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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미끼질 vs. 검색 최적화

검색엔진 최적화?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구글 검색에 잘 걸릴 법한 키워드를 제목이나 글 앞 부분에 적극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기 검색어를 이용해 기사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외국 인터넷 언론들에게 검색엔진 최적화(SEO)는 결국 구글 검색엔진에 잘 걸리게 하는 걸 의미한다. (이미지:

외국 인터넷 언론의 검색엔진 최적화(SEO)는 결국 구글 검색엔진에 잘 걸리게 하는 걸 의미한다. (이미지: sunshinecoastseo.com)

검색엔진 최적화가 뭐길래

지난 2005년 등장한 매셔블은 소셜 미디어 쪽 뉴스에 특히 강점이 있다. ‘블로그계의 브래드 피트’로 명성을 떨쳤던 피처 캐시모어는 매셔블 출범 직후 검색엔진 최적화(SEO)에 공을 들였다. 가능하면 구글 검색에 잘 걸리도록 콘텐츠를 만들었단 얘기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해 단기간에 급부상한 많은 뉴스 사이트들 역시 검색엔진 최적화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물론 핵심은 ‘인기 키워드를 활용한 기사’가 아니다. 그보다는 ‘기사를 쓸 때는 검색을 감안해서 제목을 달고 리드를 쓰라’는 게 먼저다. 다시 말해 같은 기사를 쓰더라도 제대로 눈에 잘 띄게 만들어주라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목은 간결하고 눈에 이해하기 쉽게 달아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때론 지나친 축약보다는 키워드를 그대로 살려주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이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바꿨다고 가정해 보자. 페이스북이 ‘친구’들의 ‘좋아요’가 많을수록 뉴스피드 윗부분에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가정하고, 이를 기사화한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는 게 좋을까?

  • A:  ‘좋아요’ 많은 글 페북 윗부분에 뜬다
  • B:  페이스북 “좋아요 많은 글 뉴스피드 상단 배치”…알고리즘 바꿔

간결하고 알기 좋은 제목이란 잣대만 들이대면 A가 더 나아 보인다. 하지만 검색 가능성을 생각하면 B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좋아요, 알고리즘 같은 핵심 키워드가 다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검색 미끼질과 검색엔진 최적화, 목적과 수단 사이

이쯤 얘기하면 금방 연상되는 게 있다. 요즘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쓰고 있는 ‘실시간 인기검색어 미끼(어뷰징) 기사’들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온라인 뉴스팀’ 같은 것들을 통해 실시간 검색 대응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주로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검색엔진 최적화와 실시간 검색 미끼질은 같은 걸까? 아니면 다른 걸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검색엔진 최적화는 인터넷 언론의 기본 기법으로 널리 칭송하는 반면, 검색 어뷰징은 ‘부도덕한 행위’로 비난을 한다. 특히 포털 관계자들은 언론사들의 검색 어뷰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나친 단순화란 위험을 무릅쓰고, 검색엔진 최적화와 검색 어뷰징을 한번 구분해보자. 난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수단’과 ‘목적’이란 관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검색엔진 최적화는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기왕 쓰는 기사를 좀 더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 각종 노하우를 잘 활용한다는 의미다.

반면 검색 미끼질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검색어가 먼저 존재하고, 그 검색어를 활용하기 위해 기사를 쓴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텔링보다는 검색어 반복 쪽에 더 무게를 두게 된다. 그런 차이 때문에 검색 미끼질이 저널리즘의 본령에서 벗어난 행위란 비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네티즌 의견 보도, 욕만 할 건 아니다

자, 지금부터 진짜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한번 털어놓자. 난 우리 언론들의 문제가 ‘실시간 검색어 대응’을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검색어 대응을 제대로 못 하는 게 문제라고 본다.

무슨 얘기냐고? 어떤 사안이 있을 때 네티즌 반응 분석하는 것.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취재 못지 않게 소셜 미디어 취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4년 8월 11일 로빈 윌리엄스 자살 소식를 예로 들어보자. 그날 SNS에선 온종일 로빈 윌리엄스의 자살과 그를 향한 추모, 그리고 로빈이 출연한 영화에 관한 이야기로 넘쳐났다.

이런 동향 제대로 알려주는 건 정말로 훌륭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어떤 의견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공유됐는지, 또 SNS에선 주로 어떤 얘기들이 많이 오갔는지 전해주는 건 웬만한 심층 취재 못지 않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소중한 기사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이걸 어떻게 하는가? 너무나 쉽게 처리해버린다. 다른 매체들이 보도한 기사를 간단하게 갈무리한 뒤 한편 네티즌들은, 이란 문구와 함께 눈에 띄는 의견 몇 개를 붙여넣고는 끝이다. 이래 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실시간 인기 검색어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 동향을 분석할 수 있는 간단한 도구들이 많이 있다. 트윗트렌드 같은 서비스를 활용하면 어떤 멘션들이 많이 리트윗됐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소셜메트릭스를 이용하면 인기 탐색어 추이나 맵을 확인할 수도 있다.

트윗트랜드 소셜매트릭스

이 외에도 공짜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와 서비스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이용해 종합적인 의견을 전해주는 건 정말 훌륭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연예 담당 기자라면 주요 연예인들의 트위터를 살펴보는 건 기본일 것이다.

mong

실시간 검색어 대응, 기왕 하는 것 제대로 하자

앞부분에서 난 검색엔진 최적화와 검색 어뷰징의 차이를 수단과 목적이란 관점에서 내 마음대로 분석했다. 지나치게 단순화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난 그게 둘 간의 핵심적인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난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실시간 검색어 대응팀 운영하는 걸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추적하는 게 언론사로서 못할 짓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언론사들이 쏟아내는 실시간 검색어 대응 기사의 수준과 깊이다. 겉만 살짝 건드린 어설픈 기사들만 쏟아내다 보니까 제대로 효과도 보지 못하고 욕만 먹고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 대응하는 김에 (공짜로 쓸 수 있는) 각종 분석 도구들을 활용하는 법을 좀 익힌 뒤 공 좀 들여서 해보면 어떻겠는가?

로빈 윌리엄스 자살 관련 탐색어 여론 (이미지: 소셜 메트릭스)

로빈 윌리엄스 자살 관련 탐색어 여론 (이미지: 소셜 메트릭스)

예를 들어 로빈 윌리엄스 자살 관련 보도를 한다고 해보자. 소셜메트릭스를 이용하면 리트윗 횟수가 많은 글부터 볼 수 있다. 이 자료만 갖고도 훌륭한 기사를 쓸 수 있다. 관련 트윗들을 기사 안에 붙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탐색어 여론 기능을 활용해서 전체적인 반응을 종합해 보여줄 수도 있다.

이 정도 하는 데 그다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냥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된다. 그렇게만 해줘도 ‘검색 미끼질’이란 비아냥 대신 ‘검색엔진 최적화’란 그럴듯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Hyper/Text’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슬로우뉴스의 편집원칙에 맞게 수정, 보충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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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필자

미디어 세상 변화와 하이퍼텍스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기자 노릇을 꽤 오래 했으며, 틈나는대로 저술 및 번역활동도 병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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