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소추안 첫번째 의결이 있었던 12월7일 국회의사당역 앞.
30만 명이 몰려들었는데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경찰들이 바리케이트를 쳤고 시민들이 밀고 들어오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경찰의 벽은 굳건해 보였다.

그때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마이크를 들었다.

“민주노총이 길을 열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공간 확보를 위해 잠시 물러나 주십쇼.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도로를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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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스크럼을 짜고 경찰 앞에 섰다.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열어라.”
“열어라.”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경찰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열어라.”
“열어라.”

바리케이트가 열리고 경찰들이 물러났다. 도로와 광장은 시민들의 것이 됐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모든 저항의 현장에서 언제나 맨 앞에 서서 몸으로 부딪혔다. 그날 여의도에서는 시민들이 민주노총의 뒤를 지켰다.

광화문에서, 여의도에서, 용산에서, 민주노총이 길을 열 때마다 시민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민주노총이 길 여는 거 바로 앞에서 직관했는데 진자 개 멋있음;; 경찰들 바리케이트 촥 비키면서 민주노총 깃발 들어오는데 진짜 미친 기개;;” / X(트위터) 막다.

“집회 민주노총 합류하는 거 진짜 대단했음. 저 멀리 깃발이 엄청 보이길래 퇴진 시위 따로 하는구나 아쉽네 했는데 깃발들이 계속 다가오는 거야. 어, 뭐지 했는데 경찰들이 바리케이트 치우고 그 길을 따라 행진해 들어와 자리 잡음. 결국 4차선 집회가 도로 모두 쓰는 대형 집회가됨.” / X(트위터) 감자시루.

“오늘도 민주노총이 길을 열겠습니다” / X(트위터) 일이삼사줌.

싸우는 노동자들이 길을 열고 응원봉 연대가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이송희일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시국 집회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민주노총’이라는 말이 나오면 2030 여성들이 열렬히 환호를 보낸다는 점이다. 어제 남태령에서도 사회자가 민주노총을 발화할 때마다 어김없이 환호성이 터진다. 확연히 낯선 풍경이다. 일단 ‘민주노총이 길을 열겠습니다’라는 선언의 힘을 직관했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윤석열 세계, 괴물 윤석열을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했던 그 병폐적 세계는 단순히 윤석열 개인 하나 제거한다고 해서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이 2016 촛불의 가장 강렬한 교훈이다. 그리고 그것이 탄핵 너머를 응시하며,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요구와 욕망, 더 많은 말들을 광장에 쏟아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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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항상 중심 잡힌 뉴스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계엄이 얼마나 국민의 민생을 위험에 빠뜨리는지 알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계엄에 대한 가벼운 생각이나 탄핵반대를 갖고 있는 자들의 위험성이 더욱 많이 알려지고 경각심을 가져야하는 값진 교훈이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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