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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사물에서 흔히 묘사되는 기자의 스테레오타입은, 취재장비를 들고 치열한 현장에 뛰어들어 모든 것을 직접 바라보며 부딪히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식의 방식은 ‘곤조 저널리즘’(gonzo journalism)(참고글)이라고 따로 용어 붙여 부를 정도로 전체 언론 보도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는 다른 이의 말들을 전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부는 현장에서 당사자들의 경험을 수집하여 분석함으로써 여하튼 소위 ‘르뽀’(현장형 탐사보도를 칭하는 한국식 외래어 용례)의 영역에라도 턱걸이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누군가가 어떤 상황에 대해 파악한 정보를 기자가 다시금 전달받은 브리핑 취재로 이루어져 있다. 경찰서 정보를 통한 사건사고 보도, 보도자료를 재가공한 기사, 기자회견, 여러 보도들을 종합정리해서 인용 보도하는 것 등 세부적인 방식은 많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보도들의 공통된 속성 하나라면, 바로 “2차 소스”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어떤 사안을 직접 살펴본 1차 소스가 아니라, 사안을 살펴본 정보들을 다시 가공하고 전달하는 2차 소스다.

2차 소스라서 1차 소스보다 열등한 것은 물론 아니다. 더 명료하게 잘 정리할 수도 있고, 1차 소스 하나하나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방식으로 여러 논점들이 고르게 배합될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본연적으로 한 번 더 누군가의 틀을 거친다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맞추어 그 중 몇 가지를 들자면,

첫째 언론사의 입장이 반영된다. 같은 사안이라도 기업으로서의 언론사가 지니는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묘사하는 사실의 선택과 논조가 바뀐다.

둘째, 담당자들의 지식수준이 반영된다. 사안의 내역이 아무리 복잡미묘하더라도, 딱 기자가 알아들은 만큼만 반영되고 데스크가 알아들은 만큼만 출판된다. 특히 전문분야로 들어갈수록 이 문제는 심각해진다.

셋째, 독자의 관심사가 반영된다. 언론은 자신들의 독자가 원하는 방향의 것으로 다듬어 제시하려고 한다는 말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개입하여, 2차소스는 사안의 전체보다는 그것을 재료로 한 어떤 특정한 정리된 형태만을 제시해준다. 그 형태가 권력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며 편안하게 대중을 속이는 방식이라면, 그것 참 난감해진다.

누군가에게 달걀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해도, 원래의 달걀은 다양한 모습일 수 있다.
robynejay, "eggs" (CC BY-SA)

 

따라서, 대다수 언론 보도는 2차 소스임을 명심하는 것이 행여나 속지 않고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길이다. 언론에 나온 정보를 무조건 조작으로 간주하라는 것이 아니라, 계란말이라는 요리만 보고 달걀이라는 재료의 본질을 깨우쳤다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첫째, 더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면(예를 들어 사안에 관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코멘트를 하고 싶다면) 다른 소스들과도 비교하라.

둘째, 능력이 닿는 한 2차 소스인 보도문이 끌어들이고 있는 1차 소스를 찾아보라. 제시하는 1차 소스가 불분명하면 할수록 보도문의 품질수준을 의심해도 좋다.

셋째, 2차 소스만 보고 의견을 굳혀서는 안 된다. 다른 설득력 있는 정보가 추가되면 자신의 의견을 바꿀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실행, 나아가 생활화는 훨씬 힘들지만, 힘을 들일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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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1. 이차소스 이게 재밋는게
    메이저 언론사 조차도 퍼온거면서 출처는 기본
    제것 척하는 경우가 팽배하더라는 불편한 진실이 ㅎ

    슬로우 뉴스는 그런점에서 좋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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