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내란재판 34호] 종착역으로 향하는 내란재판 열차. (⌚6분)
2025년 12월 5주차 (2025.12.29~2026.01.02)
지난주에는 윤석열 재판만 2회 열렸고, 박안수 계엄사령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박안수는 핵심 혐의와 관련한 질문 대부분에 대해 경황이 없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얼버무렸습니다. 계엄을 선포만 했고 실제로 뭘 한게 없다는둥 윤석열의 황당한 주장에 장단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윤석열이 자신에게 국회 봉쇄를 지시했고, 계엄 해제 의결을 하려고 월담하는 국회의원들을 모두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윤석열 면전에서 증언했습니다. 반면 국수본의 국회의원 체포조 운영 의혹 관련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이번주, 지귀연 재판부는 내란 3개 사건을 마침내 모두 병합했습니다. 조지호 피고인이 다시 나와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을 받았고, 김용현도 증인석에 섰습니다. 내란재판은 이제 결심공판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사실상 1심 마지막 증인신문의 하이라이트를 돌아봅니다.
1. 집요한 유도신문, 조지호 흔드는 윤석열 변호인단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지난 월요일(2025년 12월 29일)에는 지난주 증인 신문을 다 마치지 못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을 받기 위해 다시 나왔습니다. 지난주 조지호가 국회의원들 체포 시도에 대해 불리한 법정 증언을 했던 만큼, 윤석열과 김용현 변호인들은 조지호 증언의 신뢰성을 흔들기 위해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지호의 증언 중에서 핵심 쟁점이 된 것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윤석열이 월담하는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윤석열과 조지호의 통화는 계엄 이후 모두 여섯번 있었는데, 조지호 증언에 따르면 첫번째 통화는 국회 통제를 지시하는 내용이었고, 나머지 통화들은 모두 국회 울타리를 월담하는 의원들을 체포하라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윤석열이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려는 의원들 다 불법이야. 체포해’라고 했다”며, 구체적인 단어까지 제시하며 증언했습니다. 해당 워딩이 정확히 몇번째 통화에서 나온 것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단어 자체가 워낙 임팩트가 있어서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변호인단은 몇 번째 통화에서 나온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다섯 번 중 한 번만 체포 언급이 나왔고 나머지 통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냐, 증인의 기억력이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 실제로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는데 검찰발 언론보도를 보고 거짓 기억을 떠올린것 아니냐는 황당한 질문도 했습니다.
특히 이때 여러 변호인이 돌아가면서 같은 취지 질문을 계속 반복해, 특검마저 너무 심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지귀연 재판부도 “겹치지 않는 질문을 하라”며 제지할 정도였습니다. 조지호는 일부 기억이 명확하진 않다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윤석열한테 의원 체포하라는 지시를 들었다는 핵심을 철회하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국회의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는 여인형과의 통화 내용입니다. 조지호는 여인형과의 통화에서 여인형이 위치 추적을 요청하며 “체포”라는 말을 했고, “안보수사요원” 100명 지원을 언급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여인형은 체포란 말은 하지 않고 요인들에 대한 경호 목적으로 위치추적만 요청했고, ‘안보수사’란 단어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조지호는 계엄 선포 전부터 방첩사와 국가수사본부 사이에 안보수사를 위한 MOU가 체결되어 있었다며, 여인형이 안보수사란 단어를 모른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체포라는 말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인형이 그런말을 안했을 수는 있지만 자신은 위치 추적을 체포가 전제된 것으로 이해했다”며 일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판 말미에는 다시 “체포란 말을 나는 들은걸로 기억하는데 자꾸 (여인형과 변호인들이)아니라고 하니까…”라며 하소연하듯 답하기도 했습니다.
2. ‘마지막 증인’ 김용현, “24시간 국가 국민 민생만 걱정해 오셨던 분”
화요일(2025년 12월 30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헌재 탄핵심판 이후 내란의 1, 2인자인 윤석열과 김용현이 처음으로 형사법정에서 대면한 것인데요. 김용현은 한덕수가 피고인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을때는 대부분 자기 재판과 관련된다며 답변을 거부했지만, 윤석열과 자신이 공동 피고인인 이 재판에서는 자신의 혐의와 관련되어 있음에도 아주 적극적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내란의 전반적인 준비과정과 실행과정에 대한 검사의 주신문에 대해, 김용현은 계속 윤석열의 내란 의도를 감추고 포장했습니다. 이미 백일하에 드러난 사령관들과의 계엄 사전 모의 회동에 대해서도 군을 동원한 비상계엄이나 정치인 체포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상식적으로 대통령이 저런 얘기를 하시겠냐”고도 언급했습니다. 윤석열이 “한시도 안 빠지고 24시간 국가∙국민∙민생만 걱정해 오셨던 분”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또한 김용현은 비상계엄의 전체적인 구상을 자신이 했다는 것을 시인하면서, 오히려 윤석열이 자신의 구상을 축소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포고령 초안을 자신이 작성했지만 윤석열이 초안을 보고 ‘통금’ 내용을 빼라고 지시했고, 국회와 선관위 병력 투입 규모도 원래 수천명 규모였지만 윤석열이 ‘상징적’, ‘경고성 계엄’을 강조하면서 수백명 수준으로 줄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러면서 김용현은 “대통령이 병력 3000~5000명도 너무 많다고 해 제가 ‘그럼 이게 무슨 계엄입니까’라고 따지듯 얘기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윤석열을 비호하고 칭송하는 것을 넘어, 자기 책임을 부각하며 윤석열의 형사책임까지 대신 끌어안으려는 것입니다.
물론 김용현의 이런 대답들은 이미 법정에 나온 다른 여러 법정 증언들과 객관적 사실관계와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입니다. 비상계엄 포고령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활동을 금하는 등 전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위반시 계엄법으로 처단한다는 문구도 있었습니다.
또한, 윤석열이 비판적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을 체포하고자 했고 2차, 3차 계엄을 시도했으며, 계엄해제를 막기 위해 사령관들에게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도 다수의 증언과 증거로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석열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한 증인들은 김용현과 박안수, 여인형, 이진우 등 사전모의부터 적극 가담했던 피고인들 뿐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김용현은 12.3비상계엄이 “고뇌에 찬 결단이고 헌법상에 보장된 그리고 대통령님의 고유 권한”이라며, 윤석열이 내란의 최종 승인자이자 지시자라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위헌 · 위법적인 내용이 다수 들어간 계엄 포고문에 대해서도 비록 “대충 훑어보았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윤석열이 최종 검토하고 수정했다는 것을 결과적으로 시인했습니다.
한편 지귀연 재판부는 김용현 증인신문에 앞서 세 내란 재판의 병합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윤석열, 군 수뇌부, 경찰 수뇌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던 재판이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고 사실상 피고인 신문과 최후변론만 남은 셈입니다. 지귀연 재판부는 오는 5일(월)에 김용현의 반대신문을 마무리한 후 9일까지 각 피고인들 신문과 최후변론까지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심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3. 기타: 윤석열, 못 나온다
윤석열의 외환혐의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이정엽 부장판사)가 1월 2일(금요일),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미 같은 혐의로 김용현 등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바 있는 만큼, 윤석열의 구속영장 발부도 당연히 예견된 상황이었습니다.
그간 윤석열은 구속만료로 출소하기 위해 온갖 꼼수를 동원하며 재판을 지연시켜왔지만, 이번 추가 구속영장 발부 결정으로 인해 윤석열은 내란재판이나 체포방해 혐의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구치소를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의 재판 동향 요약
- 윤석열 재판에 조지호가 다시 나와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을 받았습니다. 조지호는 변호인들의 반복된 압박 질문에 일부 자신의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윤석열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는 핵심 증언은 유지했습니다.
- 김용현이 윤석열 재판의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용현은 검사의 신문에 증언거부권을 내세우지 않고 적극적으로 답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사실관계와는 완전히 배치되는 증언들이었습니다. 윤석열을 비호하고 형사책임까지 자신이 떠맡으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지귀연 재판부는 내란 재판 병합을 마무리하고 다음주에 변론을 종결한다는 계획입니다.

👨⚖️ 윤석열 재판 (개요)
4월 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현직 군인 피고인들을 제외하고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공판은 3개로, 모두 지귀연 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 설명이 필요없는 내란 우두머리 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12.3 내란의 세가지 큰 덩어리,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모두에 대해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입니다.
2)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2025고합51) : 내란에 관여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입니다. 내란에서 경찰은 위 세가지 덩어리에 모두 투입되었으며, 계엄군과 보조를 맞추어 국회와 선관위 주변에 배치되고, 방첩사령부 등의 정치인 체포 시도에 협조했습니다.
3)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한 재판(2024고합1522) : 윤석열의 명령을 받아 12.3계엄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입니다.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설립하고 계엄군을 움직여 실행했으며, 특히 선관위를 점거해 직원들을 체포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했습니다.
📜 주간내란재판 (연재)
시민들의 노력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8:0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새로운 정부도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내란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구속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형사재판도 아직 초반 단계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내란 재판의 근황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주간 재판의 흐름을 핵심만 요약해 짚어주는 ‘주간 내란재판 리포트’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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