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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후보 3차 TV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상대 후보 검증을 명목으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면서도 “원문 발언이 셌기 때문에 아무리 순화해도 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자 그의 국회의원직을 제명하라는 국민동의청원이 5시간도 안 돼 국회 제출요건 5만 명을 달성했고, 6일 만에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결국 7월 5일 60만 명을 넘겨 마감된 이번 국민동의청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그만큼 국민의 공분이 컸다는 방증인데요.

이런 가운데 혐오차별적 발언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정치적 입지를 이어온 이준석 의원을 키운 건 언론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언론이 그의 혐오 발언을 여과 없이 전달하며 정치적 소재로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준석 대변인’을 자처했다는 지적입니다. 이준석 의원의 입지를 키운 대표적 혐오차별 발언 중 ⑴ 장애인 이동권 시위 ⑵ 동덕여대 사건을 되짚어보겠습니다.

⑴ 장애인 이동권 시위

‘시민 VS 장애인단체’ 갈라치기

이준석 대표는 2022년 3월 25일 SNS에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캠페인을 향해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시장을 언급하고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하는 것이 의아하다”며 정파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3월 27일에는 SNS에 “서울시민을 볼모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면서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며 강도 높여 비판했는데요.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볼모가 된 시민’ 대 ‘아집을 가진 장애인단체’로 갈라치기 하며 비문명적 시위로 폄하했습니다.

이준석 주장 받아쓴 언론, SNS 출처 35%

이준석 대표는 SNS에 비판글 20여 개를 잇달아 올리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 비판에 앞장섰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뉴스 분석서비스를 활용해 104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이준석 대표가 장애인 시위를 비판한 글을 SNS에 게재한 2022년 3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준석 전장연’으로 검색한 기사 1,266건을 살펴봤습니다.

△ ‘이준석 전장연’ 키워드 기사 출처 분석 (2022/3/25~6/25)

분석 결과 이준석 대표의 발언 출처로 가장 많이 언급된 곳은 SNS(479건, 35%)입니다. 언론 인터뷰,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와의 토론회 및 공식석상 발언(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 국회 간담회) 등은 기타 출처로 분류했습니다. 전장연 이동권 보장 시위와 관련되었지만, 한국일보 ‘“선 넘었다” “자제하라” 이준석 향해 쏟아진 보수 원로들의 쓴소리’(2022/3/30 인현우 기자)처럼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실리지 않은 기사는 ‘인용 안 함’으로 분류했습니다.

세계일보 ‘이준석 “장애인 단체, 수백만 서울시민 아침 볼모로 잡아”’(3월 25일 양다훈 기자), YTN ‘이준석 “전장연, 시민 볼모 시위 계속하면 공개 제지”’(3월 26일 부장원 기자), 이데일리 ‘이준석, 전장연에 재차 시위중단 압박…“시민 볼모 삼아”’(3월 27일 송주오 기자) 등 언론은 이준석 의원이 SNS에 글을 올리면 기사화하기 바빴는데요. 이준석 대표의 시각과 주장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인질극, 볼모, 비문명’ 망언, 언론은 계속 받아썼다

언론은 이준석 대표의 혐오적 발언을 여과없이 받아썼습니다. ‘볼모’, ‘인질’, ‘비문명’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이동권 보장 시위를 맹비난한 발언을 전하며 장애인 혐오 발언을 재생산했는데요. 시민을 괴롭히는 대상으로 장애인단체를 고립시키는 주장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증오를 선동하는 내용 역시 ‘따옴표’로 고스란히 보도됐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할 때마다 비난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문화일보 ‘이준석 “이란보다 거슬리는 전장연” 직격’(2023/1/27 박준희 기자)은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SNS에 올린 “자신들의 뜻을 관철 시키겠다고 타인의 불편을 수단 삼는 사람들 얼마나 비문명적인가”, “이란보다도 이 평화를 해치는 전장연이 제일 거슬린다”는 혐오 발언을 전했습니다.

△전장연 이동권 시위를 폄하한 이준석 대표의 SNS 글을 인용한 기사 제목(2022/3/25~27)©민주언론시민연합

세계일보 ‘이준석 “전장연, 이동권 아닌 예산 외치는 것 답정너 투쟁”’(2025/4/21 국윤진 기자) 역시 대선 후보로 나선 이준석 의원이 SNS에 올린 전장연 비판 내용을 받아썼는데요. 이 후보는 전장연의 시위재개에 “수십만 명의 일상과 생계를 볼모로 삼을 권리는 없다면서 공공을 인질로 잡은 투쟁은 연대가 아니라 인질극이다. 정의의 탈을 썼다 해도, 방법이 그릇되면 명분은 무너진다”고 비난했습니다.

‘시민 불편’ 프레임 키운 것도 언론

지하철 탑승 시위 등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주로 시민 출근길에 전개됩니다. ‘왜 하필 붐비는 시간에 시위를 하냐’는 반문도 있지만, 정작 돌아봐야 할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당연한 일상이 왜 장애인에게는 ‘특별하고 지나친 요구’로 여겨지냐는 것입니다. 이준석 의원은 이런 지적은 제쳐두고 시위방식만 놓고 시민을 ‘볼모’ 삼았다며 문제 삼아왔습니다.

언론도 매한가지입니다. 그의 주장을 짚어보기는커녕 시민 불편을 부각하는 보도만 내놓기 바빴는데요. 동아일보 ‘장애인단체 시위로 지하철 1시간 지연…“따릉이 출근” 지각 속출’(2022/4/22 유채연·홍정수 기자), 국민일보 ‘“나도 이동하고 싶습니다” 오체투지 시위에 지하철 몸살’(2022/4/22 이의재 기자), 세계일보 ‘“왜 4호선에서만 하느냐” “직장인 고통은 당연한가?” 전장연에 뿔난 시민들 [밀착취재]’(2022/6/13 김건호 기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매일경제 ‘사설/시민 출퇴근을 방해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2022/4/22)는 “불특정 시민들의 출근길을 볼모로 잡는 행위가 국민 공감을 받을 수는” 없고, “민주주의 사회는 약자와 소수에 대한 배려 못지않게 다른 사람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원칙을 지킬 때 성숙해질 수 있다”고 훈수를 뒀습니다.

‘불편 겪는 시민’만 드러내 장애인 대 시민으로 편을 가르고 갈등을 부추긴 보도도 있습니다. 서울경제 ‘오늘도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목소리 낼 권리” vs “민폐” 갑론을박’(2022/3/28 박신원 기자), 아주경제 ‘장애인 지하철 시위 찬반…“선진국으로 가는 길” vs “출근길 불편”’(2022/3/28 권성진 기자) 등은 불편을 부각하고 ‘사회적 약자의 절실한 요구’를 ‘민폐’로 폄훼했습니다. 장애인 혐오 발언이 장애인 시위에 대한 사회 관심을 높였다는 황당한 평가를 내놓은 언론도 있는데요. 조선일보 ‘동서남북/이준석 대표가 쏘아올린 장애인 이동권 문제’(2022/4/1 이위재 사회정책부 부장)는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결과적으로 전장연을 도와준 셈이 됐다”며 “전장연이 바란 게 이런 사회적 관심이었을 텐데 이 대표 ‘덕분에’ 부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20여 년 이어온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역사와 진정성을 폄하하는 것이자 사회적 혐오를 정당화하는 위험한 주장에 불과합니다.

갈등 조정할 정당 대표가 갈등 증폭

이와 달리 장애인단체 이동권 투쟁의 본질을 조명한 보도도 있습니다. 매일경제 ‘필동정담/그때 지하철 안에 있었다’(2022년 3월 29일 김기철 기자)는 당시 이준석 대표가 언급한 시위가 벌어진 3월 24일 충무로역에 있었다며 “역사 내부는 붐볐고 소란은 있었지만 결코 혼란스럽지는 않았”고, “많은 시민이 묵묵히 자기 몫의 불편을 감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는데요. 이어 “갈등을 조정하는 데 앞장서야 할 정당의 대표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야말로 ‘반문명적’”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세계일보 ‘피해 주지 말고 시위해라?…‘장애인 지하철 시위’ 논란을 보며 [정지혜의 빨간약]’(2022/4/2)도 “비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출퇴근하던 그 많은 나날 ‘체념하고 숨어 지낸’ 장애인”에 대고 ‘나의 불편함과 피해’만 해소돼야 한다는 건, ‘타인에 피해는 주지 말고 시위하라’는 건 조금 가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누구의 불편함은 당연하고, 다른 누구의 불편함은 절대 침해돼선 안 될 가치인가? 거기에 우선순위가 필요한가”라며 “명백히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전장연의 시위는 ‘비폭력 시위’라며 “시위의 폭력성을 강조하는 표현들이 과도하게 사용”됐고, “문제의 원인보다는 시위 방식과 시민 불편을 문제시하는 쪽에 집중했다”고 비판했는데요. 근본적 논의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를 짚었습니다.

이준석 혐오 발언 ‘확성기’가 된 라디오

언론 보도가 이준석 의원 발언을 그대로 옮기는 받아쓰기로 혐오 표현을 증폭시켰다면, 라디오는 출연을 통해 그의 일방적인 주장을 직접 전달함으로써 혐오 표현을 재생산하는 스피커가 되었습니다. 2022년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2022/3/29)에 출연, 전장연이 서울 시민을 ‘볼모’로 삼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자신의 발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2022/3/31), 광주MBC ‘시사인터뷰 오늘’(2022/4/1), KBS ‘김태현의 정치쇼’(2022/4/1), CBS ‘김현정의 뉴스쇼’(2022/4/5) 등도 그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쳤는데요. 특히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준석 당시 대표가 본인의 혐오 발언을 비판한 국가인권위원회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을 전장연과 ‘특수관계’라 표현하고, 전장연이 자신에게 ‘장애인 혐오’ 프레임을 씌웠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그대로 방송됐습니다. 라디오 진행자 대부분은 혐오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2022/03/31)의 김종배 진행자는 당시 이준석 대표 주장의 문제를 짚고 반문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는데요. 물론 이준석 대표의 주장이 방송을 통해 재차 전달되는 한계는 있었지만, 김종배 진행자는 전장연 시위 배경뿐 아니라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그의 주장에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2022/03/31)에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 이동권 시위를 주제로 진행자와 대담하고 있다.

‘사실’ 지우고 이준석 ‘주장’만 받아쓴 조선일보

당시 이준석 대표의 SNS 글은 사실과 다른 내용도 적지 않았지만, 언론은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받아쓰며 되레 장애인단체를 악마화하는데 일조했습니다. 조선일보 ‘“임종 지키러 간다는 시민에 버스 타라?” 이준석, 연일 장애인 단체 비판’(2022/3/26 김명일 기자)은 사실관계가 왜곡된 영상을 근거로 장애인단체를 비난한 이준석 대표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다시피했습니다.

그가 지목한 영상은 그해 2월 8일 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출발이 지연되자 할머니 임종을 봐야 한다며 울분을 토하는 승객을 담은 것입니다. 당시 전장연 시위자는 해당 승객에게 “버스 타고 가세요”라면서 “그런 걸 당해 봤기 때문에 잘 압니다. 저도 그래서 임종을 못 봤거든요.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사과 발언이 빠진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서울교통공사는 “버스 타세요”라는 말만 편집된 영상을 보도자료에 활용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그 영상은 조작된 게 없다” “갑자기 사과하는 부분이 포함 안 되었을 뿐이다. 그런 걸 조작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며 편집된 영상이 진실인 양 주장해 전장연을 악마화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그런 주장을 비판 없이 받아쓰며 사실상 혐오 발언 확산에 동조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 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2022/3/25). 전장연 시위자가 사과한 내용은 ‘쏙’ 뺐다.

⑵ 동덕여대 시위

동덕여대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은 2024년 11월 5일 공연예술대학과 디자인대학 등 2개 단과대학의 ‘남녀공학 전환’을 포함한 발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논의과정에서 배제된 총학생회는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과 11월 11일 면담일정을 잡았지만, 학교 측은 면담예정 2시간 전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가 소통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본관을 비롯한 주요 건물을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했습니다. 학교 측은 11월 21일 학생대표단과 면담 끝에 △남녀공학 논의 잠정 중단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봉쇄 해제 △수업 전면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학생들의 본관 점거는 12월 4일 해제됐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동덕여대 시위에 줄곧 비판적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특히 주요 지지층인 2030 남성을 의식해 동덕여대 시위를 ‘비문명(非文明)’, ‘야만적 폭력’ 등 선정적 표현으로 비난했는데요. 혐오 정서를 자극해 갈등을 부추기고 본질을 가렸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언론은 이런 문제를 살피기보다 이준석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기사화하며 확대재생산하는데 일조했습니다. 이준석 의원의 정치적 입지를 키운 대표적 혐오차별 발언으로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이어 ‘동덕여대 사건’에 관한 언론보도를 되짚어보겠습니다.

동덕여대 시위 ‘비문명(非文明)’ 낙인찍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2024년 11월 7일부터 제21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2025년 6월 2일까지 총 208일간 빅카인즈에서 뉴스를 제공하는 104개 언론사 기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동덕여대 이준석’으로 검색했습니다. 그 결과, 추출된 총 171건의 기사를 상세 분석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2024년 11월 14일 페이스북에 “4호선 타는 서민을 볼모삼아 뜻을 관철하려는 행위가 비문명인 것처럼, 동덕여대 폭력사태에서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했는데 그것을 정당한 시위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비문명일 뿐”이라고 힐난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와 동덕여대 시위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다른 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준석 의원은 두 시위를 ‘비문명(非文明)’으로 싸잡아 낙인찍기에 몰두했습니다.

언론은 비판 없이 이준석 의원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매일신문 ‘이준석 “동덕여대 폭력사태는 ‘비문명’, 대한민국 래디컬 페미니즘 공세종말점”'(2024년 11월 14일 황희진 기자)와 헤럴드경제 ‘이준석 “동덕여대 사태, 래디컬 페미니즘 공세종말점”’ (2024년 11월 15일 김유진 기자) 등 동덕여대 시위를 ‘비문명’으로 낙인찍으며 “고립과 배척을 무기로 삼는 대한민국의 래디컬 페미니즘은 이미 공세종말점에 온 것”이라는 이 의원의 극단적 발언을 비판 없이 전했습니다.

‘서부지법 폭동’ 빗대 ‘야만적 폭력’ 힐난, 조선일보 가세

이준석 의원은 동덕여대 시위를 ‘서부지법 폭동’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본인들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자 극단적 폭력을 선택한 서부지법 폭동 사태, 문명적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공공의 재물을 손괴한 동덕여대 사태는 수법과 본질이 동일”하다고 주장한 겁니다. 하지만 민주주의 법치국가의 근본 질서인 사법부 판단을 전면 부정한 서부지법 폭동과 학내 민주적 의사결정 실현을 요구한 동덕여대 시위는 본질부터 다릅니다. 그러나 이준석 의원은 두 사안의 극히 일부만 떼어내 본질을 왜곡했습니다.

동덕여대 시위를 서부지법 폭동에 빗댄 발언 역시 상당수 언론이 비판 없이 인용했습니다. 세계일보 ‘이준석 “동덕여대 사태는 서부지법 폭동과 유사… 본질은 ‘야만적 폭력’”’ (2월 5일 김동환 기자), 서울신문 ‘“동덕여대 폭동은 착한 폭력?” 이준석, 학생들 만난 민주당 비판’ (2월 5일 이정수 기자) 등입니다. 더 나아가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유민무죄 무민유죄?’ (5월 31일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는 “서부지법 사태를 ‘사법부 체계를 파괴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정의했던 이라면, 동덕여대 사태도 ‘교육 현장을 파괴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일갈해 줘야 형평이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선토론회에서 동덕여대 시위를 ‘폭력사태’라 주장하며 ‘사회질서 유지’ 문제를 꺼내든 이준석 의원에게 동의를 표하면서 말입니다.

‘이준석 동덕여대 발언’ 기사, SNS 출처 56%

언론의 ‘이준석 발언 받아쓰기’ 행태는 빅카인즈 연관어 분석 결과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키워드 ‘동덕여대 이준석’으로 검색된 기사 171건을 대상으로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시각화한 빅카인즈 워드클라우드를 보면 ‘서부지법 폭동’, ‘SNS’, ‘페이스북’이 두드러집니다. 빅카인즈 그래프에서도 ‘서부지법 폭동’, ‘SNS’, ‘페이스북’이 전체 키워드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언론이 동덕여대 시위와 관련된 이준석 의원 보도를 할 때 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등 SNS에서 나온 자극적 발언을 전달하는 데 치중했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 ‘동덕여대 이준석’으로 검색한 기사를 분석한 빅카인즈 워드클라우드(2024/11/7~2025/6/2) ⓒ빅카인즈
△ ‘동덕여대 이준석’으로 검색한 기사를 분석한 빅카인즈 그래프(2024/11/7~2025/6/2) ⓒ빅카인즈

실제 기사 분석 결과 역시 동일합니다. ‘동덕여대 이준석’ 키워드 기사 총 171건의 출처를 살펴본 결과, 이준석 의원 SNS 글을 인용한 기사는 96건으로 56%에 달했습니다. 대선토론회, 언론 인터뷰 등 SNS 외 출처를 인용한 기사는 기타로 분류했고, 발언을 인용하지 않은 기사는 ‘인용 안함’으로 분류했습니다. 매일신문 ‘이준석 “민주당에게 서부지법 폭동은 나쁜 폭력, 동덕여대 폭동은 착한 폭력?”’ (2월 4일 황희진 기자)은 이준석 의원 SNS 글을 그대로 기사화했는데요. 검증되지 않은 개인 SNS을 무분별하게 기사화하는 것은 허위정보나 왜곡된 주장을 확산할 우려가 있습니다.

△ ‘동덕여대 이준석’ 키워드 기사 출처 분석(2024/11/7~2025/6/2)

이준석 발언 자양분 삼아 정치공방 몰아가기

이준석 의원의 동덕여대 시위 관련 발언을 정치공방으로 전하는 보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준석 의원이 2024년 11월 14일 동덕여대 시위을 ‘비문명’이라 하자,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11월 16일 “여대의 기습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비문명인지, 칠불사 홍매화가 비문명인지”라고 일갈했습니다. 당시는 김건희의 공천개입 폭로를 조건으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타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칠불사 회동’을 비롯해 이준석 의원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이 잇따라 나오던 시기입니다.

매일경제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이준석 “비문명”···장혜영 “홍매화보다 비문명인가” (2024년 11월 18일 김현정 기자), 문화일보 동덕여대 사태에 이준석 “비문명” 일갈 (2024년 11월 18일 임정환 기자) 등 언론은 ‘이준석 대 장혜영’ 구도의 정치공방에 집중했습니다.

올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 5일 “서부지법 폭동은 목적도, 방식도 모두 비이성적이고 반헌법적이었기 때문에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 목적은 공학전환에 대한 반대의견을 학교 당국에 전달하기 위함”이라며 이준석 의원이 동덕여대 시위를 서부지법 폭동에 빗댄 것을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곧바로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언론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준석 “동덕여대 사태, 서부지법 폭동 같다”…고민정 “혐오·갈라치기” (2월 6일 김성욱 기자), 한국경제 고민정 “동덕여대, 폭동 아냐” vs 이준석 “그럼 뭔가” 설전 (2월 5일 홍민성 기자) 등 정치공방으로 다뤘습니다. 이런 보도방식 역시 맥락을 무시한 채 자극적 표현으로 혐오 정서를 확대해온 이준석 의원 발언을 재생산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준석 키워주는 ‘받아쓰기’ 멈춰야

프레시안 ‘이준석, 또 ‘안티페미’ 찾기…동덕여대에 “비문명 래디컬 페미니즘”’ (11월 15일 한예섭 기자)은 “(이준석 의원은) 동덕여대 시위를 두고, 학교 측의 소통 부재 등 맥락에 대한 언급 없이 물리 충돌 사태에만 관점을 맞춰 비난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디어오늘 ‘동덕여대 시위’로 옮겨간 이준석 혐오 정치와 ‘받아쓰기’ 언론 (2월 11일 윤유경 기자)도 “이 의원의 동덕여대 학생들을 향한 혐오 발언은 그가 지속해 온 소수자 혐오 정치의 연장선”에 있다며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본인의 정치적 세력 결집을 위해 이용해왔다”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정치인의 직접적인 혐오 발언은 일반 시민들의 혐오를 증폭시킨다”면서 “이 의원의 혐오를 그대로 받아쓰며 중계자 역할을 자처한 언론보도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과 비하를 담은 성폭력 발언으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고, 그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은 60만 명을 넘겼습니다. 이준석 의원에게 꾸준히 마이크를 내어준 언론, 그 자체가 ‘이준석 키우기’가 된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무려 ‘대선토론’에서 노골적인 혐오 발언을 시전한 이준석. 그리고 이준석의 혐오 정치를 키운 언론.

🔎 모니터 대상


📰 전장연: 2022년 3월 25일~2025년 6월 13일 뉴스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104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이준석 전장연’으로 검색한 기사.

📰 동덕여대: 2024년 11월 7일~2025년 6월 2일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동덕여대 이준석’으로 검색한 기사 전체.

※ 빅카인즈 뉴스 제공 104개 언론사: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투데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대한경제,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메트로경제, 브릿지경제,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이데일리, 이투데이,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경기신문, 경기일보,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경북도민일보, 경북매일신문, 경북일보, 경상일보, 경인일보, 광남일보, 광주매일신문, 광주일보, 국제신문, 금강일보, 기호일보, 남도일보, 대구신문, 대구일보, 대전일보, 동양일보, 매일신문, 무등일보, 부산일보, 새전북신문, 영남일보, 울산매일, 울산신문, 인천일보, 전남일보,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제민일보, 제주일보, 중도일보, 중부매일, 중부일보, 충북일보, 충청일보, 충청타임즈, 충청투데이, 한라일보, 당진시대, 설악신문, 영주시민신문, 평택시민신문, 홍성신문, KBS, MBC, OBS, SBS, YTN, 기자협회보, 디지털타임스, 미디어오늘, 소년한국일보, 시사IN, 일요신문, 전자신문, 주간한국, 한겨레21, 환경일보,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스포츠한국, EBN, PD-저널, 노컷뉴스, 뉴스펭귄, 뉴스핌, 데일리안, 브레이크뉴스, 비즈워치, 쿠키뉴스, 프레시안, 헬로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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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1. 그러면 하나 궁금한게
    전장연 행동에 언론은 침묵하고 입 닥치라는건가?
    시민이 불편하거는 침묵하라는겁니까1

  2. 편집자입니다.
    무차별적인 스팸 댓글 때문에 부득이 수동으로 승인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 점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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