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23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협회(INMA) 세계총회[footnote]세계 유력 언론사 임원급 인사들과 구글, 페이스북 등 IT 업계 관계자, 미디어 관련 학자들이 참여하는 전 세계적인 미디어 행사(참고: 연합뉴스).[/footnote]가 올해의 미디어 사례로 노르웨이 언론 아프텐포스텐의 ‘#DearMark’를 선정했다.
노르웨이는 전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된 나라로 내가 미디어를 공부하러 가기로 결심했을 적에 영국과 노르웨이 중 노르웨이를 선택한 이유다. 아프텐포스텐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부수가 많은 신문으로 언론 재벌 쉽스테드 계열이다. “#디어마크”의 마크는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다.
2016년 가을, 한 노르웨이 작가가 ‘전쟁사를 바꾼 7장의 사진’이라는 글을 기고했고 아프텐포스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됐다. 그중 그 유명한, 네이팜 탄을 피해 도망치는 벌거벗은 아이들의 사진이 있었다. 페이스북은 아프텐포스텐에 사진을 ‘삭제하거나 모자이크 처리’하라는 통지를 했다. 이메일 통지가 오고 24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페이스북은 임의로 사진을 삭제했다.
아프텐포스텐의 편집장이자 CEO인 에스펜 에길 한센은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이 사진을 삭제할 생각이 없다.”며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아동 포르노와 다큐멘터리 전쟁 사진을 구분하지 못하는 페이스북의 규칙과 권위적인 적용”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물론 매우 정중한 방식으로.
매 기사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상황이 일으킬 장단을 판단하는 에디터의 책임과 의무를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제한하지 말라고 했다. “열린 세계, 연결된 세계를 만든다”는 페이스북의 미션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문화적 차이를 감안한 지역별 가이드라인을 두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다.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에디터라며, 페이스북의 장점을 한껏 추켜세우기도 하면서 주커버그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썼다. 마지막으로 소녀의 주요 부위를 페이스북 로고로 가린 첨부 사진까지, 유쾌하게 꼬집었다.
이 과정에 노르웨이의 총리, 전에 노르웨이의 브레이비크 테러가 있었을 적 “우리의 답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개방성”이라며 내 심금을 울리는 연설을 했던 옌스 스톨텐베르 노르웨이 전 총리(현 나토 사무총장, 사진)까지 가세했다. 총리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의 사진을 공유하고 삭제당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SNS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냈다.
결국, 페이스북은 삭제 결정을 번복하고, 예외적으로 이 사진의 게재를 허용했다. “이 사진의 역사적 상징성을 인정하며 이를 공유하는 것이 삭제하는 것보다 공동체의 가치를 보호에 득이 된다.”고 발표했다. 언론이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타인의 아픔을 내심 즐기며 이슈화되는 것을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아픔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려는 것인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인간의 잔인함으로 밖엔 안 보일수 있다 즉 방관자측이냐 참관자측이냐의 문제로 보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