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공공임대주택의 공가(空家)로 인한 손실액이 최근 7년간 3,65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주택은 진보 정부가 주거 문제 ‘대안’으로 꼽는 대표 정책이지만 일단 짓고 보자는 식의 땜질 처방은 경계해야 한다.

국정감사 국면에서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황희(민주당 의원) 등 여야 모두 공공임대 공실 문제를 지적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빈집에는 비용이 든다.
  • 유상범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6년 7월까지 ‘6개월 이상 미임대 공공임대주택’으로 인해 발생한 임대료 손실액과 관리비 대납액 총액은 3,654억 3,000만 원에 달했다.
  • 황희도 LH 자료를 토대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년 이상 공가로 인해 발생한 임대료 손실액이 총 1,670억 3,2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7년 동안 공가 손실액 3650억 원.

  • 공공임대 주택은 확보 방식에 따라 공공이 직접 짓는 ‘건설임대’,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임대’, 민간 주택을 전세로 빌려 다시 빌려주는 ‘전세임대’ 등으로 나뉜다.
  • 유상범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건설임대의 경우 2026년 한 해에만 임대료 손실 465억 원, 관리비 대납 168억 8,000만 원 등 총 633억 8,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치다.
  • 매입임대 역시 2026년 7월 말까지 임대료 손실 293억 8,000만 원, 관리비 대납 85억 8,000만 원 등 총 379억 6,000만 원의 재정 누수가 누적됐다.

세종·충남, 10채 중 1채 이상 비어 있다.

  • LH가 관리하는 건설임대의 시도별 6개월 이상 공가 현황을 보면, 세종은 1만 1,342호 가운데 1,387호가 비어 공가율이 12.2%에 이르고, 충남도 5만 2,294호 중 5,460호(10.4%)가 비어 있는 상태다. 두 지역 모두 공공임대 10채 가운데 1채 이상이 반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서울(0.6%)의 20배 수준이다.
  • 2년 넘게 빈 건설임대 8,590호 가운데 2,465호(28.7%)가 충남에 있는데, 충남이 전국 건설임대 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불과하다. 충남도청 이전으로 조성된 신도시가 아직 정착하지 못한 탓에 높은 공가율을 보이고 있다.

‘초소형 면적 편중’이 부른 참사.

  • 공실 장기화 주 원인은 ‘초소형 면적 편중’에 있다는 지적이다.
  • 건설임대 공실 가운데 2년 이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초장기 방치 공실은 총 8,590호다. 이 가운데 전용 30㎡ 미만이 4,294호(50%), 30~40㎡ 미만이 1,973호(23%)로, 40㎡ 미만 초소형 주택이 전체의 73%(6,267호)를 차지했다. 2년 이상 비어 있는 주택 10채 중 7채 이상이 방 한 칸 수준의 원룸형 구조다.
  • 유상범은 “2년 넘게 방치된 빈집의 73%가 40㎡ 미만 초소형이라는 사실은 청년·신혼부부의 독립 생활 공간 요구를 무시한 채 목표 호수 채우기에 급급했던 공급 정책의 총체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 초소형 주택을 합치는 세대 통합 리모델링의 전면 확대 또는 중대형 평형 공급으로의 전환 등 근본적 주거 환경 개선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매입임대 빈집도 폭증.

  •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주택 공가도 2024년 5,154호에서 2025년 6,186호, 2026년 7월 말 현재 8,304호로 불과 2년 새 61.1%(3,150호) 증가했다.
  • 전체 매입임대 공실 8,304호 가운데 2년 이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장기 공가가 1,351호(16.3%)에 달했다. 3년 이상 방치된 초장기 공실만 556호(6.7%)에 이른다.
  • LH가 제출한 ‘매입임대주택 공가일수 상위 30개 호 현황’을 보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최장 97개월(8년 1개월), 89개월(7년 5개월) 등 7~8년 이상 장기 방치된 주택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실적 채우기 급급…악성 공가 어쩌나.

  • LH는 “2020년 말부터 기본적으로 임대료·관리비 단가가 높은 아파트·오피스텔(승강기 등 안전 점검 및 유지 관리 필요) 매입 증가로 관리비가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 유상범은 “수요 분석과 엄격한 입지 검증 없이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주택을 사들인 탓에 매입임대 공실이 8,300호를 넘어서고 최장 97개월(8년 1개월) 동안 방치된 악성 공실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장기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악성 공가에 대해서는 조기 매각이나 청년 창업·커뮤니티 시설 등 대체 용도로 전환하는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신규 주택 매입 심의 시 수요 검증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행복주택 공가율 10%.

  • 올해 8월 기준 임대주택 유형별 공가 현황을 살펴보면, 행복주택의 6개월 이상 공가율이 10.1%(1만 5,496호)로 전체 평균(4%)의 2.5배를 넘어서며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 다음으로 영구임대(4.2%, 7,071호), 공공임대(2.5%, 1,983호), 국민임대(2.4%, 13,918호) 순이다.
  • 청년·신혼부부 등을 주요 대상으로 공급되는 행복주택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공가로 인해 발생한 임대료 손실액은 2021년 57억 원에서 2025년 125억 원으로 2.1배 이상 급증했다.
  • 황희는 “단순히 공급 물량을 채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심 내 입지 확보, 비선호 소형 평형의 합병·재건축, 정주 여건 개선 등 수요자가 실제로 살고 싶어 하는 임대주택으로의 체질 개선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입임대용으로 매수 확약” 이재명 지시, 괜찮을까.

  • 이재명(대통령)은 5일 “신임 국토부 장관과 LH공사에 집 못 지어 미친 것처럼 국가 명운을 걸고 조기 대량 공급에 매진하도록 지시했다”며 “일부에서 (주택) 인허가를 받고도 분양 우려로 착공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해 LH로 하여금 미분양분을 매입임대용으로 매수 확약해 주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 정부가 미분양 물량의 매입을 확약하여 민간 사업자의 분양 위험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매입임대 공실 적체로 인해 발생한 누적 손실액은 2026년 7월 기준 총 379억 6,000만 원에 이른다.
  • “정부의 매입 실적 목표를 채우기 위해 고비용 주택 매입을 늘렸으나 정작 입주 수요를 맞추지 못해, 빈집 관리비로 매년 수십억 원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비싼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무리하게 사들여 빈집 관리비로만 매년 수십억 원씩 낭비하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유상범), “청년과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이 외면받으며 수백억 원대의 임대료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심각한 재정 낭비이자 주거 복지의 사각지대”(황희)라는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