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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프로젝트는 웹브라우징, 이메일 등 인터넷에서 다양하게 응용해 사용할 수 있는 익명을 추구하는 네트워크 프로젝트다. (참조: ‘다른 인터넷이 가능하다’ 2편) 이런 익명 네트워크는 왜 필요한 걸까? 인터넷에서는 면대면으로 사람을 만나지도 않고, 신분증을 내보이는 것도 아닌데(한국은 끊임없이 주민등록번호등을 통해 신원 확인을 요구하지만) 또 다른 익명 네트워크가 과연 필요할까?

인터넷 통신의 핵심 규약인 TCP/IP 와 IP 주소(Internet Protocol address)는 컴퓨터와 컴퓨터 사이에 정보 출발점과 도착점을 기록할 수밖에 없는 기술이다. 정보를 패킷으로 쪼개서 전송하고 특정 IP 주소에서 패킷 덩어리를 완성된 정보로 보이게 하는 기술인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IP 주소 등을 추적해 정보를 주고 받는 컴퓨터와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 인터넷을 감시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프리즘 사건은 이를 극명하게 상징하는 사건이다.

그 때문에 네트워크상에서 기술적으로 사용자 특정이 불가능한 익명 네트워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익명권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기본이 되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box type=”info” head=”‘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즉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하는바, 개인의 고유성, 동일성을 나타내는 지문은 그 정보주체를 타인으로부터 식별 가능하게 하는 개인정보이므로,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개인의 지문정보를 수집하고, 경찰청장이 이를 보관·전산화하여 범죄수사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모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 2005. 5. 26. 99헌마513 (주민등록법 제17조의8 등 위헌확인 등) 중에서 [/box]

1. 토르 프로젝트

토르(Tor) 프로젝트는 원래 미국 해군 연구소의 어니언 라우팅 프로젝트로 배포되었다. 정부의 통신을 보호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미국 해군에서 개발한 것이다. 현재는 전자프론티어재단(EFF)에서 토르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는데, 일반 사용자 뿐 아니라 군대, 기자, 법 집행 임원, 활동가 등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토르는 사용자의 IP가 추적되지 않게 익명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토르 히든 서비스라고 하여 사이트에 접속되는 네트워크 경로를 알 수 없게 할 수도 있다. 물론 토르에 의해 숨겨진 서비스는 토르 클라이언트를 이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다.

최근에는 토르 프로젝트의 특징인 추적 방지를 무력화시키는 악성코드가 등장했다. 어떤 네트워크 기술도 마찬가지겠지만 100% 보안이 가능한 네트워크 기술은 나올 수 없다. 토르 프로젝트를 사용하는 데도 이 점은 유의해야 한다. 또한, 토르가 익명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만큼 악용사례도 많기 때문에 개인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토르 프로젝트
토르 프로젝트

2. 프리넷

프리넷(Freenet)은 검열에 대항하여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채팅을 할 수 있는 분산형 정보 저장고다. 프리넷 회원의 컴퓨터 저장공간을 사용자가 익명으로 출판 및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P2P 방식으로 연결하며 각 노드간 신호를 암호화하여 쉽게 추적당할 수 없게 하고, 자신의 컴퓨터 저장 공간을 프리넷 네트워크 및 파일을 저장하기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프리넷
프리넷

3. 아이투피

아이투피(I2P) 역시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분산된 네트워크 방식으로 안전한 통신이 가능한 익명 네트워크다. 아이투피 인터페이스에서 이메일이나 P2P, IRC채팅 등 많은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투피 프로젝트는 2003년에 결성되어 계속 진행 중인 프로젝트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이투피
아이투피

4. 신디

신디(Syndie)는 다양한 익명 또는 익명이 아닌 콘텐츠를 네트워크에 안전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분산 포럼 운영을 위한 오픈소스 시스템이다. 신디는 그 자체로 익명이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라기보다 아이투피, 프리넷, 토르와 같은 익명네트워크 등을 활용하여 포럼 참여 이외에 파일 공유, 메일링 리스트 등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익명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 신디의 암호화 기술,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외부의 공격 및 감시를 막을 수 있다.

신디는 다음 같은 사용자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 파시스트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포럼 운영을 하고 싶은 사용자
  • 해킹 등을 통한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사용자
  • 웹브라우저나 이메일 클라이언트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취약해진 보안을 걱정하는 사용자
신디
신디

5. 그누넷

그누 프로젝트 중 하나로 P2P 네트워킹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인 그누넷(GNUNet)은 안전한 P2P 네트워킹을 위한 기술적 기여를 위해 2001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다. 그누넷을 이용한 확장 및 응용프로그램의 추가도 가능하다. 그누넷 프로젝트를 통해 익명 파일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누넷을 세팅하고 사용해보기 위해서는 리눅스 운영체제가 필요하다.

그누넷 프로젝트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는 검열로부터 안전하고, 익명으로 파일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누넷을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의 피어가 라우터가 되어 사용자간 통신이 가능한 안정된 대역폭을 제공하고, 암호화된 연결을 사용함으로써 익명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누넷
그누넷

6. 나이트웹

데스크탑에서 구현하는 익명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서 익명 네트워크를 구현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도 있다. 나이트웹(Nightweb)은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투피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서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이다. 아직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모바일 운영체제에서도 아이투피 방식의 익명 네트워크를 할 수 있도록 계속 개발하고 있다.

나이트웹
나이트웹

이상에서 네트워크에서 기술적으로 익명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들을 살펴봤다. 익명 네트워크 기술은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대안이다. 익명 네트워크는 때로는 악용되기도 하고, 차단된 사이트를 접속하기 위한 우회 수단 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터넷 자유와 적극적인 익명권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익명 네트워크의 가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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