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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box]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6년 7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공영방송에서 방영되지 못한 대한민국 훈장의 진실

KBS에서 방영되지 못한 대한민국 훈장의 실태를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KBS 탐사보도팀은 지난해 1월 정부를 상대로 한 3년간의 소송을 통해 서훈 기록 72만 건 전체를 입수하고 ‘간첩과 훈장’, ‘친일과 훈장’ 2부작 아이템을 기획했으나 ‘친일과 훈장’ 편은 계속 방영되지 못했다. 친일인사 훈장 수여가 집중된 시기는 이승만, 박정희 정권 때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보도를 주도하던 기자는 뉴스타파로 옮겨갔고, 공영방송이 하지 못한 훈장 보도가 시작됐다. 4개월간 72만 건의 서훈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훈장은 독재세력에게 관대했고 민주인사들에게 인색했다. 헌정 질서를 파괴한 반민주 행위자들에게는 다수의 무공훈장, 보국훈장, 근정훈장 등이 수여됐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진압한 군인과 경찰들에게 수여된 무공훈장과 5.16, 12.12 군사쿠데타에 공을 세웠다며 수여된 훈장들이 대표 사례다. 박정희 대통령은 모두 14개의 서훈을 받았다.

하지만 3.15의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 민주화에 기여한 사유로 건국훈장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잠들어 있는 150여 명 이상의 민주화운동 관련자 또는 참여자 중 서훈자는 2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민주화운동 그 자체로 훈장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뉴스타파의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4부작은 8월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4주 연속 방영된다.

● 뉴스타파

YouTube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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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가족 여행의 악몽

일상의 고민을 잊기 위해 떠나는 휴가가 누군가에겐 악몽이 되기도 한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AS뉴스 코너에서 지난 겨울 국내 대형 여행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빈탄 섬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바나나보트를 즐기다 사고를 당해서 아들은 사망하고 딸은 중상을 입었다.

유족들은 대형 여행사의 책임을 주장한다. 여행사 일정표에 ‘해양스포츠 안내’가 포함되어 있었고 여행사가 해당 바나나보트를 추천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현지 가이드도 추천했고, 안전 위험성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

하지만 여행사 측에서는 사고 책임은 현지 리조트에 있다면서 맞서고 있다. 바나나보트는 여행사가 준비한 일정도 아니고, 그저 안내서에다가 이러이러한 것을 즐기실 수 있다고 소개해 준 것뿐이라는 이유다. 악몽이 된 휴가, 책임지는 이들은 없다.

● CBS 김현정의뉴스쇼

노컷뉴스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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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가 사냥’의 결과물, 젠트리피케이션

‘뜨는 상권’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 젠트리피케이션[footnote]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도심에 가까운 낙후 지역에 고급 상업 및 주거지가 새로 형성되는 것. 주로 청년과 예술가가 밀집한 지역이 이들로 인해 활성화한 뒤에 임대료가 올라 오히려 쫓겨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footnote]에 대해 한겨레가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자본이 아파트라는 투자상품에서 상가건물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성장률 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초저금리 시대라는 배경이 이런 움직임에 탄력을 줬다.

한겨레가 상수 지역 상권으로 여겨지는 곳을 조사지로 설정해 음식점으로 이용 중인 건물의 등기부등본 183건(3월 말 기준)을 모두 떼어 분석한 결과, 이 건물들에 붙어 있는 은행 근저당 설정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51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2년(781억 원) 이후 3년 만에 무려 60.2%나 늘어났다. 변곡점은 2012년이었던 셈이다.

이 시기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생겨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이 상가건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거품 붕괴를 경험한 이들은 부동산 투자 대신 상가건물을 찾았다. 상가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임대료라는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보기 드문 상품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흐름에 날개를 달아줬다. 2014년 7월 기획재정부는 곧바로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향’을 발표해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했다. 소비 활성화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겠다는 명목으로 금리도 빠르게 낮아졌다. 뜨는 동네’에 들어오는 투자자들 상당수는 그 동네에 살지 않는 외부인이다. 투자인들이 주거 기능 건물을 상가로 바꾸고, 그곳에 살던 젊은이들은 밀려난다. 이런 분석은 단순히 상가임대차법 개정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한겨레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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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피로사회 한몫 하는 ‘감각 공해’

밤에 신촌, 홍대 거리를 거닐 때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진짜 불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밤에도 너무 환한 거리와 선명한 음악 소리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이를 ‘감각 공해’로 규정했다. 지난해 소음과 악취 등 생활성 공해로 피해를 본 주민들이 “부주의한 이웃과 불쾌한 생활환경 때문에 괴롭다”며 지방자치단체에 쏟아낸 민원 건수는 12만 5,526건, 하루 평균 343건이다.

민원의 종류도 단순 소음을 넘어 구체화한다. 가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힙합 음악 길거리 공연,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윙’하는 기계음, 렁탕 가게 환풍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사골 냄새 등이다.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을 자극하는 생활성 공해다.

주거문화의 변화는 이런 감각 공해를 부추긴다. 기존에는 주택지구와 상업지구가 명확히 갈렸지만, 요즘은 명소로 떠오르는 곳을 중심으로 상업가와 주택가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소음과 악취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감각 공해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심야에 일정 밝기 이상의 빛에 노출되면 생체리듬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각 공해가 현대인의 피로감을 부추기고 있다.

● 동아일보

큐레이션 채널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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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알바를 해도 강남에서 해라? 모르는 소리!

“알바를 해도 강남에서 해라.”

어렸을 적 어른들에게 종종 들었던 말이다. 일자리가 풍부하고 임금도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16년 2분기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를 보면 강남 3구는 25개 자치구별 채용 공고 표본의 30%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노동강도를 고려하면 어떨까?

한국일보는 “강북에서 몇 년씩 일하는 사람도 여기서는 보름도 못 버티고 나가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강남 알바생의 말을 전했다. 노동강도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유흥업소와 각종 학원이 밀집한 강남역 주변에서는 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자칫하면 범법자가 될 위험성까지 감수해야 한다. 담배를 사러 오는 미성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타 지역보다 유동인구가 많고 소득수준이 높은 것도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고객들의 요구사항은 많고 복잡하다.

발레 파킹을 하다 외제차에 흠집이라도 내면 난리가 난다. 상대적 박탈감도 피로도를 높이는데 한몫한다. 하지만 평균 시급은 6,850원으로 서울 전체 평균(6,718원)보다 132원 높은 수준이다. 여러 가지를 감수하고 알바를 하기에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 한국일보

큐레이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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