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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소리 17: “청소노동자들의 눈물을 앞세워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실장)

슬로우뉴스가 ‘잊혀질 소리’를 찾아 나섭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이 고용 안정, 근로조건 개선, 노동조합 인정 등의 조건을 걸고 농성을 하고 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중앙대학교는 파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청소노동자가 파업을 하려면 1인당 100만 원씩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점입가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실장이 중앙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중언회] 소속 언론인들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특정한 세력이 청소노동자들의 눈물을 앞세워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다. 일부 언론이 여전히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으니 도와달라.”

잊혀질 소리를 찾아서 -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실장

출처를 찾아서

중앙대 국문과 74학번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태현 중앙대 홍보실장은 15일 중앙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중언회’ 소속 언론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청소노동자 문제) 이면에는 특정한 세력이 청소노동자들의 눈물을 앞세워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일부 언론이 여전히 편향된 보도를 하고있으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학생들의 기말고사 기간, 게다가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중대한 기간에 총장실 불법 점거로 폐해가 막심하다”며 파업의 피해를 담은 자료를 첨부했다.

한겨레, 중앙대, 동문 기자들에게 “도와달라” 이메일 파문 (2014년 1월 15일) 중에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아서

진리의 상아탑이 되어야 할 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가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대학 홍보 담당자가 음모론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동문들에게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입니다. 일부 언론이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거 국회의원들이 하는 수법 같은데 어찌 정치인도 아닌 홍보 담당자가 이런 식의 사고를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실장은 문제의 이메일에서 “전적으로 우리 대학의 환경을 담당하는 용역업체와의 분쟁”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 청소노동자들이 어디 서울대학교나 부산대학교를 청소하는 건가요? 중앙대학교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을 관리 감독하기 위해 용역업체를 구해서 대신 일을 처리하는 건데, 이렇게 우리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나몰라라 하는 식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자신들이 고용한 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의 ‘잡담이나 콧노래, 소파에서의 휴식 등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긴 계약을 하고 있는데 그런 걸 눈 뜨고 보고 있으면서 아무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대학교라니 3류 대학교라 불려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한 술 더 뜨는 학생회 “브랜드 가치 떨어진다”

더 놀라운 건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입니다.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실장의 문제 발언(메일)이 있던 날 학생회는 [미화노동자들의 부분파업에 대한 중앙운영위원회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민주노총 서경지부에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징계위 노사 동수 구성, 노조의 신규직원 추천권 보장, 노조활동 유급 보장에 찬성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해당 성명서에는 민주노총이 교섭해야 할 대상은 중앙대학교가 아니라 하청업체인 ‘T&S’인데, 언론과 여론이 중앙대학교를 지탄하고 있어 중앙대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올해 초 중앙대 청소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중앙대 중운위에서 낸 성명서는 청소노동자 파업으로 중앙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다고 걱정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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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는 단순히 좋은 직장 구하기 위해 시험 치고 스펙 쌓는 곳은 아닌 것 같은데, 학교 측의 나몰라라 전략을 그 학교 학생들의 대표단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중앙대가 중앙대 학생들을 위한 청소를 하기 위해 용역업체를 고용해서 청소노동자와 계약을 맺은 겁니다. 그런데 학교는 당사자가 아니라며 책임 회피하는 학교 편을 들면서 브랜드 가치 하락을 걱정하고  있네요.

‘사람이 미래다’ 단 청소노동자는 빼고

이런 학생들의 ‘영악한 행동’은 그저 난데 없이 생겨난 행동은 아닐 겁니다. 경쟁과 스펙만을 강요하는 승자독식의 사회가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풍경을 흡사 ‘두산그룹 중앙대 지사’ 같은 모습으로 바꿔 놓았네요. 중앙대와 학생회의 모습은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그것은 타인의 얼굴이 아니라 우리의 또 다른 자화상이겠죠. 대학교를 경영하는 두산 그룹의 기업 홍보 문구는 “사람이 미래다” 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청소노동자는 없습니다.

사람이 미래다? 단 청소노동자는 빼고

사람이 미래다. 단, 청소노동자는 빼고

중앙대학교와 학생회의 행보,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중앙대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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