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가 무림 초고수라면? 웹툰 [마루한 - 구현동화전]

출판만화를 통해 데뷔했고 잘 알려진 작가들이 웹툰을 발표하는 게 이제는 크게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미생]으로 국민만화가의 반열에 오른 윤태호, [무림수사대]의 이충호, [덴마]의 양영순 등이 대표적이다. 8, 90년 대에 [나간다 용호취], [스카이 레슬러]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장태산이 최근 네이버에서 웹툰 [몽홀] 연재를 시작하기도 했다.

[만화 VS 만화 시즌 2] 이충호 대 양영순 (에이코믹스)

속속 웹툰 시장에 진입하는 출판만화 작가들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웹툰 [마루한 – 구현동화전] 또한 [8용신전설], [천랑열전] 등으로 잘 알려졌던 박성우의 최초 웹툰 진출작이다. 주인공 마루한이 별림서고에서 무림서적을 읽으며 각종 무공의 고수로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로, 마루한에게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강해지는 구현동화의 능력이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작중에서 마루한이 읽는 책의 내용이 액자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 책들이 잘 알려진 동화를 무협 세계관에 풀어놓은 내용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웹툰 [마루한 - 구현동화전] 6화 중에서. — 웹툰 [마루한 – 구현동화전] 6화 중에서.

흥미로운 액자식 구성의 무협물

마루한이 읽은 첫 번째 책은 ‘귀면수전’이고 작가가 붙인 부제는 ‘Beauty and The Beast’다. 귀면수가 가진 한빙옥잠이라는 무림기보를 탈취하러 갔다 잡힌 아비를 대신해 인질이 된 소녀에 관한 이 이야기는 바로 [미녀와 야수]를 바탕으로 했다. 두 번째 책은 삼보충권에 얽힌 백설과 허림의 이야기, ‘Snow White’는 제목 그대로 [백설공주]의 변형이다.

익숙한 동화들이 무협이라는 세계관을 만나 만들어진 새로운 이야기는 그 자체로 무척 흥미롭다. 마루한이 책을 읽으며 성장해 가는 와중에 별림서고의 무림비급을 노리는 적들이 점점 압박을 가해오는 주 스토리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주 단위 연재 특성상 액자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주 스토리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박성우 특유의 아름다운 캐릭터와 호쾌한 액션으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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