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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키닷컴의 집계 자료, 어디까지 믿을만한가

“인터넷·모바일 시장조사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카카오톡 사용자는 9월 셋째 주(21~27일) 2646만3021명에서 9월 넷째 주 2605만7155명으로 40만명 넘게 줄었다.”

조선일보, 한겨레, 팩트TV 외 다수 언론사

기간통신사 연합뉴스 역시 "랭키닷컴의 집계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통해 랭키닷컴 집계를 설명과 단서 없이 마치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건 마찬가지다.

기간통신사 연합뉴스 역시 “랭키닷컴의 집계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통해 랭키닷컴 집계를 설명과 단서 없이 마치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건 마찬가지다.

몇 가지 질문 

  1. 랭키닷컴의 ‘집계’는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가?
  2. 랭키닷컴의 ‘집계’는 통계학적인 가치를 가지는가? (즉, 과학적, 객관적 자료인가)
  3. 왜 언론에선 랭키닷컴의 집계를 어떤 설명(통계자료에 흔히 등장하는 표본 오차 등)도 없이 인용하는가?
  4. 이런 보도로 인해 한 사기업의 주가가 영향받는다면 그 책임은 누구(언론사, 랭키닷컴)에게 존재하는가?

간단한 대답 

1. 랭키닷컴 집계는 현재로선 그 ‘경향’을 ‘참조’하는 정도의 자료로 봐야 한다. 즉, 구체적인 수치로 인용하면 대단히 위험하다. 가령, 위에 예시한 것처럼 “2646만3021명에서 9월 넷째 주 2605만7155명으로”라는 식으로 인용해선 안 된다. 하지만 현재 모든 언론사가 이렇게 인용한다.

2. 랭키닷컴의 집계는 통계로서 어떤 과학적 엄밀성도 객관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집단 설정과 표본집단 추출 역시 같은 ‘패널’에 의해 집계될 뿐이다. 이 점은 어떤 반론 가능성도 없다고 나는 판단한다.

3. 언론은 그렇다면 왜 랭키닷컴의 집계를 이토록 믿는 걸까? 언론에서 따로 여론조사(통계조사)를 할만한 의지와 능력, 자원이 없다. 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말하자, 돈이 많이 든다. 기성 언론이 그토록 신봉하고, 웅변하는 ‘객관성'(혹은 ‘신뢰’)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부정확한 자료와 맞바꾼 셈이다. 그러는 사이에 “랭키닷컴의 집계에 따르면”이라는 보도들로 인해 한 IT 사기업의 주가는 요동친다. 이런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나는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알지 못한다.

4. 최종적으로 책임은 언론에 있다. 랭키닷컴 측에 문의한 결과, 랭키닷컴은 “이 자료는 경향을 참조”하는 자료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을 신뢰한다면, 랭키닷컴 자료의 내용과 성격을 명확하게 확정해서, 독자들이 그 자료가 마치 통계적 엄밀성을 충족한 자료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방지할 책임은 언론사에 있다. 하지만 내가 찾아본 어떤 언론사도 랭키닷컴 자료를 인용하면서, 이 자료가 시장의 ‘경향’을 읽어내는 데 가볍게 ‘참조’할 정도의 자료라는 단서를 단 언론사는 없었다. (있다면 알려주시라.)

한마디만 더 하자

카카오톡 보도 행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초기 카카오톡 측에서 자행(?)한 커뮤니케이션 난맥상을 감안하더라도, 마치 카카오톡이 국가 권력에 투항한 것처럼 언론이 몰고갔던 점이라고 본다. 특히 JTBC는 “검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그야말로 그 출처를 확정하기 어려운 ‘관계자 저널리즘’), 국가의 검열적 권력에 투항한 ‘부역자’와 같은 틀짓기를 노골적으로 의도하면서, ‘대결적 구도’를 부추겼다.

그러는 사이에 국가 기관의 검열적 행태에 대한 분노는 카카오톡으로 옮겨졌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심지어는 사기업에서 국가기관의 영장을 거부하겠다는 선언까지 나오게 했다. (그게 비록 꼼수일지라도. 아랫글 참고.) 이 모든 소동과 아수라장에서 가장 책임이 있는 건 물론 국가기관의 검열적 태도다. 그 제도의 문제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되짚어서 새로운 입법안(제도)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은 이 모든 소모적 소동이 초래한 사태에서 그 책임이 없을까? 물론 우리는 언론의 이중적인 행태를 황우석 사태에서 그리고 세월호 사태에서 이미 여러 번 경험한 바 있다. 그야말로 ‘팔리면 뭐든 쓴다’는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구현하는 언론이야말로 카카오톡 사태에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사태의 본질을 호도한 장본인이 아닌가 말이다.

여론조사는 모집단 설정이나 오차를 모두 밝히더라도 그야말로 ‘여론을 조사’해서 확인하는 작업일 뿐이다. 미디어는 전수조사도, 여론조사도 아닌 집계 방법을 통해 얻은 자료를 이용해 1명 단위까지 발표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을 아는 독자는 그걸 뉴스가 아니라 의도한 거짓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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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은 랭키닷컴 전략기획팀 과장과의 일문일답

– 조사 방법은?

표본 조사다. “모바일 패널”의 이용로그를 근거로 조사한다. 국내 모바일 이용자의 자료를 추산하는 거다. 패널 규모는 6만 명이다.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그 대상이다.

– 아이폰 이용자는 빠졌겠네?

아이폰 이용자는 빠진 것 맞다.

– 아이폰 이용자 규모는 얼마로 파악하나?

발표기관마다 다른데 안드로이드가 90% 안팎인 것으로 안다.

– 앱 같은 걸 설치하는 건가? 

조사대상은 앱을 설치하신 분들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앱을 설치하는 건가? 

랭키앱도 있지만 랭키앱을 직접 다운받은 수는 아주 적다. 주로 다양한 제휴사를 이용한다. 단, 그 패널들의 정보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는 측면에서 성별, 지역, 연령대 등 특정한 프로파일에 치우치지 않도록 설계하긴 한다. (사용하는 다른 앱의 주 사용층을 추정한다는 의미 – 편집자)

– PC 패널과 모바일 패널이 각각 6만 명인가.

– 그렇다. PC 패널도 6만 명이다. 모바일과 같은 표본집단은 당연히 아니고, 모바일 패널과 PC 패널은 각각 6만이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다.

– 데이터 집계 발표는?

패널의 이용한 내역을 분석해서 상시로 자료를 조사하고, 집계와 발표는 주간과 월간으로 한다.

– 사용자의 PC/모바일 활동을 자료로 활용한다는 건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나? (설명의무)

어떤 서비스를 이용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에 관한 허락은 당연히 받는다.

– 어떤 형태로 승낙을 받나. 약관인가?

그렇다. 랭키앱에 있는 약관 내용(설명의무 관련)이 제휴 앱에도 그대로 들어간다.

– 각 언론사에서 ‘랭키닷컴 자료’로 인용했던 카카오톡 이용자 수, 텔레그램 이용자 수는 랭키 자료가 지금까지 설명한 그 자료가 맞나.

맞다.

– 별도 자료 수집해서 전달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다.

– 블로터의 ‘랭키닷컴’ 관련 기사 중에서 “성별과 나이를 반영해 뽑습니다. 이 방법으로 각각 6만 명을 모집합니다.”는 설명은 사실이 아닌가. 

성별과 나이를 반영하는 건 틀렸고. 6만 명은 맞다. 패널의 성별과 나이를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 랭키닷컴 자료에는 왜 신뢰도 수준이나 오차 수준과 같은 통계적 기본 수치들은 빠져 있나? 

모집단을 확정하기 어려워서 그런다. 인터넷 이용자만 해도 어떤 사람들을 인터넷 이용자로 해야 할지, 일주일에 1번 이상 이용자를 인터넷 이용자로 해야 할지 그렇지 않을지 확정된 것이 없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90% 정도라고만 알려졌지 이 사용자 규모가 정확한 것인지는 수치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집단을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계로서 신뢰도와 오차수준을 명확히 발표하기 어렵고, 그 두 가지는 빼서 발표한다. 즉, 고객들에게도 ‘전반적인 추세나 트랜드를 보시라’라고 이야기를 한다.

– 결과적으로 통계적 가치를 인정하기 어려운 ‘참고 자료’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언론에선 보도한다. 어떻게 보나. 

우리의 역할은 자료를 어떤 조건에서 수집했는지와 그 발표까지다. 데이터에 대한 판단은 활용하시는 분(언론)과 보시는 분(독자)의 역할이다.

– 랭키닷컴은 어떤 기업인가?

시장 조사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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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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