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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족발 강제집행 사건(1심): 강제퇴거 폭력을 멈추는 방법

‘궁중족발 사건’은 서울 중구 체부동(‘서촌’으로 알려진 동네)의 ‘궁중족발’ 가게가 있는 건물을 임대인 B가 사들여 가게 주인 임차인 A에게 재계약을 해주지 않고 내보내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분쟁이 격화된 사건이다. 강제집행 이후 임대인 B와 임차인 A가 말싸움하던 중 흥분해 임차인 A가 망치로 B를 상해를 가해 재판받은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 사건의 임차인 A가 강제집행 과정에서 손가락 일부가 잘리는 상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손가락 4개가 일부 잘린 임차인 A는 국가, 임대인 B, 집행관 C, 노무자 D, 용역회사 E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다.

1심 법원은 집행관의 위법행위를 인정해 국가에는 국가배상 책임을, 노무자들과 용역업체에는 불법행위책임과 사용자책임을, 집행에 불법적으로 가담한 임대인 B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 사건은 항소가 제기되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도 이 사건의 1심 판결을 소개하는 이유는 적법한 강제집행에 대한 법원의 진전된 인식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배상책임

이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번째 근거는 집행관이 사용하는 집행보조자가 사람을 끌어내는 적극적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이 권한을 벗어나 위법하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은 집행관이 노무자에게 보조하도록 한 업무는 잠근 문과 기구를 여는 기술적 조치나 짐을 옮기거나 싣는 등 단순 노무업무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봤다. 이 판결은 민사집행법과 집행관법, 집행관 규칙 등에 근거 규정이 없이 집행 보조자에 불과한 노무자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적극적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본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나아가 1심 법원은 단독제 사법기관인 집행관 C가 집행 보조자인 노무자들이 대법원 규칙을 위반해 노란조끼를 입지 않고 채무자에게 적극적 유형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방치하는 등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해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에 위반해 국민의 안전을 배려해야 할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법원은 국가가 집행관의 위법한 직무집행행위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이 판결은 집행관에 대해 노무자들에 대한 집행조끼 착용 조치 의무, 노무자들의 직접적 유형력 행사를 방지할 감독의무, 집행을 안전하게 수행하여 국민의 안전을 배려할 직무상 의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사건 판결은 1심이긴 하지만, 집행관의 위법한 직무집행행위에 대해 국가가 국가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노무자와 용역업체 그리고 임대인의 책임 

다음으로 노무자들과 용역업체의 책임을 인정한 이유는 이러하다. 법원은 임차인 A의 장갑이 이미 벗겨졌고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스테인리스 작업대 밑부분을 잡고 있는데 건장한 남성 3명이 A의 사지를 잡아당겼다. A가 끌려나가지 않자 노무자 D가 합세해 A의 사지와 허리를 잡아당기고 또 다른 노무자가 A의 왼손을 힘껏 잡아당겨 스테인리스 작업대에서 떼는 바람에 A에게 손가락 일부 절단상이 발생했다.

사정이 이렇다면, 작업대 밑이 날카롭다는 것을 몰랐다 하더라도 어떤 상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예견 가능성이 있다고 법원은 본 것이다. 용역업체 E는 사용자로서 노무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Seungbeom Kim, CC BY https://flic.kr/p/e2tQR1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출처: Seungbeom Kim, CC BY)

임대인인 B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는데, B는 임차인 A를 끌어내는 행위에 직접 가담하고 다른 보조자 등에게도 집행행위를 지시하고 임차인 A의 배우자를 직접 끌어내는 행동을 했다. 1심 판결이 이와 같은 행위를 한 B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1심 판결은 적법한 강제집행이라도 채권자가 집행행위에 직접 가담하는 것은 민법이 금지하는 자력집행으로서 불법행위임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강제집행을 할 권한은 국가에 있는 것이지 강제집행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점을 항소심 판결에서 분명히 해주길 기대한다.

강제집행 폭력을 멈추는 방법 

강제집행 과정에서 폭력 행사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주민 의원이 2018년에 대표발의한 민사집행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법률안이다.

  • 강제집행에 대한 서면 예고제
  • 주거지나 상가 등에 대한 인도집행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사전 통고
  • 물리적 저항 발생시 경찰 등의 강제집행 협력
  • 집행보조자의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 제한
  • 집행관에 대한 법원의 안전교육 강화
  • 집행채권자의 자력집행시도시 집행관이 중단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중단시키는 조치
  • 강제집행 완료 전 건물주의 단전, 단수나 차폐, 출입제한, 기타의 생활방해 등의 금지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국회는 정쟁에만 휩싸이지 말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법안을 논의해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UN에서도 한국의 폭력적 강제집행이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 법은 멀고 주먹이 가까운 야만적 사회는 이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강제집행에 수반되는 반복적인 폭력의 역사를 멈춰야 한다.

이제 강제집행에 수반되는 반복적인 폭력의 역사를 멈춰야 한다.

 

이 글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기획한 ‘광장에 나온 판결’ 연재의 일부로, 필자는 이강훈 변호사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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