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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뷔 1: 20대 투표율을 십자가에 매달다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이미 경험했던 것 같은 기시감, 누구나 한번 쯤 느끼셨을 겁니다. 이른바 역사적, 사회적 데자뷔(프랑스어: Déjà Vu. “이미 본”)라고 할만한 현상이죠. ‘데자뷔’는 기시감을 일으키는 사건과 현상을 현재 시점으로 재조망하고, 그 사건이 준 교훈들을 곰씹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편집자)

2012년 총선에서 야권이 참패한 뒤, 20대 여성 투표율이 8%, 20대 투표율이 27%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정말 완벽한 뜬소문이다.

19대 총선 종료 후 트위터 등 SNS에서는 “20대 투표율이 27%에 불과하다”며 ‘20대의 정치 무관심’을 비판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거없는 ‘괴담’에 불과하다. (중략)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연령별ㆍ성별별 투표율은 선거가 끝난 후 최소 1달이 지나야 나온다. 전국 단위의 선거이기 때문에 투표용지를 회수ㆍ분석 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출처: 중앙일보, 20대 여성 투표율 8%? 트위터등에서 근거도 없이 확산, 2012년 4월 12일

시계를 되돌려 보자. 2008년, 18대 총선이 역시 야권의 참패로 끝난 다음날 경향신문은 좌담회를 연다. 바로 그 박원순이 좌장을 맡고 이해영, 김일영, 윤평중, 우석훈 등 난다 긴다 한다는 진보 지식인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우석훈은 이렇게 주장했다.

투표율도 문제지만 성격도 안 좋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 투표율이 19%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수치입니다.

출처: 경향신문, “20대 투표율 19%는 대의정치 심각한 위기”, 2008년 4월 10일

이는 당시 인터넷을 떠돌던 헛소문이다. 왜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지 그 이유는 정확치 않으나, 20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라는 자료가 20대 투표율이 19%라는 것으로 오인된 것이 아닌가 싶다(관련기사). 이후 선관위가 발표한 실제 20대 투표율은 28.1%로, 이는 선거가 끝난 뒤 3개월 이상이 지난 2008년 7월 30일 발표되었다.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88만원 세대> 같은 책으로 20대 각성을 촉구했던 우석훈이기에 그의 이 발언은 더욱 인상에 남는다. 그나마 오늘이 2008년과 다른 것은, 그 근거 없는 헛소문을 언론사 좌담회에서 떠들던 우석훈 대신, 이를 즉각 정정하는 중앙일보가 있다는 정도일까? 그래서 더, 씁쓸하다.

12월 캠페인

Curtis, "12월 캠페인" (출처: http://curtis187.egloos.com/461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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