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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노사가 사상 최대 규모의 임금·성과급 인상에 합의했습니다. 미디어오늘 [한국경제 노사, 최고임금인상률 합의] (12월 26일 윤수현 기자)에 따르면 “(2022년) 임금인상률(기본급)은 6.8%로 임금협약 사상 최대 인상률”이며 “연말 성과급의 경우 사상 최고치인 270%”로 지난해보다 100%p 상승했습니다. 기자들의 과중한 업무를 줄이기 위한 추가 채용, 초과근로수당 없이 야근이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임금제 개선방안 마련도 합의했습니다.

자기 회사엔 노사 상생 자찬 vs. 대우조선해양엔 사측 편들기 

김정호 한국경제 사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총연봉으로 따지면 임금은 언론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고, 한국경제 노동조합 역시 노사 상생이 빛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양병훈 한국경제 노조위원장은 “사상 최고 임금인상률은 직원의 노고로 일궈낸 성과를 회사가 직원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회사 이익은 직원의 노력이니 수익 분배는 당연하다는 것이죠. 지난 11월 한국경제 기자들이 김정호 사장을 규탄하는 집단 성명 발표 이후 결과입니다.

이렇듯 노사 상생을 강조한 한국경제정작 보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채용절차법 개정 움직임을 전하는 기사에서 건설노조를 향해 ‘공사판 조폭’ 또는 ‘비리 척결’ 등 자극적 표현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노란봉투법’ 마련을 위해 단식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를 인터뷰한 KBS를 두고는 기계적 균형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생계보장을 위해 임금을 인상해 달라’거나 ‘직원의 노고로 일궈낸 성과를 나누자’는 노동자의 요구조차 비판해왔습니다. 자신들이 소속된 한국경제 노조가 임금협상을 할 때는 노동자로서 기업 이익을 나누자고 주장하면서, 다른 노동자들이 기업 성과를 나누자고 주장하는 것엔 반대하며 사측 편들기를 한 것입니다.

노동자 임금인상 요구 비판, ‘한경노보’와 딴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지난 6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삭감된 임금을 조선업 호황에 맞춰 원상회복 해달라며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국경제는 [사설/대우조선 하청노조 불법 파업·점거…엄정한 법 집행이 답이다] (7월 14일)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을 불법점거 농성으로 규정한 정부와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며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했는데요. 하청업체 노동자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원청업체와 채권자를 상대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점거 농성은 ‘불법행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화물연대가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사설/민노총 조폭식 횡포 눈 감으면 문정부와 다를 바 없다] (6월 4일)에서 “조폭식 영업 행태”라 비난하고 “정치파업 성격이 짙다”며 정부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결연한 각오로 노조의 패악질에 대응”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본급 ‘묻고 더블로’ 달라는 현대차 노조 IT·전자업계는 두 자릿수 인상하며 ‘백기’] (6월 7일 김일규·정지은 기자)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성과급으로 기업의 “순이익의 30%를 요구”하고 “역대급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안이 너무 과하다”는 사측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노란봉투법 의제를 보도하면서 시종일관 ‘사측’ 입장을 편들어 보도한 것은 누구인가. 그래놓고 KBS를 상대로는 (기계적) 중립을 요구하는 행태는 뻔뻔하다.

KBS ‘노란봉투법’ 단식 노동자 인터뷰 맹비난

최근 한국경제 [사설/“노란봉투법, 불법파업 줄일 것”…노조 주장 반론 없이 보도한 KBS] (12월 26일)는 “KBS가 그제 뉴스에서 국회에서 천막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근로자와의 인터뷰를 방영했”는데 “15건을 보도한 40분짜리 방송에서 8분 48초를 배정”해 “가장 비중 있게 처리”했다며 “경영계 측 우려”는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경제는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 조장법’이라 불렀는데요.

한국경제는 “방송사가 자체 판단에 따라 이슈를 선정하고, 취재·편집·방영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라면서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인 KBS가 “객관·공정·균형 보도”를 위해 “기계적 균형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반론을 보장해주는 게 상식”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KBS가 “친노(親勞), 친야(親野) 편향 보도로 일관해왔다”며 “그 이유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장악하고 있는 회사 경영층 구조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는 ‘이런 식이라면 구태여 수신료와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는 협박성 언급도 잊지 않았는데요. 친기업, 친여 편향 보도로 일관해 온 한국경제가 언론 자유를 언급하면서 다른 언론을 비난하는 모습은 목불인견입니다.

한국경제가 지목한 보도는 KBS [단식 농성 26일째…유최안을 만나다] (12월 25일)입니다. KBS는 지난 여름 경남 거제에서 바로 누울 수도 없는 1㎥ 철장에 들어가 한 달간 농성한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철지회 부지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현재 ‘노란봉투법’ 제정을 촉구하며 한 달 가까이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 중입니다. 파업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하청 노조 집행부 5명, 개인을 상대로 47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는데요. 한 달에 250만 원 남짓을 받는 노동자에게 470억 원은 비현실적인 금액입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호 위한 ‘노란봉투법’

유최안 부지회장이 국회에 촉구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은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안입니다. ‘하청업체를 비롯해 비정형, 간접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과 쟁의가 가능’하게 해 불법파업으로 규정하지 않게 하고,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직접 손해를 제외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 노동조합 또는 노동자에게 손해배상과 가압류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조건이라든지 고용조건, 복지조건은 원청이 다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노란봉투법 제정으로 “파업이 불법화되지 않고 훨씬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 한국경제에 ‘노란봉투법’이 비중 있게 언급된 기사는 총 45건입니다. 하나같이 기업 입장에서 노란봉투법에 반대하는 내용인데요. [사설/불법 파업에 면죄부 주는 ‘노란봉투법’…왜 우리만 이 지경인가] (9월 14일), [“노란봉투법은 국내 손해배상 체계에 어긋나”] (10월 18일 곽용희 기자), [불법 파업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9월 28일), [노란봉투법, 불법파업 부추겨…매년 일자리 2만개 사라진다] (11월 30일 안대규 기자) 등 제목만 봐도 부정적인 보도입니다.

유일하게 노란봉투법의 필요성을 설명한 [불법 파업에도 손해배상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타당한가] (8월 15일)에서조차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기업 보호’와 ‘친노조’의 대립”이라고 규정하며 “어떤 경우에도 불법 행위를 법이 부추겨서는 곤란”하고, 해외 자본이 발길이 돌리지 않게 해야 한다는 친기업적인 주장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을 굳이 비교하자면, ‘기업 보호’와 ‘친노조’의 대립이 아닌 ‘기업 보호’와 ‘노동자 보호’의 대립으로 볼 수 있으며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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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의 유래:
손해배상금 폭탄 쌍차노조, 어느 독자가 보낸 4만 7천원

과거에는 월급을 현금으로 받았다. 그리고 그 월급은 노란색 봉투에 담기곤 했다. 그래서 노란봉투는 월급을 상징했다. 특히 ‘노란봉투’는 지난 2014년 쌍용자동차 노조원을 돕기 위한 사회적 연대 캠페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당시 ‘쌍차 노조’는 2009년 77일간의 파업에 관해 약 47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2013년에 선고받았다(사측에 약 33억, 경찰에 약 14억).

이 보도를 본 한 ‘시사IN’ 독자는 편집국에 4만 7천원을 보내왔고, 자신과 같은 사람이 10만 명만 모이면 쌍차가 판결받은 47억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를 전했다. 이 일화가 전해지면서 쌍차 노조를 돕기 위한 시민사회와 진보정당 등을 중심으로 하는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발전했고, 이 캠페인은 ‘노란봉투법’ 추진 운동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편집자)

2013년 말 배춘환씨가 ‘시사IN’ 편집국에 크리스마스카드와 함께 보낸 4만7000원. 출처: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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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은 객관·공정·균형보도 지켜야

친기업적 기사를 쓰는 기자와 자신들의 임금협상에 대해 노사 상생을 이뤘다고 평가한 노조원 모두 같은 한국경제 노동자입니다. 노조원으로서 자사의 노사교섭 성과가 뿌듯하다면, 다른 노동자들의 노사교섭 역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국언론노동조합 보도자료 [91.5%···기업이 가진 한국경제신문 지분] (11월 29일)에 따르면 한국경제 지분 91.483%를 국내 52개 기업이 나눠 갖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이 회사의 주인이기 때문에 기업을 위한 기사밖에 쓰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취재·편집 등 언론의 자유도 객관·공정·균형보도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도 지키지 못하는 언론이 될 것입니다. 기업 주장을 담지 않았다고 KBS 보도를 힐난한 한국경제가 스스로 주장대로 ‘기계적 균형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반론을 보장해주고’ 있는지 자신부터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게 보도하는 원칙은 언론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걸 한국경제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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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 6월 1일~12월 27일 ‘노동조합·노란봉투법’ 관련 한국경제 지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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