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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에 보안성과 안전성 등을 보장한다며 정부와 관계 업체들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공인전자주소 샵(#)메일이 논란입니다. 추진하는 측에서는 수십 년간 @ 문자로 사용해온 이메일을 대신하여 # 문자를 사용한 안전한 메일 시스템이라 주장합니다. 세계 표준과도 맞지 않으며 사용자들에게 비용 등의 부담을 지우는 불합리한 정책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그 와중에 ㅍㅍㅅㅅ의 샵메일 비판글에 관한 관계 업체들의 대응이 또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그들의 대응이 어떠했고, 무엇이 문제인지 No Modem 님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후에도 슬로우뉴스는 샵메일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의견과 기고를 기다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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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은, 그야말로 수많은 네트워크 기술들의 집합체다. 그리고 그 기술들은 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회사와 나라차원을 넘어서서 ‘표준’으로 합의를 하여 운용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쓰는 메일도 그런 결과물 중의 하나이고, 이메일은 @이라는 기호를 1971년부터 써오고 있다. 웹이 태어난 것이 90년대 초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표준의 기초와 뿌리 급에 해당하는 셈이다.

출처: 공인전자주소 npost.kr
출처: 공인전자주소 npost.kr

공인전자주소 샵메일 강제로 써야 할 수도

그런데 한국 정부와 무슨 단체인지 회사명만으로는 선뜻 감이 안 잡히는 몇 회사가 ‘공인’이라는 말을 붙여서 ‘공인전자주소’라는 이름으로 , 전 국민(물론 이 표현은 과장이다. 실제로는 한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에 한한다… 그러므로 전 국민급이지, 전 국민은 아니다.)을 대상으로 @을 쓰는 기존의 이메일이 아니라, #을 쓰는 새로운 이메일을 이미 도입했고 이제는 법으로 모두(물론 이 표현도 과장이다. 실제로는 한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에 한한다. 그러니 실제로 모두는 아니지만)가 쓰도록 강제하겠다고 한다.

기존 이메일보다 보안성을 비롯한 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넣은 기술이며, 해외에 수출도 하겠다고 하며, 주소에 한글도 쓸 수 있다고 한다. 해당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기존 이메일은 뭐 수신확인도 안 되고 누가 누구에게 썼는지 제대로 증거도 안되고 한마디로 오늘 당장이라도 쓰지 말아야 할 아주 몹쓸 것처럼 느껴지는 판이다.

그러니 샵메일을 쓰게 하도록, 각종 생활형 고지서부터 법에 관계된 모든 공문은 샵메일로 발송할 것이며 최근에는 예비군 통지서가 벌써 샵메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 메일을 보기 위해서는 샵메일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며, 샵메일은 발송이 유료라 벌써 해당 기관에는 매출액이 발생하고 있을 듯하다.

공인인증서 논란 연상되는 상황들

예전 20여 년 전에 멋모르고 아이디에 한글주소를 도입한 곳과 대소문자 구분 아이디를 정책적으로 도입했던 곳이 인터넷에 연결되었을 때 얼마나 큰 파동을 치렀는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고작 100만 명 가입의 포털들도 큰 진통을 겪었고, 이메일 주소 확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를 개명해야 했다.

또 좋은 정책이랍시고 휴대전화 번호의 앞자리를 모두 010으로 강제한 것이 과연 지금에 와서 좋은 정책이었을까 논외의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연관되어서 마음에 떠오른다.

표준으로 이뤄진 인터넷에 4천만 명의 샵메일 주소가 생기고 그것으로 전자우편을 표준화한다.

그리고 그 해당 기술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무척 고마워하는 액티브엑스로 잘 감싸지고도 보안성이 굉장히 높은 것처럼 홍보하는, 참 우연의 일치로, 지금 샵메일과 같은 회사 같은 기관에서 만들어낸 공인인증서와 찰떡궁합으로 보이며 홍보 역시 비슷한 문구와 비슷한 내용이다.

한국의 인터넷환경에서 금융보안 처리를 위해 쓰는 결제방식이 얼마나 많은 무리수를 두고 있는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생활밀착형인 전자우편주소에 더 심각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던 비표준 기술을 국민을 위해서 도입해 강제로 쓰게 만들겠다는 정책은 과연 같은 기관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 얼마나 우리의 인터넷 생활에 장애를 가져다줄 것인지.

비판에 대해 고소 운운… 납득 어려워

물론 샵메일이 우려스러운 느낌과 달리, “@으로 약속된 표준 이메일 주소를 한국만 #으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 @메일에 아쉬움이 있으니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나서서 그에 보안과 여러 가지 편의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더 전자우편을 원활하게 이용하도록 한다”는 뭐 그런 내용으로 일을 추진하겠다면야 이런 반발은 생각보다 덜하고 조금 더 차분한 논의의 장이 열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1) 표준 @메일에서도 가능한 것을 #메일로 굳이 대체해서 좋아진다는 점이 명확하지 않거나, 그야말로 주장하는 사실과 다르다. 2) 기존 전자우편을 더 편히 쓰도록 해주겠다기보다 그냥 세계적인 표준 대신 한국만의 것을 굳이 쓰겠다는 것인데 그 이유와 필요성은 잘 설명이 안되는 1) 항목에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발이 있으면 그냥 법을 들이대며 윽박지르겠다. 이렇게 세 가지로 귀결된다.

그런 샵메일에 대해서 ㅍㅍㅅㅅ가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내자, 한국정보인증에서 해당 기사주소의 리플과 그 외의 경로를 통해,

글을 내려라
글을 삭제해라
법적조치를 취하겠다
전화해라
무슨 영웅심리로 이러냐?

등의 말을 내쏟고 있다한다.

출처: ㅍㅍㅅㅅ ppss.kr
출처: 한국IT인 연합회 페이스북 페이지

좋은 홍보능력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또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공인전자주소팀이라는 곳에서는 샵메일 기사에 대해서 해명할 것이 많다면서 그 이야기를 이메일로 주고받자며 댓글에 무기명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들 주장대로라면 그 이메일이 누구에게서 온 거고 누구에게 갈지 신뢰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메일 주소를 떠나서 저런 협박을 악플스럽게 달고 있는 행위가 샵메일의 내일을 잘 점쳐주고 있는 듯하다. 아마 공인인증서 도입 때도 저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샵메일은 어떻게 될까? 아마 또 웹 브라우저 상에 무언가 프로그램을 덕지덕지 설치해야 쓸 수 있지 않으려나. 그것만이라면 다행이지만, 왜 갑자기 #을 쓰겠다는 것인지 그것부터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는 게 문제다.

[box type=”info” head=”ㅍㅍㅅㅅ 편집장 이승환 1문 1답”]

– 무슨 일이 있었나.
샵메일에 관한 비판글을 실었고, 댓글로 한국정보인증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측이 연락을 요청했다. 한국정보인증 측 관계자(이름은 확인 못 함)와의 통화에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만 하고 끊더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측과는 전화로 정중하게 통화했고, 메일 전달이 잘 안 되어서 댓글로 단 해명글을 정리해서 별도 글로 발행했다.

– 관련 기사를 보니 고소 운운한 캡쳐 이미지가 있던데.
한국 IT인 연합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댓글을 지인이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 한국정보인증과 통화 한 후에 쓰여진 글이었다.

– 고소 얘기가 나오니 심정이 어땠나.
할테면 해봐라는 느낌도 들고, 한국정보인증의 위기관리 능력이 참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아직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고소를 당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건가. 법률적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고소 당하면 당해야지.

– 그건 그렇다. ;;

– 페이스북에 올린 글 보니까 일이 생기면 사식을 넣거나 면회를 가겠다는 사람이 많던데.
말로만 하지 말고 돈으로 미리 줬으면 좋겠다. (…) 돈, 사식 같은 농담을 떠나서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이 되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 이 일을 계기로 샵메일에 관한 내용을 더 많이 다룰 생각인가? 기대가 된다.
샵메일은 더 다루고 싶다. 다만 능력이 받쳐줄지는 의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부탁 드린다.

– … 한국정보인증 등의 태도에 아쉬운 점은 없나.
크게 상관하진 않는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생각이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들의 선택이 어떠하든 정보통신진흥원에 대해서는 접근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 진행: 뗏목지기,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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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 head=”2015년 9월 샵메일의 현주소“]

2015년 샵(#)메일의 현주소는 참담하다. 이하 전병헌 의원의 2015 국정감사 자료를 발췌 요약한다. (편집자, 업데이트: 2015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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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하 ‘NIPA’)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입 3년차에 들어선 NIPA의 샵메일(#메일, 공인전자주소)사업이 사업 출범 당시 제시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1. 예상 목표치의 0.02% 달성(?)  

사실상 #메일 사업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NIPA는 샵메일 사업도입 당시 2014년 기준 약 480만 건의 주소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16만 건(3.4%)에 불과했고, 메일유통 건수 역시 2014년 기준 35억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67만 건이 유통돼 예상치의 0.0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 세금 약 83억 + ‘뻥튀기’ = 허수 사용자 양산 

NIPA는 지난 2012년 6월 전자거래기본법 개정 이래 공인전자문서 유통을 위해 샵메일 사업을 추진, 2012년 12월부터 공인전자주소 등록을 시행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82억 8,600만 원의 예산이 투입했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이미 확고하게 구축되어있는 이메일 기술 표준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 독자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한국이 IT 세계표준에서 고립되는 ‘IT갈라파고스’ 현상은 물론 실패할 것이란 우려가 컸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는 샵메일 등록 건수를 늘리기 위해 정부기관과 용역 계약 등을 진행하는 민간업체에게 샵메일을 사용하게끔 강제하는 한편, 국방부 협조하에 예비군훈련에 참석한 예비군 수십만 명에게 샵메일 가입을 강제하는 등, 등록 건수 ‘뻥튀기’에 노력했으나, 정부의 강제화 정책에 가입한 경우 ‘허수’ 사용자일 뿐 실제 대다수는 샵메일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순서였다.

3. 사실상 “사망선고”

실제로 2015년 유통된 약 100만 건의 샵메일 사용처 분석 결과, 국가·법인(기타공공기관 및 사기업)·사업(개인사업체)·개인으로 구분되는 샵메일 계정분류 중 국가가 보낸 것이 76%, 법인이 24.0%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개인이 보낸 것은 100만 건 중 단 569건에 불과해 0.05%에 그쳤으며, 개인사업자의 경우 단 1건을 사용하는 시장에서는 완전히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즉, 개인이나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필요성이 ‘제로’에 수렴하여 아무런 쓸모도 시장요구도 없었던 것을 정부 주도로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사실이 수치로 드러났다.

4. “실패 공식 인정하는 것이 예산 낭비 줄이는 길” (전병헌 의원)

전병헌 의원은 샵메일 사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전 세계의 수십억 명이 이미 사용하면서 끊임없이 보안이 강화되고 발전하고 있는 표준 이메일 기술을 버리고, 이와 전혀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새롭게 세계 표준화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샵메일의 보안강화 및 열람확인 기능을 기존 이메일 체계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샵메일 사업은 지금이라도 ‘실패’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향후 쓸모없는 예산 낭비를 줄이는 길이다.

과거 국민의정부 시절 이래 정부 주도의 IT 육성정책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제 완전히 민간주도 ICT 시대로 넘어간 지금까지 정부가 먼저 나서 시장을 주도하려 드는 것은 오히려 큰 해악이 될 뿐이며, 가장 유연하고 효율적이어야 할 최신 ICT 산업을 오히려 정부가 발목 잡으며 한국을 전 세계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는데, 공인인증서에 이어 샵메일 또한 그 대표적인 예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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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댓글

  1. 핑백: 자유광장
  2. 이게 그냥 병신같은 생각은 아닌게 이미 성공한 전례가 있거든요.

    금융위(정부) 가 공인인증서 법을 만들고
    금감원(정부) 가 은행이 공인인증서 안쓰면 조지고
    금결원(민간) 이 공인인증서 팔고

    금융위,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후 금결원 낙하산들어가서 몇억씩 쳐받고

    전 결국 샵메일 쓰게될거라 봅니다. 그게 이 나라 방식이거든요

  3. young jae kang 님께

    업데이트 과정에서 이름에 오타가 있었네요. (ㅜ.ㅜ)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적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4. 아마 고소 운운한 분은 ‘ㅍㅍㅅㅅ’가 이승환수령 개인 페이지가 아니라, 페이스북 구독자는 1만 6천여 명(2014년 1월), 랭키닷컴 인터넷뉴미디어분야 순위는 10위(2014년 1월)인 공식적인 인터넷 미디어 스타트업이 라는 사실을 몰랐을 듯. 언론사한테도 저러나?

  5. 후… 진짜 한국정보인증 쓰레기같은 새끼들 공인인증서 장난질할때도 개소리+무논리로 억지부리더니 대체 정부기관 똥구녕에 얼마나 돈을 쑤셔넣었길래 아직도 이렇게 꿀을 빨고있는지 모르겠다

  6. 샵메일의 만행이 저것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식완성에 참여하고 그에 합당한 자료를 제시하며 완성하는 위키백과에서도 샵메일에 대한 비판 부분을 고의로 삭제하는 등 하는짓들이 아주 그냥 유치원생 수준이더군요…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EC%83%B5%EB%A9%94%EC%9D%BC&diff=12556387&oldid=12556345

    아무래도 밥그릇이 사라지니까 모니터링하면서 뒷수습 하는데 정말 가관입니다.
    저런곳으로 세금이 빠져나간다니… IT쪽 잘 모르는 연세많으신분들이 이걸 알면 어찌생각하실지 눈에 훤하네요.

  7. 친일친미매국부정선거 명바기 닭오크와 그 수하잔당들이 할 줄 아는 건 세금 나눠먹어 나라 말아 먹는 거와 논리적 반박에 대해 고소, 고발 하는 것!

    항간엔 친일친미매국부정선거 명바기 땐 세금 못 먹는 년놈은 바보라 했고, 친일친미매국부정선거 닭오크에서는 개나쥐나 다 먹는 세금 안 먹는 년놈들이 바보라고 공무원 년놈들 사이에서 돈다는데…

    다른 것 없다 친일친미매국부정선거쿠테타독재살인수구보수기득꼴통 수괴와 그 수하잔당들 모두 참살하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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