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서쪽 끝에 위치해 바다와 맞닿아 있는 포르투갈. 해산물 천국으로 알려진 이 나라에는 당연히 해산물을 재료로 한 통조림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어리 통조림이지만 문어, 조개 등 다양한 범위까지 취급해 마트에 들어서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버리기 아까운, 소장하고픈 디자인
일상적인 식재료를 좀 더 쉽게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가공한 것이 통조림인데, 통조림이라고 하면 원재료가 무엇이든 간에 일단은 ‘질 떨어지는 싸구려 식재료’라는 느낌도 조금은 든다. 그런데 포르투갈에는 통조림을 그저 그렇게만 보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인 통조림들이 많다.
일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은 통조림의 다양하고 화려한 디자인이다. 뚜껑을 따고 나면 금방 버려질 통조림의 포장이 이렇게 예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 각 브랜드마다 느낌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모두 제각각이라 소장하고 싶게 만든다. 기념품이나 귀국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마트에서만 팔 이유는 없다 – 새로운 판매 방식
포르투갈엔 통조림만 파는 가게가 제법 있는데, 내부 인테리어에도 몹시 신경을 쓴 모습이다. 뭐 하는 곳인가 싶어 한 번쯤 들여다보게 하고, 들여다보다 보면 특유의 분위기에 홀려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곳은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방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 된다.
워낙 개성 있는 디자인이 많다 보니 미술관의 아트샵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가게 혹은 선물 가게에도 통조림은 빠지지 않는다.
선물 용도에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이라면 가격이 비싼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의심이 든다면 동네 마트나 슈퍼로 가보자. 이쪽에 정말 보급형으로 입점된 통조림들은 조금은 심플한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자인에서 뒤지는 것은 아니다. 알록달록한 통조림들이 차곡히 정리되어있는 모습은 영롱할 지경이다.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가치를 더하다
요즘 해산물 통조림은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 혹은 맥주와 어울리는 간단한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본에는 메뉴에서 원하는 통조림을 고르면 그 통조림으로 간단한 안줏거리를 만들어주는 일명 ‘통조림 포차’가 있을 정도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식재료인 통조림에 새로운 디자인과 판매 방식을 도입하니 기존의 통조림과는 아예 다른, 새로운 아이템이 되었다. ‘질 떨어지는 싸구려 음식’의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된 것. 이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아이템 마련에 고심 중인 우리에게도 나름의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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