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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가 ‘잊혀질 소리’를 찾아 나섭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습니다. 윤진숙 장관이 GS칼텍스 기름 유출 사건과 관련해 JTBC 뉴스9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손석희 앵커가 구설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묻자 윤진숙 장관은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인터넷에 뜰 때 윤진숙이라는 말이 뜨면 자주, 많이 보시는 분들이 많은가 봐요.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잊혀질 소리를 찾아서 -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출처를 찾아서

(손석희 앵커) 장관께서는 말씀하시는 거나 자그마한 행동 하나가 이렇게 늘… – 이렇게 표현하면 좀 그렇습니다만 – 구설수라고나 할까요? 왜 자꾸 그럴까요?

(윤진숙 장관) 제 이름을 올려야지 뭐가 잘되는 것 같습니다, 언론사에서. (웃음) 그건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인터넷에 뜰 때 윤진숙이라는 말이 뜨면 자주, 많이 보시는 분들이 많은가 봐요.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JTBC, [인터뷰] 윤진숙 “독감 때문에 입 막은 것…사진은 오해” (2014년 2월 3일) 중에서 (*주: 스크립트에는 없고 동영상을 보면 나옵니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아서

여수는 지난 1995년 7월 23일에도 기름 유출 사건이 터진 곳입니다. 그때도 GS칼텍스(당시 호남정유)의 배였습니다. 14만 5천 톤급 유조선인 씨프린스호가 A급 태풍인 ‘페이’(Faye)에 휩쓸려 좌초되면서 기름이 유출된 것입니다. 당시 유출된 기름은 원유 9만 8천 톤과 벙커C유 1천 톤으로 추정되며 당시 전남 여천군이 집계한 자료로는 3,295ha, 204km의 해상과 73km의 해안을 오염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의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여수에 또 기름 유출 사고가 터졌습니다. 설 연휴인 지난 2014년 1월 31일 싱가포르의 32만 톤급 유조선 우이산(Wu Yi San)호가 GS칼텍스 원유부두를 들이받아 대형 송유관 3개에서 기름이 유출된 것입니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해경 상황실에 알려야 하는 규정이 있지만, GS칼텍스는 1시간이나 늦게 신고를 했을 뿐만 아니라 초기에 발표한 유출량도 200배나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사고 다음날 여수를 찾은 윤진숙 장관은 사고 현장에서 보고를 받으며 코를 막고 인상을 쓰는 사진이 공개됐고 이게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에 대해 윤진숙 장관은 인터뷰에서 독감에 걸려서 입을 막은 것뿐이라는 해명을 했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너무 배려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사람이 냄새가 나면 코를 막을 수도 있지 않냐며 장관을 두둔한 사람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해명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왜 그렇게 심하게 인상을 썼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만.

게다가 “보고받기에는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는 발언으로 어민들을 서운하게 만든 것도 자신은 보고받은 것에 비해 컸다는 뜻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초동 대처가 늦었다는 말에 대해서도 자신은 방제가 무척 빨리 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까지 말합니다. 실제로 인터뷰 동영상을 보면 윤진숙 장관은 자신이나 해양수산부, 해경이 잘못했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습니다. 200배나 축소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그걸 어떻게 정확히 아느냐며 반문을 합니다.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마치 실무자가 이번 사건은 자기 잘못이 아니므로 자기가 책임질 일은 없다는 것을 강조할 때 취하는 행동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과거 “삼성중공업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경찰청장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취했던 행동과는 전혀 반대입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자꾸 어려운 상황을 토로하며 확신하지 않는 해양경찰청장에게 여러 차례 힌트를 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름 확산을 막으라는 대답을 유도해 냅니다. 공무원들이 이리 빼고 저리 빼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안심할 것이 아니냐는 거죠.

YouTube 동영상

윤진숙 장관은 이 인터뷰 이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이어갑니다. 2월 5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소중한 국토가 기름 범벅이 되고 어민들은 모두 죽게 생겼는데 GS칼텍스를 1차 피해자로 지목한 것이죠. 이 자리에서 억울한 듯 헛웃음을 웃거나 “우리가 하고 있다”면서 반발하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입니다.

윤진숙 장관, 당정협의 중 "웃지 말라" 지적, 경고 잇따라
출처: MBC뉴스

반면 지역 어민들은 망연자실합니다. 여수 신덕마을 주민들은 언론에서 사고 당일 70% 작업을 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분노했고 이번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윤진숙 장관을 독감 예방법의 모델로 소개하는 YTN
윤진숙 장관을 독감 예방법의 모델로 소개하는 YTN. 윤진숙 장관의 부탁을 받은 걸까요, 아니면 그를 희화화하는 걸까요. 어느 쪽이든 어민의 고통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윤진숙 장관 임명 당시 인사청문회에서도 자질과 능력 부족으로 윤진숙 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인선을 다시 하면 공백이 너무 길어진다, 막상 일을 하면 의외로 잘할 수 있으니, 일단은 임명을 하자며 국회의 인사청문회 결과를 무시했습니다. 청와대 인사에서 드러난 ‘여성 홀대’의 문제를 구색 맞추기식 ‘여성 장관’ 임명으로 강행한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윤진숙 장관 임명 강행의 이유를 청문회에서 너무 쫄았기 때문이라며 “지켜보시고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국회와 국민은 윤진숙 장관을 반대했습니다. 당시의 여론과 청문보고서 불채택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윤진숙 장관을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대와 지지를 받은 윤진숙 장관은 자신은 잘못이 없고 국민의 피해보다 기업의 피해가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슬로우뉴스 독자 여러분,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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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주체할 수 없는 웃음과 치솟는 인기때문에 “모래 속 진주”는 다시 모래로… 그 인기에대한 질투일까? “비정상의 정상화”인가? 혹시 “2인자를 두지 않는다”라는 가훈?때문일까? 아무튼 기름 유출사건의 3차피해자는 윤진숙씨?!

  2.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공주님… 아니 ㅇㅈㅅ이옵니다.

    뭐라고? 여봐라 당장 ㅇㅈㅅ의 목을 쳐라!

    이렇게 됐다는 구전 동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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