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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계속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관련 대표적인 허위조작정보인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한 것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서 5·18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를 반복해왔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도 언론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알리고, 광주항쟁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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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2021) 9월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2021’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뉴스 기사와 악성 댓글에서, 10명 중 5명은 유튜브 등 개인 방송에서 혐오표현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접한 혐오표현 대상은 주로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이 80.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특정지역 출신’ 혐오표현이란 응답이 76.9%를 차지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혐오표현의 대상은 1) 여성 2)특정지역 3) 페미니스트 순이다. 특히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삼은 혐오표현은 그 중에서도 호남지역과 5.18민주화운동을 향한다.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지역혐오 표현 중 유언비어를 기반으로 퍼져 4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호남 지역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월 한 달간 뉴스 댓글과 유튜브를 대상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5‧18 왜곡 유튜버, 다른 극우 유튜브 ‘품앗이’ 

유튜브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 7월 한 달간 올라온 영상 중 문제 영상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검색된 37개 영상(중복 포함) 중 7개에서 왜곡‧폄훼 표현이 발견돼 문제 영상 비중이 19%로 지난 6월과 비슷했습니다. 5~6월에 비해 검색된 영상 수는 적은데 반해 문제 영상은 비슷하게 발견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위해 각 영상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다음과 같고, 모니터링 후 자체 삭제된 영상 1개를 제외한 6개 영상에서 총 9개 문제 표현이 발견됐습니다.

  • 북한군 개입설
  • 폭동설
  • 군 자위권 행사 주장
  • 헬기 사격 관련
  • 가짜 유공자설
  • 지역 비하
  • 기타 등

‘5‧18은 폭동’이란 왜곡 표현이 6개 영상 중 4개 영상에 등장해 가장 노출 빈도가 높았습니다. 다음으로 북한군 개입설이 2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가짜유공자설‧민주화운동이 아니다’ 등이 각 1회씩 등장했습니다.

한편 6개 문제 영상 중 ‘간첩있다TV’라는 채널과 ‘Daeryeong Kim TV’라는 채널의 영상이 각 2개씩 포함되었습니다. 두 채널을 합쳐 7월 발견된 문제 영상 절반을 넘은 건데요. ‘간첩있다TV’의 경우 지난 5월에도 3개 문제 영상이 발견된 채널로, 구독자는 100명 미만이지만(8월 18일 기준), 지속적으로 5‧18을 왜곡하는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김영자 씨는 지난 5월 극우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해 “5‧18 관련 단체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는데요. ‘이봉규TV’는 TV조선 [강적들] 등에 출연한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로 76.8만 명(8월 18일 기준)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8월 5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전화인터뷰 형식으로 출연해 비판 받은 바 있습니다.

‘펠로시 의전 논란, 사실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라는 제호의 유튜브 동영상에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참여한 강승규 수석 (출처: 이봉규TV 유튜브 갈무리)
‘Daeryeong Kim TV’는 김대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북한군 개입설 등 5‧18에 대해 지속적으로 왜곡해 온 인사가 운영하는 채널입니다. 그는 2013년부터 5‧18 왜곡 사실이 담긴 책을 다수 펴내 5‧18기념재단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가 해당 서적들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을 추진하겠다 2018년에 밝힌 바 있습니다. 저술 작업에서 유튜브로 옮겨와 5‧18 왜곡‧폄훼 표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민언련은 6개 문제 영상 모두 유튜브를 통해 신고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신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민주유공자법’ 정치권 정쟁, 5‧18 왜곡‧폄훼 표현 확산 매개체

유튜브에 이어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댓글을 모니터해 댓글에 나타난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7월 한 달 ‘5‧18민주화운동’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총 118건으로 해당 기사에 달린 순공감순 상위 20개 댓글 중 왜곡‧폄훼 표현 유무와 내용을 살핀 건데요. 185건 기사에 남겨진 댓글 중 모니터한 댓글은 총 1,741개로 이중 문제 표현이 담긴 댓글은 58개입니다. 이는 4~7월 4개월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58개 댓글에 담긴 왜곡‧폄훼 표현을 주제별로 분석했습니다. 댓글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각 댓글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총 59회에 달하는 문제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그 결과, 가짜 유공자설이 36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습니다. 가짜 유공자설은 모니터링을 시작한 지난 4월부터 4개월 간 기사 댓글 내 가장 많이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 1위를 계속 지켰습니다. 다음으로 지역 비하가 11회 등장해 두 번째로 많았는데요. 직전 세 달 동안 ‘폭동설’이 계속해서 두 번째로 많았던 것에 비해 지역 비하가 두 번째로 많았던 달은 처음입니다. 이어 기타 9회, 폭동설 3회 등장했습니다.

왜곡‧폄훼 표현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1,2위 모두 ‘민주유공자법’ 관련 기사로, 한겨레 [뉴스AS/민주유공자 예우법은 ‘운동권 신분 세습법’인가]와 SBS [‘민주유공자법’ 논란…“예우 합당” vs “셀프 특혜”]였습니다. 지난 7월 5일 1987년 군사정권에 맞서다 경찰 최루탄에 숨진 고 이한열 열사 35주기 추모식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 밝힌 뒤, 7월 20일 민주당 의원 159명과 정의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등 총 170명이 동참해 민주유공자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연 바 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며 입법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냈고 민주당은 ‘사실 왜곡’이라며 여야 간 공방을 벌였는데요.

한겨레 기사는 민주유공자법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사실을 짚어본 내용으로, “새롭게 민주유공자로 지정될 수 있는 인원은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 829명으로 추산된다”,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 자녀에 대한 대입‧취업 지원이 특혜”라고 주장하지만, “유공자 자녀에 대한 ‘대입 특별전형’ 혜택은 없다”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SBS 기사는 여야 공방을 그대로 전한 기사로 법 관련 설명이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두 기사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 있는 대목은 한겨레의 “민주유공자법이 시행되면 유공자 본인과 가족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는 5·18민주유공자의 본인·유족 비율(약 3.9배)을 적용하면 대략 3,233명으로 추산”, SBS의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말고 다른 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는 예우 법률이 없다는 게 제안 취지”가 전부입니다.

그러나 해당 기사들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란 내용의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요. 한겨레 기사 하단엔 “지금 5.18 가짜 유공자들부터 잡아서 처벌하는게 시급함…”(kain****), “518 유공자 명단이나 공개하고 다음 것 추진해라. 절라도스럽게 나랏돈 빼처먹으려고 하지 말고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해라.”(ystu****) 등의 내용이, SBS 기사 하단엔 “상호야 홍근아 무슨 유공자법? 개코같은 소릴 하덜말고 걍 자빠져 있으라. 먼저 5.18유공자가 왜 해마다 나오는지? 이해찬이가 어떻게 유공자가 되었는지? 왜 공적은 못밝히는지? 낱낱이 밝히거라. 빨간놈들아!”(seol****), “지금이라도 518 가짜유공자 가려내고 받은돈 환수하고 또한 518은 폭동과민주화운동이 대치한 사건 이라고 역사에 기록되어야한다”(tksd****), “518 유공자 명단 공개도 못하는 쓰레기들이 하는 짓임…”(yie9****) 등의 내용이 순공감수순 상위 댓글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즉, 5‧18민주화운동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법안도 아니고,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정치인 발언을 보도한 기사도 아닌데 ‘민주’, ‘유공자’라는 키워드만으로 해당 기사에 댓글이 달린 것입니다. 지난 6월 왜곡‧폄훼 표현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유공자 명단 공개하자’는 정치인 발언을 다룬 내용이었고, 지난 5월의 경우 보수 진영의 다양한 5‧18 추모 조치를 다룬 내용이었는데요.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5‧18민주화운동 등 민주화운동에 대해 업적을 인정하지 않거나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입니다. 사회적 갈등이 지속되면서 해당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슈가 아니더라도 왜곡‧폄훼 표현을 양산하는 원인이 되는 것을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지속되면 될수록 5‧18 왜곡‧폄훼 표현 근절은 어려워집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8개 문제 댓글을 모두 네이버를 통해 신고할 예정입니다.

△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5.18 폭동 진압’이라고 발언한 진행자 신효섭 씨가 진행하는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미화 찬양 발언(2021. 10. 19., 부산 해운대구 갑 당원협의회) 논란을 보도하고 있는 모습.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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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2022년 7월 1일~7월 31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하단 댓글 중 순공감순 상위 20개 / 2022년 7월 1일~7월 31일 유튜브에서 ‘5 18 민주화운동’, ‘5 18 광주’, ‘광주 사태’, ‘광주 폭동’으로 검색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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