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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스탠드인가 포르노스탠드인가

2013년 충격 고로케가 언론사의 낚시 제목을 열거하며 순위를 매기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몇몇 사람들은 과열된 클릭수 지상주의가 조금은 수그러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제목 낚시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새로운 키워드를 발굴하여 낚시의 폭을 더욱 늘려갔으며 제목을 만드는 방법도 더욱 교묘해졌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몇몇 언론사들은 자사 온라인 사이트에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기사 제목을 갖다 붙이기 민망했던 모양이다. 자사 사이트에는 그나마 멀쩡하고 정상적인 제목을 붙이고는 외부에 소개할 때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소개하거나 자사 사이트에는 대놓고 자극하고 낚시하기 창피해서 구석에 처박아둔 기사를 외부에 소개할 때는 헤드라인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물론 대담하게 자사의 홈페이지든 외부든 가리지 않고 자극적인 사진과 기사로 도배하는 곳도 있다.

그 외부는 바로 네이버 뉴스스탠드다.

2014년 1월 15일 언론사들이 네이버 뉴스스탠드를 포르노스탠드로 만드는 풍경을 들여다보기 전에 소프트 포르노가 점령한 일본 가판대의 잡지들을 보자.

소프트 포르노가 넘쳐나는 일본 잡지들

소프트 포르노가 넘쳐나는 일본 잡지들 (출처: Japanese Magazine are Soft Porn Overload, Wayan Vota CC BY-NC-SA 2.0)

그럼 지금부터 위의 가판대에 놓인 잡지들과 아래의 국내 언론사가 뉴스스탠드에 펼쳐놓은 신문들을 확인해 보자. 스포츠, 연예 전문 언론사뿐만 아니라 경제지, 종합지도 있으며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주요언론사”로 포함된 언론사 중에서만 골랐다. (각 이미지는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한 뼘 비키니와 여성의 가슴 볼륨감 기사들과 함께 뮤직비디오의 성행위 묘사 장면이 충격이라는 기사를 잊지 않고 자극적인 사진과 함께 실었다.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OSEN

오센(OSEN), 영국 방송이 포르노 논란이라는 기사를 이용자들이 누르지 않을까 봐 자극적인 사진과 커다란 파란 글씨로 써놨다. 속옷 사진들의 전시는 기본.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MBN

MBN. “문화와 세대를 뛰어넘는 킬러 콘텐츠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MBN은 역시 자극적인 사진과 기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뮤직비디오는 ‘다 보인다’며 클릭을 유도한다.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문화일보

문화일보. 낯뜨거운 드레스와 성폭력, 분노한 여배우의 알몸 기사로 살(구)색 신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 유머로는 멋진 년, 질긴 년을 소개한다.

2014년 1월 15일 문화일보 자사 홈페이지

이와중에 문화일보는 자사 사이트에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걸어놓았다. 물론 그 아래 전라의 여성을 배치해 뉴스캐스트와의 편집 균형을 맞추려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스포츠조선

스포츠조선. 역시 청순 글래머 사진&기사가 처음을 장식하며 한 여배우가 찍은 화보를 하의실종에 옷 속으로 손을 넣는다는 표현을 이용해 알려주고 있다. 관능적이고 아찔한 연예인 소식은 역시 기본.

2014년 1월 15일 스포츠조선 #2

스포츠조선. 아침 시간 편집본은 무기력한 출퇴근 시간에 번쩍 눈을 띄게 해줄 모양인지 그 수위가 더 대단하다. 차마 타이핑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출처: 미디어오늘 페이스북)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 토플리스 여성이 나온 사진을 그대로 1면 사진으로 내고 있다. 한국의 스포츠 신문사답게 여성의 몸매에 관심이 많다.

2014년 1월 15일 뉴스스탠드 한국경제

한국경제. 여성공무원이 월세 구하기 힘들다는 “아파트 방 한칸 月 20만원…안방은 10만원 추가” 기사를 여자, 공무원, 동거, 충격, 실태라는 말로 써놨다. 자사 홈페이지는 첫 페이지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기사다. 스타킹 여중생이니 회장님 성매매 어쩌고는 애교. 한국의 경제신문답다.

2014년 1월 15일 한국경제 자사 홈페이지

한국경제 역시 “내 똥은 내 집에서 싸지 않는다”라고 말하듯 자사 홈페이지에는 그럴듯한 경제지처럼 보이는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실었다. 뉴스캐스트의 편집과는 사뭇 다르다.

이와 같은 뉴스스탠드 편집본에 대해 한 네이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전했다.

선정성이나 기사형 광고를 판단하는 기준을 네이버가 만들어서 적용하는 것도 언론의 편집 자유를 침해하는 게 되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애초에 뉴스스탠드로 전환하면서 언론사 홈페이지와 뉴스스탠드 화면이 일치하도록 규정을 정했는데 이렇게까지 자기네들 얼굴을 더럽혀가면서까지 낚시질을 할 줄은 몰랐다

네이버는 2006년 뉴스에 대해 처음 아웃링크(링크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가는 방식)를 도입했다. 그러다가 2009년 1월 뉴스캐스트를 도입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 첫 화면에서 언론사들이 편집한 기사 제목을 보여주고 클릭하면 언론사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언론사의 클릭수 경쟁이 본격화됐고 낚시 제목이 절정에 달했다.

2013년 4월 네이버는 첫 화면 개편을 단행하면서 첫 화면에 직접 개별 뉴스를 볼 수 없게 바꿨다. 마치 신문 가판대처럼 신문사만 선택할 수 있고 클릭을 한번 하고 나서야 신문사가 편집한 화면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스스로를 미디어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논란에서 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김상헌 NHN 대표는 관훈클럽 대담에서 언론진흥재단의 프로젝트도 지원하고 언론사에 트래픽도 제공해왔고 뉴스스탠드의 광고수익도 언론사와 나누겠다고 하면서도 네이버는 언론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언론사들은 네이버를 붙잡고 늘어져 트래픽의 콩고물을 얻어먹거나 네이버를 공격해서 트래픽을 확보하려는데 힘을 쓸 뿐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개선하거나 온라인에 맞춘 형식과 포맷, 내용을 선보일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2014년 현재 여러 컨텐츠를 조합, 배치, 선정하여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여 소식을 얻는 곳인 네이버는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가판대를 자처하느라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언론사들조차 그 “가판대”를 신문 가판대가 아니라 도색잡지 가판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한국의 언론사는 네이버라는 플랫폼에 컨텐츠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 하청업체로 전락해버렸으며 불량식품을 미끼에 걸고 낚시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자극적인 미끼를 받아먹으며 일상을 소진한다.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이니 인터랙티브 기사니 뉴미디어에 대한 투자니 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한 일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포르노를 합법화한다면 가장 타격을 받을 곳은 아마도 몇몇 주요 언론사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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