두뇌 머리

하지만 이 속임수도 한계가 있다. 뇌에서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이 포도당이다. 잘 먹는 것 같은데 이상하다 느낀다. 어느 정도 시간은 넘어가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왠지 점점 별로였던 탄수화물이 맛있어 보이기 시작한다. 과일은 괜찮겠지 하고 한 입 먹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배는 터질 듯이 부르고 식탁에 빵이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끝난다고 하는 것이 바로 황제 다이어트다.

4. 미국, 비만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다  

미국에서는 지난 30년간 비만과 전쟁을 진행하여 비만만 더욱 늘렸다. 비만 원인을 육류, 지방의 과다 섭취로 단정하고 탄수화물을 늘리도록 권장한 결과, 지방 섭취는 줄고 탄수화물 섭취는 늘렸지만, 결과적으로 비만만 증가하였다.

5. 기름에 볶아 먹는 중국인의 식습관

중국인은 많은 요리를 기름에 볶아 먹는다. 하지만 그렇게 먹을 때 오히려 비만이 적었다. 건강식으로 대표적인 지중해식(크레타식) 요리는 완전히 기름(올리브) 범벅이다.

철판요리

6. 지방과 포도당 

세포막을 강제로 통과하는 영양성분은 포도당뿐이다. 지방은 계산상 칼로리는 높지만, 실제 일정량 이상은 전혀 에너지원으로 흡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탄수화물은 강제 흡수기작이 있고, 지방은 그런 기작이 없다. 농도 차를 극복하고 강제로 세포 안으로 주입되는 영양소는 일부 미네랄과 포도당밖에 없다.

7. 모유의 주성분은 지방

모유의 성분을 보면 지방이 1/3을 넘는다. 그것도 포화지방 위주다. 과연 그렇게 지방이 해가 된다면 왜 그렇게 많은 양의 지방이 모유에 있는 것일까.

모유 엄마 아기 임신 출산 여자

8. 우리 몸의 진화체계

우리 몸의 체계는 결코 채식주의가 아니다. 진화의 역사상 1만년 전부터 수렵과 채집이 시작됐고, 우리는 빙하기의 맘모스, 바닷가 해물, 고래 등을 주식으로 삼았던 인류의 후예일 가능성이 높다.

육류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많지 탄수화물은 없다. 탄수화물은 흡수율이 높고, 과잉의 탄수화물(포도당)은 지방으로 비축한다. 채식하던 조상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살아남은 조상은 육식하던 조상이다. 빙하기에서 지방의 체열 유지 기능은 생존의 필수 요소였다

9. 지방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면 유리한 이유  

과식으로 탄수화물(포도당)이 세포 안에 남으면 지방으로 전환하여 축적한다. 지방은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낙타의 생존 비결이 바로 이것이다.

  • 가볍다: 탄수화물, 단백질은 수분을 함유하여 무겁다. 무겁고, 부피가 크고, 단단한 탄수화물(셀룰로스, 전분)은 움직이지 않는 식물의 저장 방식이다.
  • 에너지가 높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4 Kcal)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9 Kcal)
  • 독성이 적다: 포도당 과잉이 당뇨다.
  • 저장이 편하다: 지방끼리 쉽게 뭉친다.
  • 매우 천천히 쓰인다: 일단 지방으로 뭉치면 녹이기 쉽지 않다.
  • 탄력이 있고 단열성이 높다: 체온유지, 상처보호에 유리하다.

참고로, 우리가 배운 칼로리는 연소 에너지이지 실제 인체 내 에너지는 아니다. 우리는 지방에 관하여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

에너지 전원

10. 고지방 아침 식사가 유리하다 

고지방 아침 식사가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양성 콜레스테롤(HDL) 혈중수치 표준이하, 중성지방 과다 중 3가지 이상이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 보건대학원의 몰리 브레이(Molly Bray) 박사는 아침 첫 식사의 내용이 그날 대사활동의 기조를 입력시키게 된다는 사실이 쥐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보고했다(2010.03.31).

따라서 아침에 베이컨, 계란 등으로 고지방 식사를 하면 그날 하루는 지방 대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다른 내용의 식사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브레이 박사는 밝혔다.

식사 아침식사 베이컨 계란 달걀

그러나 탄수화물이 많은 아침 식사를 하면 그날 다른 내용의 식사를 했을 때도 내내 탄수화물 대사 기조가 이어진다고 그는 말했다. 쥐들에 아침 첫 식사로 고지방 먹이를 주었을 때는 아침 이후 다른 먹이를 주어도 대사활동이 고르게 이루어져 체중이 늘어나지 않았지만, 아침에 탄수화물 먹이, 저녁에 고지방 먹이를 준 쥐들은 체중이 늘고 포도당 내성으로 혈당이 올라가는 등 대사증후군 징후들이 나타났다.

이는 아침에 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그날 내내 탄수화물만 에너지로 이용되지만, 아침에 고지방 식사를 했을 땐 대사가 유연하게 이루어져 지방과 탄수화물이 골고루 에너지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브레이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 균형을 위해서는 식사의 질과 양도 중요하지만 특정 영양소 섭취의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 쥐실험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비만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온라인판에 실렸다.

11. 치즈와 버터, 살찌는 음식 아니다

사람들은 치즈와 버터 등 고지방 유제품이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한다. 심장병을 유발하고 혈압을 높일 뿐 아니라 비만을 초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치즈와 버터 등 고지방 유제품이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이 나왔다.

캐나다의 한 연구팀은 한 의학 전문저널1에 ‘치즈와 크림, 버터 등이 혈압과 혈당을 낮춘다’는 연구 논문을 보고했다. 아울러 비만과 당뇨병(type 2 diabetes)의 위험성도 낮춘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연구팀은 유제품을 먹는 사람들을 상대로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건강한 피’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치즈 버터 빵

12. 지방과 에스트로겐 호르몬(여성호르몬) 

지방이 과도하게 부족하면 생길 수 있는 문제 중 또 하나가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감소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지지만, 지방세포와 부신에서도 생성된다. 에스트로겐이 적으면 뼈가 빨리 늙고 불임의 위험도 커진다.

여성호르몬과 뼈는 언뜻 보면 무관해 보이지만,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뼈에 구멍이 생긴다. 골다공증은 뼈를 만드는 세포(조골세포)보다 뼈를 없애는 세포(파골세포)가 많아져서 골밀도가 떨어지는 질환이다. 그런데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의 수를 줄여 골 흡수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에스트로겐이 줄어 파골세포가 왕성해지면 결과적으로 뼈가 푸석푸석해진다.

13. 지방과 정자 활동

체지방 부족은 남성 정자 활동성에도 영향을 줘 과소지방은 불임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비정상적인 체중에 의한 불임이 전체 불임의 12% 정도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이중 과소 체중에 의한 것이 절반 정도라고 본다.

14. 과도한 체중감량과 생리불순 

체중이 급격하게 줄면 생리가 불규칙해지기도 한다. 과소지방에 의한 불임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BMI(Body Mass Index; 체질량 지수) 20 이하의 마른 남성은 20~25 사이의 건강한 남성에 비해 정자 수는 28.1%, 정자밀도는 36.4%가량 낮다는 보고도 있다. BMI 25 이상의 뚱뚱한 남성 역시 정자 수는 21.6%, 정자밀도는 23.9% 낮았다.

15. 노안의 주원인은 피하지방 감소 

얼굴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은 피하지방 감소다. 지방이 너무 적으면 얼굴도 빨리 늙는다. 얼굴 노화는 수십 년간 누적된 중력의 영향으로 피부와 턱 안면 유착부위가 늘어지면서 주름이 생기고, 피하지방의 감소로 주름이 깊어지며, 콜라겐이 줄어 피부탄력이 떨어지는 등 세 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그런데 이 중 피하지방의 감소에 의한 영향이 50% 정도로 가장 크다. 게다가 살이 찔 때는 복부와 하체부터 찌고 빠질 때는 얼굴부터 빠진다. 이는 지방의 축적에 관여하는 알파(α)수용체와 베타(β)수용체의 분포가 다르기 때문이다.

α수용체는 지방을 분해를 억제해 살을 찌우고, β수용체는 지방분해를 촉진해 살을 빼준다. 그런데 얼굴에는 β수용체가 상대적으로 많고, 복부나 하체에는 반대로 α수용체가 많다. 그래서 살이 빠질 때는 얼굴 살부터 빠져 늙어 보이는 것이다.

얼굴

16. 의료사업에는 꿈의 질병, 비만 

비만은 의료 사업 측면에서 아주 이상적인 병이다. 질병에 시달리면서 죽지 않고 효과적으로 치료도 안 되면서 치료하고자 노력하는 병이다. 비만에 관련된 다이어트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첫 번째로 지금까지 다이어트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미국 세계 최대의 다이어트 국가이고, 세계 최고의 비만의 왕국이다. 미국의 비만 인구는 우리가 굶주림이라도 면해보고자 발버둥 치기 시작한 1960년대에 이미 앞으로 20년 후에 예상되는 우리나라 비만 인구보다 많았다. 비만의 부작용이 심각하자 미국 정부가 칼을 빼 들고 1980년 비만과 전쟁을 선포하고 온갖 노력을 했다.

제품마다 영양 성분을 표시하고, 음식에서 지방을 줄이려고 하고, 좋은 식단 추천하고, 대규모 다이어트 집단 실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범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비만율을 낮추기는커녕 주춤했던 비만 인구가 다시 늘게 만들었다.

다이어트

1980년대 미국은 세계 최정상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 생활환경도 이미 너무 안락했기에 비만이 증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비만이 줄기는커녕 끝을 모르게 비만율이 늘어나고 있다.

모두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에 신경 쓰고 헬스장에 등록하여 운동하는 사람과 다이어트 인구가 꾸준히 늘어서 세계 최대의 다이어트 국가 되었지만, 비만율이 증가했다. 미국은 범국가적으로 다이어트 노력한 지 30년 만에 다이어트는 할수록 비만해진다는 역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국가가 되었다.

17. 다이어트와 2년의 함정 

온갖 다이어트 대부분은 2년 이상 감량을 유지하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도 단 몇 주 또는 몇 개월의 체험기만 발표하면서 계속 사람을 유혹한다.

지난 70년간 등장한 다이어트 종류만 2만 6천 종이라고 한다. 모두 1900~1925년 사이에 등장한 방법인데 동일한 다이어트가 이름과 효과에 대한 설명만 달리하여 재등장했다. 실패율은 무려 98%에 이른다. 체중을 빼는 경우도 있기는 있지만 2년 이상 감량을 유지하는 사람은 100명 중 2명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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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kg 이상 감량한 의지력이 강한 사람도 95%는 2년 후 다시 살이 찐다고 한다. 요즘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지독한 노력과 주위의 환경 구축으로 효과적으로 살을 빼는 경우를 보여준다. 2년 뒤가 궁금하다. 지금까지 모든 다이어트는 자신은 과학적이고 부작용이 없으며 성공을 보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2년 이상 감량을 유지하는 방법은 위절제술 말고는 없었다고 한다.

18. 아시아인은 조금 뚱뚱한 사람이 오래 산다

미국이 정한 정상 체중의 기준 자체가 아시아인에게는 맞지 않는다. 표준체중이 장수한다는 것은 미국 기준이다.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 중국 모두 과체중이 사망 위험이 가장 낮게 나온다.

즉, BMI(Body Mass Index; 체질량 지수)가 22.6~27.5일 때 사망할 확률이 가장 낮았다. 이는 과체중부터 비만에 해당하는 범위다. BMI 기준으로 봤을 때 약간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 셈이다. 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의 사망 확률이 높다는 보고는 주로 유럽인과 미국인을 연구한 결과였지만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은 서양인과 체질이 다른 것이다.

자료 제공: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자료 제공: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서울대학교 유근영, 강대희, 박수경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7개국을 114만 명을 조사했다. 2005년부터 평균 9.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동아시아인의 사망위험도가 가장 낮은 구간은 BMI가 25.1~27.5일 때였다. 경도 비만 구간이다. 심지어 정상 체중에서 사망 위험도가 경도 비만보다 높았다. 이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극심한 저체중’이다. BMI가 15 이하로 매우 낮은 사람은 BMI 22.6~25.0인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8배나 높았다.

건강을 지키려고 하는 다이어트가 오히려 사망 위험도를 높일 수도 있다. 아시아인에게 맞는 BMI 판단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다이어트 산업에서 크게 언급된 적은 없다. 모두 비만의 불안감을 키우고 다이어트의 효능을 과장한다. 다이어트의 효능은 과장되고 저체중의 위험은 과소평가하고 있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영양섭취, 체중 모두 우수하다. 그럼에도 한국인이 건강하다는 이야기는 없다.

19. 결국, 비만의 확산범은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비만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다. 지금까지의 다이어트 대부분은 몸 버리고, 마음 버리고, 돈 버리는 결과만 가져왔다. 요요현상으로 점점 살은 안 빠지고, 쉽게 더 찌는 체질로 변화시켰고, 거듭되는 실패로 자신감과 자존감만 낮추었다.

다이어트는 단지 과식의 문제를 다른 데에서 원인을 찾게 하여 초점만 흐렸다. 서구식 식사가 비만의 원인이라고 했지만, 서구인의 식사는 동양식으로 바뀌면서 더 빨리 살이 찐다. 초콜릿이나 탄산음료, 아이스크림과 같은 것을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이미 이것들의 소비량이 줄어들어도 비만은 여전히 증가한다.

다이어트

우선 칼로리와 지방에 대한 오류를 살펴보자. 칼로리 측정은 100여 년 전 농화학자 윌버 올린 애트워트가 열량(영양)을 좀 더 잘 공급해 주기 위해서 고안한 방법이다. 칼로리미터를 이용해서 음식 표본을 태워서 나오는 열을 측정하고, 배설물에 포함된 에너지를 제외하여 계산한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당 4Kcal, 지방은 9Kcal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조건에서든 섭취한 모든 음식이 일정하게 소화 흡수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이라는 데 있다. 그래서 칼로리 계산법의 결과는 항상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지방을 줄여라. 이 칼로리 이론의 한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애트킨스(황제 다이어트) 다이어트의 역설이다.

20. 운동은 건강에는 좋아도 살 빼기는 힘들다

다이어트 하면 보통 운동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자들이 그렇다. 그러나 생각보다 운동에 의한 열량 소비는 적다. 원시인은 적은 식량을 얻기 위해 온 산천을 헤매며 많은 움직였지만, 그래도 살아갔다.

인간의 기초대사량이 활동대사량보다 훨씬 크다. 움직인다고 많은 칼로리가 소비되지 않는다. 우리의 생명 유지를 위해 사용되는 칼로리가 더 많다. 인간은 아주 운동을 잘하는 동물이다. 인간보다 빠르고 멀리 뛰고 높이 뛰는 동물은 많지만, 오래 뛰고(치타는 400m, 악어는 10분이면 기운이 다 빠진다) 다양한 운동 능력을 지닌 동물은 별로 없다. 동물 중에서는 종합 운동 능력은 1위일 것이다.

갑자기 운동하면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칼로리 소비는 아주 적게 일어난다. 굶거나 너무 힘들면 살은 빠지지 않는다. 미국인 4천5백만 명이 헬스클럽에 등록해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이는 1993년 2천3백만 명에서 2배나 증가한 숫자이다. 그렇게 해도 비만은 더욱 증가했다.

배드민턴

운동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운동에 대한 강박관념은 나쁘다. 과도한 운동은 생명 에너지를 줄인다. 몸을 혹사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4천 명의 감량 사례 중 운동만으로 성공한 이들은 1%에 지나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으면서 운동만 열심히 한다는 것은 결국 1% 성공률에 도전하는 셈이다.

운동을 많이 하느니 차라리 적게 먹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입맛이 좋아져 세 끼 식사를 더 먹게 된다.

  • 35분간 2.8km 걷기
  • 30분간 8km 자전거 타기
  • 15분간 줄넘기하기
  • 15분간 2.4km 달리기

이렇게 해도 소모되는 에너지는 고작 150Kcal에 지나지 않는다. 살 1g은 약 7Kcal에 해당한다. 운동으로 하루에 150Kcal를 더 소모한다고 해도 이는 약 20g에 지나지 않는다. 1달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도 600g의 감량 효과뿐이라는 계산이다.

자전거 사이클

보상 심리가 역효과를 부른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464명의 과체중 여성을 네 그룹으로 나눠 일주일에 각각 72분, 136분, 194분씩 트레이너의 지도로 운동을 하게 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평소대로 생활하게 한 후 6개월 후 체중을 비교했다. 집단 간에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운동한 여성들 일부는 오히려 4.5kg가량 늘기까지 했다. 운동한 집단은 전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거나, 평소보다 집에서 덜 움직였다는 것이다.

비만과 관련된 요인이 3,000가지가 넘는다. 우리의 능력은 11가지 체중을 지배하는 유전자의 비밀을 다 풀고도 그냥 부모의 키를 대입한 통계에 비해서 훨씬 부정확한 예측을 한다고 한다. 체중은 생명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항상성을 유지하는 동적 다이내믹 상태다. 그런데 과식 이외에 한두 가지를 요소를 가지고 답을 찾으려는 것은 넌센스다.


  1. Applied Physiology, Nutrition and Metabo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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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최낙언
초대필자, 연구자, 저술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식품회사 두 곳을 거쳐 현재는 '(주)편한식품정보'에서 근무합니다. 맛이나 식품보다는 주변에 자연과학 지식을 연결해 거기서 재발견한 의미를 음미하는 걸 좋아합니다. → Seehint.com ㅣ 저서: 감각 착각 환각(2014), 맛이란 무엇인가(2013), 맛의 원리(2015),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2013), 커피향의 비밀(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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