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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본 연재의 5회까지는 진알시공공운수노조(준)이 함께 만드는 무가지‘꼼꼼’을 통해 연재된 바 있고, 6회부터는 새로운 내용으로 독자를 찾아갈 예정입니다. (편집자)[/box]

여론조사는 복잡 미묘한 고등 작업이다. 그냥 아무나 붙잡아놓고 적당히 의견 물어보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약간만 조사방법이 달라져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답변문항의 척도가 5개냐 4개냐에 따라서 격차가 막대해질 수 있다. 전체 인구의 구성비를 그대로 반영한 조사대상을 선정하느냐 임의로 뽑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문항을 먼저 물어보는가에 따라서도 사람들이 연상하고 이후에 대답하는 것이 바뀐다. 물어본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답변했는가에 따라서 조사내용의 신뢰도가 확 바뀐다.

더 자세한 내용들이 궁금하다면 『여론조사, 과학인가 예술인가』(강흥수 / 리북)라는 책을 추천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통제하여 정확한 조사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생각하면 기술적 숙련도와 적당히 마비된 윤리의식만 갖춰진다면 너무나 쉽게 자신들이(혹은 물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유도할 수 있다.

물론 여론조사가 모두 거짓말인 것도 아니고, 분명히 유용한 정보를 줄 때가 많다. 다만 속고 살기 싫다면, 가장 기초적인 몇 가지만 기억하자.

Mike “Dakinewavamon” Kline (CCL : BY 2.0)

첫째, 여론은 의견이다. 즉 특정 사실에 대한 여론조사는, 사실여부를 결정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99.9%라도 아니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믿는다고 하면 그럴듯하다. 아닌 굴뚝에 연기 날까 싶다. 그런데 얼마든지 날 수 있다. 오히려 그런 것을 설문으로 돌리는 상황 자체를 경계하는 것이 좋다.

둘째,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물어본 것이다. 누가 의뢰한 조사고 누가 답변한 것인지 맥락에 넣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실시되는 대부분의 정치여론설문은 낮시간대에 집전화를 받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하자. 인터넷 폴? 그런 것을 기사화시킨 뉴스는 덮어놓고 무시하라.

셋째, 모든 여론조사 보도는 목적이 있다. 언론사는 통계청이 아니다. 굳이 기자를 시켜서 기사를 쓰는 수고를 하는 것은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를 사회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다. 여론조사의 내용 선정도, 그 결과를 보도하는 문장의 뉘앙스도 모두 목적에 충실하다.

그 목적을 위해 조작에 가까운 그래프를 첨가하는 것도 특정 대형 신문들에서는 그리 드물지도 않다. 그러니까 독자는 자신이 그들이 의도하는 방향을 어느 정도까지 납득하고 동의하고 있는가 먼저 생각해보고, 적당히 비판적으로 걸러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스스로 걸러내기 힘들다 싶으면, 좀 더 잘 할 줄 아는 이들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그런 이들 혹은 매체공간을 제대로 고르는 것이 전제되어야겠지만, 그 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PS. 설문 방법론 부분에 더 관심이 생겼다면 리얼미터의 글 “선거 여론조사, 전화면접과 ARS의 신뢰도 논란에 부쳐”도 일독 추천(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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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egoing님/ 와아 무플에서 해방! (ㅜㅜ) // 제가 그래도 나름 어떤 싸구려틱한 정보에서도 여론을 반영하는 순기능 부분을 추출해내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인터넷폴’ 동원만큼은 도저히 뭐 구제할 길이 없더군요(…)

  2. 음.. 두번째 세번째를 잘 지켜내는 설문기관과 언론사라면 신뢰도가 확 올라가겠네요. 투표같은 경우 실제 설문과 투표결과의 비교를 통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검증해보는것도 의미가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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