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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이른바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대립이 극적으로 해소될 조짐이 보입니다. 오늘(2022. 4. 22.) 오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 의장의 중재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 단, 직접 수사권은 한시적으로 유지
  • 6대 중대범죄 중 부정부패와 경제 범죄에 관한 수사권은 검찰에 남김
  • 6대 중대범죄 중 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는 경찰에 이관
  • 검찰의 현 6개 특수부를 3개로 감축, 3개 특수부 검사 수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
  • 국회에 사법개혁특위 구성: 특위 구성 후 6월 안에 중수청이 발족하면 검찰에 남은 2개 분야, 즉 부정부패와 경제 범죄 수사권도 폐지
  • 특위 구성안: 총 13명, 국회 의석 배분에 따라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 구성

이에 대한 반응: 검찰, 김용민, 민형배  

중재안에 대해 검찰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후 3시 경 연합뉴스 기사 제목은 검찰 내 반발의 강도와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한편, 검수완박 법안에 강경한 입장과 태도를 보여왔던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습니다(전문):

박병석의장의 최종 중재안 제안과정은 헌법파괴적입니다.
입법권을 가진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는데, 의장이 자문그룹을 통해 만든 안을 최종적으로 받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입법권 없는 자문그룹이 실질적인 입법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헌법파괴적이고 권한 남용입니다. (김용민, 김용민 의원의 페이스북)

김용민 의원의 반응에 대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머니투데이 등은 “”헌법 파괴적”(이라고) 비판”(동아), “헌법 파괴적이고 권한 남용”(조선), “헌법 파괴적”(머투)란 표현을 제목 일부로 사용했습니다. 이에 관해 김용민 의원은 동아일보 기사를 직접 캡쳐해 인용하면서 “”중재안”이 헌법 파괴적이 아니라 “중재 과정”을 비판한 게 명백한데, 동아일보의 제목 장사는 문제 있습니다. 따옴표를 허위 기재한 것입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절차와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용민 의원에게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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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의원님,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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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탈당’ ‘탈탕 꼼수’라는 수식과 함께 이슈의 중심에 선 민형배 의원도 중재안에 대해 한마디 하셨습니다. “국회의장의 입법권 전유는 반칙”(민형배 전 민주당 의원,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어안이 벙벙합니다. ‘반칙 전문가’께서 그 반칙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동안에 국회의장을 향해 ‘반칙’ 운운하는 모습은 뭔가 ‘아스트랄’합니다. 그래서 민형배 의원께도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김용민 의원(왼쪽, 출처: 김용민 의원의 페이스북), 민형배 의원(오른쪽, 출처: 민형배 의원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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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의원님, ‘날치기 법 통과 등’의 기존 국회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 그 일환인 ‘안조위'(안건조정위원회)를 형해화하기 위해 ‘위장 탈당’한 민 의원의 행위는 헌법 합치적입니까, 헌법 파괴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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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과 방법 그리고 목적에 관해 

검찰 개혁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 거셉니다. 하지만 검찰 개혁은 시대적 요구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꼼수’나 ‘반칙’이 아니라.

저는 검찰 개혁의 큰 방향에 찬동합니다. 그럼에도 그 개혁 과정과 절차에 관해서는, 경찰의 현실적인 수사 능력을 고려해, 속도 조절 등을 포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형식(과정, 절차) 때문에 그 형식이 목적하는 실질(가치)이 무시되어서도 안 되겠습니다만, 그 형식과 실질이라는 건 조화와 균형을 위해 ‘한몸’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하고, 그 조화와 균형을 위해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화법의 취지와 가치를 정면에서 배반하는, 누가 봐도 명백한 자신의 꼼수에 관해서는 “용기”로 치장하고(“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냅니다.”-민형배), 박병석 의장 중재안에 대해선 ‘반칙’이라고 하시니….  저에겐 임 의원의 ‘용기’가 만용과 오만, 무엇보다 독선으로 느껴집니다.

답답한 마음에 그동안 검찰 개혁에 관해 오랫동안 일관된 입장으로 노고를 아끼지 않은 참여연대 입장이 궁금했습니다. 이하 ‘박병석 의장 중재안’ 수용에 관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의 논평을 발췌 인용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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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막은 수사-기소 분리 입법 중재안 합의

사개특위 구성해, 수사기소기관 견제 균형 논의 이어가야
절차 지키고 국민 지지 얻어야 입법도 실행도 가능

 

강대강 대치로 파국으로 치닫던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입법정국이 파국을 면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오늘(4/22) 오전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동의하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만족스러운 안은 아니지만, 파국을 막으려는 중재안이라는 점에서 국회의 합의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략)

참여연대는 지난 수요일 민주당의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아래와 같은 네 가지 긴급 입법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 수사·기소 기관 사이의 협력·공조 체제의 강화
  • 강제수사에서 경찰수사의 적법성/적정성을 통제하는 검사의 역할 강화
  • 더욱 비대해지는 경찰에 대해 권한의 분리·분산을 통한 견제의 보완
  • 법 개정 이후 세부적 시행을 위한 입법 및 이행 로드맵과 조직법적 보완방안 제시가 그 방안이다.

국회는 제1차 수사권조정의 결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서민들의 사법접근권을 충분히 확보하는 한편, 입법 공백을 줄이는 정교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려한 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은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사보임했다가, 양 의원이 법안처리에 반대하자 20일에는 법사위 소속 민형배 의원이 탈당하여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유리하게 하고자 하였다.

법안 처리를 위해 제도적 변칙을 서슴지 않은 민주당의 행태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꼼수에 꼼수, 오만과 독선의 행태이다. 민주당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

(후략)

2020년 4월 22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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