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오늘 아침 신문 1면.

  • 토요일이 쉬는 신문이 많은데 대부분 신문이 호외 또는 특별판을 냈다. (세계일보는 쉬었다.)
  •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선고 요지 전문을 1면에 실었다.
  • 경향신문은 제목만 크게 내걸었다.
  • 국민일보와 동아일보는 사설을 1면에 걸었다.
  • 머리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 경향신문: “끝내, 시민이 이겼다. 다시 민주주의로.”
  • 국민일보: “헌재 결정 승복으로… ‘통합의 길’ 나아갈 때.”
  • 동아일보: “윤석열 파면… 법치와 민주주의 상식의 확인이다.”
  • 서울신문: “대통령 윤석열 파면.”
  • 조선일보: “‘국가 긴급권 남용’, 윤석열 대통령 파면.”
  •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제는 정치 혁신.”
  • 한겨레: “윤석열 파면… 민주주의 지켰다.”
  • 한국일보: “헌법이 명한다. 민주·협치·통합.”

쟁점과 현안.

명쾌했던 선고.

  • 다섯 가지 쟁점을 모두 중대한 위헌으로 판단했다. 8명 모두 같은 결론이었다.
  • 윤석열은 끝까지 부인했지만 “인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하고 이재명과 한동훈 등 체포 명단 작성을 지시한 사실도 인정했다.
  • 부정선거론은 짧게 일축했다. 실체도 없고 병력을 동원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 설령 의혹이 있다 한들 영장도 없이 쳐들어 가는 건 선관위 독립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 탄핵 사유에 내란죄가 빠진 것도 사실 관계가 동일하니 문제될 게 없다고 봤다. 탄핵 심판은 형사 재판이 아니다.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것도 문제될 게 없다.
  • 두 시간짜리 내란이 어딨냐고 주장했지만 이미 위헌적인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한 순간부터 탄핵 사유가 발생했다고 봤다.
  • “경고성 계엄이란 건 존재할 수 없다”고 못박은 것도 그동안의 논란을 정리한 명쾌한 논리였다.

윤석열 파면 선고 핵심 포인트.

  •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다.”
  • 결정문의 가장 빛나는 대목이었다. 경고만 하고 끝내려던 계엄이 아니었다. 그날 밤 시민들이 목숨 걸고 장갑차를 막아서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군인들이 명령을 거부하고 물러서지 않았더라면 끔짝한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내란의 잔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령을 거부했던 용감한 군인들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 대통령의 책무를 강조한 부분도 빛났다. 헌재는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해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국회도 책임이 없지 않다.”

123일 폭싹 속았수다.

  • 제주도 방언으로 “수고 많았다”는 말이다.
  • 정의와 단죄를 향한 험난한 길이었다.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를 어렵게 구속했더니 풀려났고 온갖 거짓말로 분열과 갈등을 부추겼다.

무혈 시민혁명.

  • “ 민주주의 퇴행을 겪고 있는 각국 시민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세계사적 사건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 경향신문은 “무혈 시민혁명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 “헌정질서 붕괴와 민주주의 퇴행의 대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은 내란 극복과 민주공화국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나라를 일으켜 세운 평범한 시민들이 또다시, 기어이 승리한 것이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다른 생각들이 무람없이 어울리는 사회,
  •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
  • 논쟁이 전쟁이 되지 않는 사회,
  • 이견이 적대와 배제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
  •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다.
  • “윤석열 파면은 그런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결국 사과도 승복도 없었다.

  • 윤석열이 짧은 메시지를 냈는데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고 “깊이 감사드린다”는 게 전부였다.
  •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와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을 만난 자리에서는 “대선 준비를 잘 해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파면된 대통령도 경비와 경호는 받는다.
  • 연금도 없고 국립묘지 안장도 안 된다. 비서관도 기사도 지원하지 않는다.
  • 관저를 비워야 하지만 기한은 없다. 아크로비스타로 돌아갈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빨리 떴지만 빨리 졌다.

  • “9개월, 누구보다 빨리 떴지만, 31개월 누구보다 빨리 졌다.” 중앙일보의 평가다.
  • 정계 입문에서 당선까지 최단 기간이었다.
  • 2년 7개월 동안 역대 최다 거부권(25건)과 탄핵안(27건)을 주고 받았다.
  • 집권 초반 지지율도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 윤석열은 짧은 집권 기간에 한 번도 좋았던 순간이 없었다. 총선은 폭망했고 내놓는 정책마다 논란을 키웠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과 싸우느라 국정 동력을 소진했고 홍범도 흉상 철거, 주 52시간 논란, 의대 정원 증원 등 갈등과 분열의 연속이었다.

국민의힘은 승복했다.

대선은 6월3일? 예비 후보자 등록 시작.

  • 8일 국무회의 직후 공고할 가능성이 크다.
  • 5월10~11일 대선 후보 등록.
  • 5월20~25일 재외국민 투표.
  • 5월29~30일 사전 투표.
  •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5월12일~6월2일까지 22일이다.
  • 선거 120일 전부터 적용되는 선거법 규제가 시작된다. 상대 정당을 비방하는 현수막은 처벌 대상이 된다.

윤석열 내란 재판 시작된다.

  • 파면은 파면이고 형사 재판은 이제 시작이다. 14일에 첫 공판이 열린다.
  • 수사 기록이 4만 페이지가 넘고 증인만 520여명, 1심까지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
  • 외환죄 혐의로 추가 기소될 수도 있다. 계엄 선포의 구실을 만들려고 평양까지 무인기를 보내고 북방한계선에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는 등의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
  • 김건희 주가 조작 사건과 명태균 게이트는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
  • 채 상병 사건도 다시 수사해야 한다. 역시 특검으로 간다.

더 깊게 읽기.

예고된 몰락.

  • 0.73%포인트 차이로 당선됐으면서도 한줌 강성 지지층을 믿고 폭주를 거듭했다.
  • 군인의 죽음을 격노로 뒤엎었고 아내의 금품 수수 의혹은 찍어 눌렀다. 양평 고속도로 의혹이나 주가 조작 사건은 손도 못 댔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고 우겼고 국민들을 ‘입틀막’했다.
  • ‘철 없는 우리 오빠’가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고 말한 사실도 확인됐다. 명태균 게이트를 덮으려고 계엄령을 선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 경제도 엉망이었다. GDP는 1%대로 추락했고 내수 소비는 11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다. ‘GDP 킬러’ 윤석열의 비용을 한국 국민들이 오랫동안 나눠서 치러야 할 거라는 경고도 있었다.

끝내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진 김건희 리스크.

  • 7간신이 판을 치고 V0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건희의 국정농단이 크게 선을 넘었다.
  • 1시간 회의에 혼자 59분을 말한다는 윤석열이 관저에만 다녀오면 말이 바뀌었다고 했다. 메시지를 작성하는 사람이 김건희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 코바나컨텐츠 후원사였던 21그램 의혹도 다시 조사해야 한다. “삼부 체크하고” 논란과 마약 수사 개입 의혹도 들춰야 한다. 모두 김건희가 관련된 의혹이다.
  • 김건희 특검법은 네 차례나 무산된 상태다.
  • 우경임(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아내를 유독 사랑했든지 외로운 처지의 남편을 돕고 싶었든지 간에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 부인이 권력을 공유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의 분열? 조중동의 차이.

다르게 읽기.

본격 대선 시즌.

  • 윤석열 파면 직전 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민주당 대표) 지지율이 34%를 기록했다.
  • 조국(전 조국혁신당 대표)이 1%를 기록했고, 이낙연(전 국무총리)이 1%로 오랜만에 순위에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은 김문수(고용노동부 장관)와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이 각각 9%와 5%, 홍준표(대구시장)가 4%, 오세훈(서울시장)은 2%로 떨어졌다. 다 더해도 21% 밖에 안 된다.

  •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보수 진영이 다시 결집하는 모양새였지만 2%포인트 차이였다. 보수 성향 응답자가 줄고 중도 성향 응답자가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끈다.
  • 탄핵 찬성과 이재명 선호 사이에 23% 포인트의 격차가 있다. 대선 구도가 굳어지면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 국민의힘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35% 정도지만 상당수 지지자들에게는 선호하는 후보가 없는 상태다.
  • 중도만 놓고 보면 민주당 지지율(45%)이 국민의힘이 지지율(23%)의 두 배 수준이다.
  •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이 크게 줄었다. 중도 또는 유보가 46%다.
  • 윤석열 파면과 별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콘크리트가 대략 41%와 35% 정도다. 중도 표심이 다음 선거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해법과 대안.

이제부터 할 일이 많다.

  •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죽고 있다. 윤석열이 집권한 3년 동안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불이 붙었다.
  • 차별금지법은 18년째 멈춰있다.
  •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다치고 죽는다.
  • 이동할 권리를 주장하는 장애인들은 끌려나갔다.
  • 지금 이 순간에도 고공 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 정보라(작가)는 “약자들 떨지 않고 노동자들 울지 않는 그런 세계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는 할 수 있고, 이미 하고 있다. 이제 평등과 연대와 안전을 대세로 만들기만 하면 된다. 파면 이후의 세계는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 기회가 왔다.”

오늘의 TMI.

결정문은 정형식이 썼다.

환율은 파면을 알았다.

  • 지난 1일 10시40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다 하락 반전했다. 헌재가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일을 확정한 그 순간이다.
  •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바짝 올랐던 환율은 계엄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뒤 꺾였다. 1차 탄핵소추안이 부결됐을 때 올랐다.
  • 윤석열 1차 체포에 실패했을 때 올랐고 2차 체포에 성공했을 때 내렸다. 윤석열이 구속기소된 다음날은 내렸다. 윤석열이 구속 취소되니 올랐다.
  • 윤석열 파면이 확정되던 날은 크게 떨어졌다.
  • 정영오(한국일보 논설위원)는 “헌재의 판단이 얼마나 당연한 것인지 시장은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해외 언론도 뜨거운 관심.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점검중.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윤석열의 마지막 책무.

세계가 놀란 민주주의의 열정.

  • 반동과 퇴행의 시대, 한국은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표본이다.
  • 박찬수(한겨레 대기자)는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과정에서 어떤 제도와 절차의 훼손이 없었다”면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 열정과 복원의 과정은 세계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 “아시아나 남미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졌을 때 어떤 유혈 사태도 없이 평화적으로 다시 완벽하게 복원한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오랜 군부독재 시절을 거치며 누구보다 권력의 퇴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국민의 감수성과 열정이 지금 시기 ‘살아 있는 민주주의 표본’으로서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유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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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지난 1일 10시40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다 하락 반전했다. 헌재가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일을 확정한 그 순간이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해보입니다. 달러 약세 때문에 그런건지 원화 강세 때문에 그런건지. 타국 통화 환율도 함께 비교해봐야 달러 환율이 파면 때문에 움직인건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건지 구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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