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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편집팀원들이 슬로우뉴스를 창간했던 2012년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혀봅니다. 여러분의 2012년은 어땠나요?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많이 이루셨나요? 다가오는 2013년은 어떤 각오로 맞이하고 계시나요? (편집자)[/box]

Bee Time (CC BY 2.0)
Bee Time (CC BY 2.0)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입니다. 슬로우뉴스를 함께하게 되었고, 딸리는 필력에도 불구하고 글을 썼고, 몇몇은 과분한 평가를 받기도 했었죠.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은 대선 패배…

상처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처받고 있을 수많은 없다는 생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려 해요. 그리고 새 해에는 삶 속에서, 슬로우뉴스 안에서 상처를 극복하고 느리지만 예리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합니다.

by 뗏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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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는 시집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의 서문에서 “이 세상에 인간으로 나와 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어지러움과 경이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출판사가 있는 홍대 거리를 걷다가 대낮에도 머리 위에 돌고 있을 별자리를 생각했다”라고 썼습니다. 웹과 온라인을 생각하면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머리 위에서 제 길을 따라 열심히 돌고 있는 별들처럼, 내가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온라인의 수많은 자연인과 아바타들은 여전히 자기 자리에서 숨가쁘게 치달리고 있겠지요. 슬로우뉴스가 그런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새로 태어나 생을 누리기 시작했다는 것에 비슷한 어지러움과 경이를 표하게 됩니다. 이 복잡한 비트의 세상을 헤치고 가는 길이 어디로 이를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건 나서봐야 알 수 있잖아요. 젊은 놈들에게서 가방 꾸려 길 떠나는 도전 빼버리면 자리보전하는 노인네들과 다를 게 뭐 있겠어요!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한 해.

by deulp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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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욕심은 구별해야 하고, 저 스스로 반성하는 점인데, 성찰이 깃든 신중함과 아무 생각 없는 게으름은 또 구별해야 마땅합니다.

슬로우뉴스가 신중하게 성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의 생채기와 상처를 함께 느끼며, 시대의 거친 숨을 함께 호흡하는 매체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슬로우뉴스 동지들과 함께라면 어렵더라도,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거기’로 향하는 크고 작은 길을 오래도록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걸음 하나하나에 슬로우뉴스의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2013년에는 분발하겠습니다.

by 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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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 배긴스의 동네친구가 이런 기분으로 반지원정대에 나서게 됐을까. 대의명분이 있고 멋져보이고 또 좋아하는 친구가 하자고 하고. 슬로우뉴스에서도 전 오랫동안 누구의 친구 1로 참여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주를 섣불리 넓히지 말자 싶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에서 크든 작은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이제는 좀 제대로 기여하는 멤버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지 않습니까? 2013년은 절대행운의 해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by 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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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슬로우뉴스에는 의도가 제대로 반영된 부분도 있었고, 의욕이 현실보다 앞서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올해 여러 가지 면을 통해 ‘우리는 왜 이런 거 없냐’, ‘왜 이런 거 안하느냐’ 할 시간에 하나씩 차근차근 하다보면 결국 얻는 것이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새로운 해에는 새로운 시도를 더욱 겁내지 않고, 진지함을 유지하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by 써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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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를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뭐라고 할까. 슬로우뉴스 소개를 봐도 두루뭉술, 숨을 고르고 돌아보자느니, 새로운 속도를 제안한다느니, 모호하고 막연하다. 그렇지만 그게 이 독특한 언론의 강점일 수도. 애초에 우리가 ‘슬로우’한 뉴스를 표방했을 때 목표는 “느리지만 한 번 더 생각하는 깊이 있는 뉴스”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1년이 지나서 돌아보면 실제로 느리기는 했지만 과연 깊이 있는 그런 뉴스가 됐는지 반성을 해본다. 느리게 가더라도 순발력은 잃지 않았으면, 기꺼이 마이너를 지향하되 선명한 관점과 날카로운 인사이트, 가치의 공유, 한 걸음씩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펄펄 끓는 열정이 우리의 동력이 되기를.

by leejeong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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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과정을 돌아보면 사람들이 먼저 있고 그 뒤 슬로우뉴스라는 컨셉을 만든 셈이지만, 다시 생각해도 꽤 쓸만한 발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느린 편집의결과 부족한 유머감각이 갑갑할 때도 있지만, 각 성원들의 분야전문성과 열정, 그리고 협업과 실험에 대한 개방성에 늘 큰 경탄과 영감을 받은 첫 해였습니다. 망해 없어지기 전까지는 모든 순간은 새로운 분기점이며, 가장 큰 성공보다는 가장 필요한 공간을 채워넣는 선택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by cap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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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란 잠시나마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강제적인 여유를 부여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는 슬로우뉴스가 창간된 해.. 초창기의 열정은 뜨거웠으나 생각만큼 많은 기사를 쓰지 못해 아쉬웠던 해이기도 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한번 열정을 불태워봐야겠습니다.

by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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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60세대가 느닷없이(?) 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린 연말 늦은밤에 50을 지척에 둔 느낌이 스산합니다. 저널리즘이 더 이상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은 시대지만 슬로우뉴스가 티끌만큼의 기여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들풀님의 표현처럼 ‘자리보전하는 노인네’가 되지 않도록 새해에는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

by 필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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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가장 즐겁게 본 연재 글이 슬로우 리스트이네요~
    시간이 전혀 없다가 어느 순간 원하지 않는 상황에 돌입하여 ‘연재’부터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앞으로의 슬로우 리스트 5와 6도 기대되지만 이미 4까지 만으로도 고맙습니다 ~!

    참 지나간 글을 보는데도 좋습니다. 추세를 보니 글쓴이의 규모와 다양성도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마음이 가는 길이 곧은 길이니 부담 없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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