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8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아시아경제, 기억과 망각에 선 역사 ‘위안부보고서’
지난주 금요일은 8.15였다. 해방된 지 거의 70년이 지났지만, 우리에겐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가 남아 있다. 배상도, 제대로 된 사과도 없는 위안부 문제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아베 정권이 위안부를 인정하지 않은 오늘날, [제국의 위안부]가 전 국민의 공분을 사는 오늘날, 위안부 문제는 우리의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다. 아시아경제가 그 현재의 역사를 기록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8월 11일 ‘[위안부 보고서 54]기억과 망각의 경계에 선 피눈물의 역사’라는 인터렉티브 뉴스를 발행했다. 3개월 동안 전국 각지의 위안부 할머니 54명을 찾아간 기록을 담았다. 이 기사가 돋보이는 점은 참혹했던 과거의 역사는 물론 위안부 문제가 세상에 처음 드러난 이후 공개된 실태와 정부의 대응과정, 위안부 운동의 역사, 위안부 문제의 해법까지 담아냈다는 점이다. 정교함이 돋보이는 이 기사, 추천한다!
2. 꺼진 기사도 다시 보자, 경남도민일보의 경전철 추적기
뉴스가 뉴스를 덮는 시대다. 뉴스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그만큼 뉴스의 휘발성도 강하다. 1년은커녕 며칠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경남도민일보는 ‘빠름’과 ‘새로움’이 지배하는 뉴스의 시대에 과거의 기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지난 기사 새로 쓰기’를 시도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8월 12일 ‘지난 기사 새로 쓰기’ 기획으로 [‘혈세 먹는 괴물’ 김해 경전철 어떻게 탄생했나]를 내보냈다. 현재 김해시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자 세금 먹는 하마, 김해~부산 경전철의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경남도민일보는 과거 기사를 뒤지다 1992년 김해 경전철 이야기가 처음 나왔던 때의 이야기까지 끄집어내고, 찬성 의원과 반대 의원의 이름까지 공개한다. 꺼진 불만 다시 보지 말고 꺼진 기사도 다시 봐야 한다는 점 일깨워 준 이 기사 추천!
• 경남도민일보, ‘혈세 먹는 괴물’ 김해 경전철 어떻게 탄생했나
3. 동아일보, ‘성역’ 대법원의 갈 길을 묻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대법원은 성역이다. 온갖 정치적 쟁점, 사회 이슈까지 법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오늘날, 대법원은 우리 사회 ‘최후의 심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대법원에 문제는 없을까? 동아일보가 성역으로 닫혀 있던 대법원의 문을 열어젖히고, 대법원의 미래를 묻는다.
동아일보는 지난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3회에 걸쳐 [기로의 대법원, 갈 길을 묻다] 시리즈를 내보냈다. ‘최후의 심판자’ 대법관들은 과한 업무로 인해 과로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그 말 취소하세요”라며 격한 토론을 하기도 한다. 굳이 대법원에서 다루지 않아도 되는 수백 수천의 사건들에 시달리는 대법원을 위해 동아일보는 ‘상고심 개혁’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한다. 대법원의 민낯을 드러낸 이 기사 추천!
• 동아일보, 기로의 대법원, 갈 길을 묻다
- 1인당 상고심 사건 하루 10건… “제대로 볼 시간도 없어”
- “전원합의실 문지방 닳게 해야”… 최고법원 위상찾기 첫발
- 서열 떠나 “그 발언 취소하세요, 나도 대법관이오” 격론
- 美 “2심이면 충분” 상고심 엄격 제한… 중대사건만 다뤄
- 우리 현실에 맞는 ‘상고심 다이어트’ 대안은
4. 시사인, 새누리당은 어떻게 강한 정당이 되었을까
7.30 재보선은 야당이 심판받은 선거였다. 무능한 야당 씹기는 국민 스포츠가 됐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은 별로 한 게 없는데 상대편이 늘 무능한 덕분에 이기는 걸까? 시사IN 361호는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애써 외면했던 ‘그 당’의 필승기법에 대해 탐구한다. 새누리당은 부정부패에 온갖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늘 이길 수 있는 걸까.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할 이 기사, 추천!
• 시사IN, 애써 외면했던 ‘그 당’의 필승기법
5. 한겨레2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 아니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스라엘 상품을 사지 않는 것 빼고는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 한겨레21 1024호 커버스토리는 이런 허탈함에 빠진 우리에게 한국인도 팔레스타인을 위해, 이스라엘의 난동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별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여러 가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옥을 박살 내는 굴착기는 한국산이다. 또한, 한국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된 유엔 결의 때마다 늘 ‘기권’을 선택했다. 한국은 이스라엘과 ‘절충교역’을 진행해왔고,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 규모다.
- 절충교역: 국제 무기 거래에서 무기를 파는 나라가 사가는 나라에 기술 이전이나 부품 발주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무역 형태.
이는 거꾸로 말하면 우리가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제 한국정부에 ‘기권’이 아닌 ‘팔레스타인 침공 반대’를, 절충교역 중단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기업에는 굴착기 판매 금지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한국인이 팔레스타인 사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준 이 기사, 추천한다!
•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